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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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유(兪大猷) 검경(劍經) the beginning 교범저장소



유대유 검경의 총결가 부분부터 우선 재현해 보았습니다. 총결가는 말 그대로 원리를 나타내어 시로 외우기 쉽게 만든 축약본이라,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친다기보다는 검경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원리, 지침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영상에서 보여주는 동작이나 기술은 총결가에서 나타내는 원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검경에서 나오거나, 원리를 따라 구성해본 기술들입니다.

팔강 십이유는 다른 교차 가능한 문서는 없었지만, 검경에서 "剛在他力前, 柔乘他力後. 강함은 상대가 힘쓰기 전에 있어야 하고 부드러움은 상대가 힘쓴 후를 틈타야 하니라" 라는 언급과, 실제로 이 언급을 재차 강조하며 기술 예시로 보여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때 보여주는 것들은 순세로 피하거나 하면서 휘감고(剪) 쓸어내리고(牽/採) 하는 상대방의 공격이 최대한 뻗어서 힘이 다 빠져나왔을때 제압하고 들어가는 것들로, 그래서 강하게 쳐내거나 대항해서 막아내는 것들을 팔강, 공세가 들어왔을때 충돌보다는 힘의 방향을 바꿔서 제압하는 것을 십이유로 나열해봤습니다.

중국에서는 팔강은 8방향의 타격, 십이유는 어깨 팔 다리 허리 목 등을 부드럽게 하는 것으로 하던데 제가 한 것과 뉘앙스가 약간 겹치기는 하지만 텍스트의 검증으로 추적하기보다는 권법에서의 팔강 십이유나 단어의 뉘앙스로 재구성했다는 느낌이라, 영상을 찍을 때만 해도 그것을 수용하려고 했지만 다시 텍스트를 되짚어 본 결과 그것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사자도 십이유를 재구성했지만 실제론 11개가 되어 안맞는다고 하더군요. 링크

상체하곤분좌우에서 체와 곤은 검경 본문을 보면 거의 같은 기술로, 안쪽에서 상대 손을 향해 밀면서 옆으로 누르는 기술이되 대문(상단, 배꼽이나 명치 위)에서 하면 체, 소문(하단, 배꼽이나 명치 아래)에서 하면 곤입니다.

연무에서는 봉 앞뒤를 바꿔가며 치는 것이 중심이 되었지만 실제론 검경에선 뒤쪽으로 돌려 치는 것은 후반부에 예시 딱 두개에서 방침과 효과 설명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앞손을 깊게 들어가 붙이는 것 즉 근거리까지 붙어서야 비로소 돌려 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죠. 아무 거리에서나 함부로 돌려 쳤다간 봉을 치워주는 꼴이 되어 몸이 텅텅 비므로 찌르기에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영상 후반에서도 검경의 원칙대로 깊게 들어갔을 때만 뒤쪽으로 치는 것을 씁니다.

하지만 국내 단체에서는 무예도보통지 곤방투로에서 처음부터 몸을 돌려가면서 앞쪽 뒤쪽으로 서로 교차해가며 부딪치는 형태로 재현을 했는데 그게 무예도보통지 편곤에서 그 형태로 대당세를 구현하기 때문에 교차검증을 해서 그렇게 구성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정된 사료 내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면 편곤에선 왜 굳이 그런 식으로 하는가, 검경의 기법의 응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봉 뒤로 돌려 쳤을 때 그냥 가만히 있으면 몸에 맞거나 찔리거나 오른손 앞에 둔 상태로 막으려고 해도 상대는 힘이 왼손 손바닥 방향으로 가해져 버티기 좋고, 나는 오른손 손가락 방향으로 가해지므로 놓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물러나면서 다음 공세를 위해 확실하게 막으려면 나도 물러나면서 몸을 돌려 왼손을 앞으로 보내 봉 뒤쪽으로 같이 부딪치는게 낫습니다. 영상 최후반에서는 그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굳이 똑같이 쳐서 막을 필요는 없고 물러나서 더 긴 봉 앞쪽으로 찌르거나 치는 것이 나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상대도 봉 뒤쪽은 짧고 불리하기 때문에 다시 몸을 돌려서 오른손을 앞으로 보내서 동등한 이점을 가지고 싸우게 됩니다. 무예도보통지 편곤에서의 서로 돌려치는 것은 이런 기술과 원리를 습득할 것을 의도했을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왼쪽을 향해 치는 것이 대(大)라고 했는데 봉 뒤쪽으로, 왼손이 나오게 치면 오른쪽을 향해 치게 되는데 그것도 대당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전에 대봉투로 영상 설명에서도 쓴 대로 힘이 강하게 받는 부분을 대(大)라고 하기 때문에 왼손 앞, 봉 뒤쪽으로 돌려치면 오른쪽으로 치는 것이 힘이 강하므로, 이 경우는 대당이라고 할 수 있는것이죠. 이전에는 그러면 명나라 장군 허국위가 앞은 대, 뒤는 소라고 했으니 소당 아니겠느냐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미 앞으로 나와버렸으니 대라고 하는 데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 편이 편곤 파트와 충돌도 없고, 지금까지 파악한 검경의 체계와 정확하게 맞아들어갑니다.

결국 여러 사료를 종합적으로 보고, 선대 사료가 우선되지만 후대 사료도 무시하지는 말아야 더 풍부하게 실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덧글

  • 모아김 2019/10/22 11:50 # 답글

    훌륭합니다.

    제가 기존해석처럼 대당X4를 좌우 키리카에시 2번으로 보는 것은 유대유가 이량흠에게 배운 형초장검에서 더욱 정진해서 스스로 깨우쳤다는 상산사세常山蛇勢 때문입니다.

    저도 한교랑 낙상지 문답 보면서 오모테가 대고, 우라가 소니 대당X4는 오모테 4번 아니겠냐고 처음에는 생각했다가 대소가 전후, 좌우, 상하 등으로 해석되는 이경우 상(대문)-대당, 하(소문)-소당 아니겠냐고 퉁쳤습니다.

    중국에서 창술과 검술을 배운 오가사와라 겐신사이가 죽도형을 창시하면서 용미龍尾를 상산사세常山蛇勢로 칭했는데 보면 서로 좌우 키리카에시로 맞받고는 반동으로 물러나면서 좌우 허리칼을 취했다가 상대가 상단으로 내려치면 허리칼에서 올려치고 내려치는 구미타치입니다.

    九地:
    故善用兵者,譬如率然;率然者,常山之蛇也,擊其首,則尾至,擊其尾,則首至,擊其中,則首尾俱至。

    구지 :
    용병을 잘한다는 것은 솔연과 같다고 말할수 있다 ; 솔연은 상산의 뱀이다. 머리를 치면 곧바로 꼬리가 이르고, 그 꼬리를 치면 곧바로 머리가 이르며, 그 중간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모두 곧바로 응한다.

    왼쪽(오른쪽)을 쳤다가 반동으로 오른쪽(왼쪽)을 치고, 위로 올려쳤다가 반동으로 내려치는 이 구미타치는 손자병볍의 솔연(상산사세)와 부합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형초장검으로서도 검술이건 봉술이건 뿌리와 꼬리가 바뀌는 좌우 키리카에시가 상산사세의 본의에 맞는 것 같고, 편곤의 대당도 이를 방증하지 않나 싶고, 봉술이 창술보다 다른게 바로 이런 꼬리와 뿌리가 바뀌는 선풍, 풍마의 기법이고, 투로의 흐름상 그게 자연스럽지 않나 싶네요.
  • abu Saif al-Assad 2019/10/22 15:57 #

    대당의 범위를 좀더 유연하게 잡을 수 있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무예제보의 투로는 오른손 앞으로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왜냐면 그렇게 돌려칠 경우 순서가 뭔가 안맞거든요. 제자리에서 돌려쳐서 대당하면 제자리에선 그냥 찔리고, 물러나면서 돌려쳐야 하는데 그러면 그다음 공격하기도 짧고 상대방도 봉이 걸려서 돌려칠 수가 없고요. 그렇다고 둘이 동시에 돌려치느냐 그러면 갑이 대당하고 을이 대당하는 식으로 나눠지는 텍스트와 맞지를 않게 되죠. 검경에서도 돌려치는것의 비중은 전체 통틀어 예시 두개에서 암시하는 정도고요.

    그리고 돌려치는 것의 비중이 편곤에서 높은 건 봉이 213cm짜리라서 그런것도 있을겁니다. 무예도보통지 편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면 편곤을 막을 때는 자편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자칫 자루를 막아버리면 휘어지면서 맞기 딱 좋으니까요.
  • 모아김 2019/10/22 20:08 #

    음...

    http://www.youtube.com/watch?v=kbETAljjrsA

    인도의 칼라리파야트나 일본의 봉술 형을 보더라도 서로 오모테-우라 대당으로 키리카에시切返하는 것은 제법 있었던 것 같고, 오모테 키리무스비 이후에 우라로 반격하는 카타는 도다류 봉술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라 키리무스비로 못버티는 건 아닌 것 같고, 실기와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창술과 비교하면 이렇게 오모테-우라로 뿌리와 꼬리가 바뀌는게 봉술의 특징이기 때문에 기법의 예는 없더라도 상산사세를 터득하기 위한 단련용의 의미가 아니겠나 싶습니다.

    그리고 명말 유장遊長에서 시합용으로 쓰인 창의 크기가 9척7촌으로 곤방의 곤 길이 10척2촌5분보다 짧지만 따로 창근 槍根 이나 창준으로 돌려치는 기법은 수비록의 마가창법 24세를 보더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도근타倒根打라고 상대에게 가까이가면 쓰는 기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은 매우 작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길이와는 무관하고 창, 봉의 차이가 이런 풍마, 선풍의 기법이라고 봅니다.
  • abu Saif al-Assad 2019/10/22 20:39 #

    기법이 안된다는게 아니라 무예제보 투로 초반부 4회의 대당 반복에서 돌려치기가 어색하다는 것이죠. 갑이 대당했을때 물러나면서 돌려쳤다면 봉 뒤쪽 짧은 부분이 앞으로 오기 때문에 쿠리츠키 하지 않는 이상 찌를 각도도 안나옵니다. 찌르기를 돌려치기로 대당했다 쳐도 거기서 상대방이 다시 뒤쪽으로 돌려치려면 오른쪽으로 돌아야 되는데 그럼 상대 봉에 걸려서 왼쪽으로 360도 돌지 않는 이상 뒤쪽끼리 대당할 수는 없게 되죠. 양수로 바꿔서 우라-소당으로 쳐낼 순 있겠지만 이미 각자 대당한다는 말에서 벗어나게 되죠.

    이런 일이 없으려면 둘다 동시에 돌려쳐서 뒤로 대당해야 되는데

    만일 서로 돌려쳤다면 둘다 대당했다고 표현해야 하는데 한쪽만 대당했다고 표현하기 때문에 무예제보 초반 투로는 그냥 서로 찌르고 대당 다시 찌르고 대당이 맞다고 봅니다.

    봉이라고 해서 상황이 안맞는데 무조건 돌려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봉은 보통 봉 중간으로도 막는게 일반적인데, 검경은 봉 중간으로 막는 뉘앙스는 보이질 않고 곤초 곤중 곤미도 오른손 앞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돌려치기의 비중도 낮고요. 검경이 검술에서 비롯된만큼 일반 봉술과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무조건 일반 봉술과 같이 볼 수도 없습니다.
  • 모아김 2019/10/22 21:05 #

    아! 그 부분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저는 그건 장술이나 도다류 봉술이나 링크 칼라리파야트처럼 알아서 그립의 길이를 순식간에 바꿔서 해결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 눈팅이 2019/10/24 10:03 # 삭제 답글

    도다류? 토다류 입니까? 토다류 봉술이나 검술이 남아있습니까? 듣기로 검도에서도 장술이제 없다던데 장술도 따로 가르치는 곳이 있습니까? 모르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모아김 2019/10/24 17:51 #

    當田流라고 구글에서 쳐보면 나올거다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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