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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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효신서 대봉 투로 영상 교범저장소



대봉 투로의 재현 0:28 - 대당 0:39 /선인봉반 1:30 /제미살 도두 하천 1:53 /섬요전 하접 2:18 /직부송서 주마회두 상체 3:00

투로 해설 3:33 - 대당 3:40 /대전 대적 적수 4:57 /선인봉반 5:20 /제미살 도두 하천 5:56 / 섬요전 하접 6:46 /직부송서 주마회두 상체 7:32

새로운 연구를 통해 기효신서 대봉 투로를 새로 재현했습니다. 이걸로 텍스트에서 약간씩 의문이 남겨졌던 부분들이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맥락상 대봉 투로의 후계가 분명한 현대 우슈 봉술이 앞뒤로 치는데 왜 내 재현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문제도 사라졌고요. 사실 이전부터 초반에는 돌려치기가 맞다고 생각은 했는데, 여러 이유로 점차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전 재현은 그걸 따라서 했었습니다. 그 사고의 과정은 대봉투로의 대당 4번이 돌려치기인가? 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료&연구 제공자이신 모아김님과는 이 문제로 계속 대립하고 있었는데 전 돌려치기가 나오기 힘들다는 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은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기존에 앞쪽으로만 대당할 경우 뭔가 공격을 쳐내는 모션이 암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단순히 "대이져"즉 부딪친다고만 되어 있었고요.

그러나 검경에서 적수헌화세를 할 경우 헌화세(봉을 수직으로 높이 들어올린 자세)를 하면 반대쪽으로 칠 수가 없으니 될 수 없다고 여겼는데, 대봉 투로에서 적수세로 들쳐올린다고만 되어 있지 헌화세까지 간다는 말은 없다는 것에 착안해서 봉을 들어올리는 것까지만 하니 자연스럽게 돌려칠 수 있었고 또 예전에 생각한 대로 순서가 틀어지는 일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선인봉반세에서 두번 치는지도 확실해졌고요. 도두세-하천세에서도 똑같이 뒤-앞으로 두번씩 치게 되어있는 것이었고,

결국 정리하면 대당X4에서 수평으로 타격, 선인봉반세에서 내려치기 타격, 도두세-하천세에서 올려치기 타격으로 갑을이 번갈아가면서 봉의 앞, 뒤로 6방향의 타격을 반복하면서 공격과 방어를 연습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번신휘곤-섬요전/하천세는 월도 당파 월아산 등 무거운 폴암을 쓰는데 필수적인 번신 동작을 교육시키기 위한 체계였고요. 번신이란 청룡언월도에서 자주 보이는 대각선으로 빙빙 돌면서 내려치는 동작이고 중국무협 영화 보신 분들에겐 익숙한 동작일 겁니다. 권법에서도 자주 나오고 사물놀이에서 빙빙 도는 것도 번신 동작이죠.

이전에는 척계광이 빙빙 돌면서 치고 싸우는 화법을 극혐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제자리에서 뒤로 뺐다가 몸을 돌려 치는 것도 번신의 절반 정도의 움직이기는 하니 이것을 번신으로 봐도 충분하겠지 해서 그렇게 재현했는데, 그 어디에도 번신이 그런거라는 말 한마디 없어서 결국 제대로 된 번신 동작을 사용해서 재현하니 서로 자리를 바꾸는 환립 동작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섬요전-하접세로 이어지는 동작도 나왔고, 갑을의 위치도 마지막에 그대로였고요.

직부송서-주마회두세로 이어지는 것도 다시 재구성 했는데 전진하며 치고 세걸음 후퇴하며 서로 치다가 주마회두세로 나아가며 대전-대조-일자로 넘어가는 것도 예전 버전보다 더 확실하게 텍스트와 맞게 되었습니다.

결국 모아김님의 논지였던 대당세에서 돌려친다는 것과 더불어 나중에 모아김님이 따로 주장한 번신휘곤은 환립의 기원일 것이다 라는 것이 전부 맞는 말이 되었던 것이죠. 본래 저는 흠 아닌듯 이런 입장이었는데, 그냥 함 돌려쳐볼까 함 번신해볼까 해보니 되었고 이게 명-청-민국-현대의 중국무술 단어와 동작 그리고 후손인 무예도보통지 편곤에서의 동작과 현대 봉술과 모두 맞아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봉 투로는 척계광의 입김은 들어가지 못하고, 유대유가 구성한 체계임이 확실합니다. 당파도 그렇고요. 척계광은 화법(빙빙 돌리며 싸우는 것)은 쓸모없으며 이런건 떠돌이 무술사범이나 하는 소리라고 유대유 돌려까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결국 모든 병기의 기본기를 익히는 유용함은 버리지 못하고 기초훈련으로 채용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봐도 좌우상하의 모든 타격과 대응을 균형있게 연습하고 중병기 활용에 필수적인 번신동작까지 배울 수 있게 되어있어서, 무술 초보자들인 신입 병사들이 권법으로 몸을 만들면서 봉술로 기본적인 무술 움직임을 익히도록 된 좋은 체계입니다.

그리고 결국 근본적으론 인도나 일본 봉술과 아주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다만 쌍수검술에서 비롯된 체계라, 타 봉술들이 내려치기를 막을때 봉의 중간으로 막는 것과는 달리 검처럼 오른손 앞으로 막아내는 것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봉 투로는 균형잡힌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체계이지 이 순서대로 실전에서 봉 땅땅 때리라고 있는 것이 아니며, 이는 검경을 통해 확실히 입증됩니다. 검경은 마치 총검술이나 창술처럼 함부로 돌려치지 않고 봉 앞쪽으로 주로 교전하며, 단단함이 있을 때에만 뒷손이 펴진다 라는 식으로 상대가 내 봉을 확실히 밀어내거나 누르려고 할 때에만 돌려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연습할 때에도, 무작정 돌려치는 것은 찔리기 아주 쉬우며 단지 올려치기로 바꾸는 도두세만이 그나마 안전합니다. 그래서 이 점을 강조하느라 투로 재현은 3분 정도인데 주해만 거의 6분 정도 소요되었네요.

권법과 더불어 명나라-조선 무기술 체계의 기본을 구성하기 때문에 기효신서나 무예도보통지의 어떤 무기를 원하든 이 대봉 투로는 무적권 반듯이 외우고 연습해야 한쪽에만 치우친 불균형한 기법이나 몸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비록 봉술이라 검술보다 관심은 적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중요성은 수학의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와 동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덧글

  • vhcvh 2020/07/13 01:03 # 삭제 답글

    굉장한 성과이십니다 누구에게 돈 받고 하시는것도 아닌데

    항상 양질의 컨텐츠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해가 큰 도움이 됩니다

    대봉하고는 큰 관계가 없는 질문입니다마는

    검경의 봉술을 창이나 총검술에 비유하셨는데요 그럼 유대유가 배웠다는 형초장검 역시 찌르기 공격이 주가 될까요?

    그리고 유대유 본인이 직접 병장기로 싸운다면 혹여 배기가 가능한 폴암일지라도 절도있게 찌르며 싸우는 모양새가 될까요?
  • 아부사이프 2020/07/13 01:15 #

    네 검경에도 찌르기와 그 방어부터 가르치고 춘추전국 쌍수검이 좁고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찌르기가 가장 우선입니다. 또 폴암이라도 그렇게 싸울겁니다. 유대유가 만든걸로 보이는 당파도 걸어서 누르고 찌르는게 기본기니까요.

    재밌는게 척계광은 당파로 창을 상대하는게 기본인데, 당파 항목을 보면 칼을 상대하는 것으로 되어있는걸 보면 원래 유대유는 당파의 걸어버리는 능력으로 휘황찬란한 왜구의 도법을 제압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창이 지원하고 당파가 전방에서 방어하는 체계 아니었나 싶네요.

    근데 당파로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보통 일본도는 가지고 노는데, 장도 노다치한테는 오히려 지더군요. 걸어서 눕혀도 바로 빠져나가면서 내려칩니다. 며칠안에 PV영상으로 보실 수 있을겁니다.
  • vhcvh 2020/07/13 01:18 # 삭제

    재미있습니다 폴암이래도 대형 도검에 밀리는군요
  • 아부사이프 2020/07/13 01:25 #

    사실 장도쯤 되면 폴암과 도검 사이에 애매하게 걸친 물건이고 폴암에 버틸 수 있으면서도 가벼우니 그러려니 합니다. 그리고 제가 구입한 당파는 머리가 너무 커서 전체사이즈 208cm나 되는데 아무리 연병실기 스펙이라고 해도 정자이가 묘사한 음수차는 보통 1.8m를 안넘는다는 말과는 달라지니 다른 사이즈도 한번 알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기효신서 보면 길고 넓은 명당 같은 것도 묘사되는거 보면 길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는데, 병기 스펙 설명하면서 나온 그림은 머리가 상당히 작고, 7척 6촌(159.6cm)를 자루라고 쳤을 때 당파 길이가 20cm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오거든요.

    조선이나 명나라나 당파 길이는 들쑥날쑥하니 여러가지로 알아봐야 될것같습니다.
  • ㄷㄹ 2020/07/14 16:42 # 삭제 답글

    당파 말고 다른 폴암들 이를테면 글레이브나 할버드 같은 것도 장도에 밀릴까요?
  • 아부사이프 2020/07/14 20:56 #

    그건 해봐야 알거에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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