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버린 트럼프 “엄청난 돈과 장비 지원했다… 이젠 떠날 때”
에르도안,시리아북부서 미군 철수 확인…쿠르드,결국 토사구팽
"터키, 트럼프와 통화할 때 이미 시리아 공격 계획"
‘시리아 철군론’ 꺼냈다 뭇매… 최측근마저 “무책임” 비난
트럼프가 어제 기습적으로 시리아 북부 하사카 주의 탈 아비아드, 라스 알 아인의 두 미군 기지에서 해병대를 철수시켰습니다. 해병대는 대통령의 훈령만으로 바로 운영이 가능하고 국회나 국방부의 비준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이번 일을 두고 미국에서는 동맹을 팔아먹었다 배신이다 말이 많은 모양입니다만 트럼프가 중동에서 군대를 빼는 것은 후보시절부터 계속해서 주장해온 것이기 때문에 이랬다 저랬다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내외의 반대 때문에 지금까지 몇년째 참아오고 있었다고 봐야죠. 지속적으로 기습적인 트롤링을 시도했다가도 측근이나 여야의 반대 때문에 관둔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5년부터 쿠르드족 과격 정당인 쿠르드노동자당(PKK)와의 내전상태에 빠져 동부 쿠르드 지역인 디야르바크르 주, 시르낙 주, 마르딘 주의 주요 도시가 터키군의 토벌작전으로 시리아처럼 초토화된 상황에 빠졌는데요. 이 문제가 시리아에서 나날이 세력을 확대하는 PKK시리아 지부에 있다고 보고 2015년부터 IS토벌을 명분으로 시리아 북부에 친터키 반군을 앞세워 영토를 획득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시리아 북서부의 쿠르드 지역인 이프린 주를 공격, 점령했고 친터키 반군과 시리아 난민을 몰아넣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진짜 분쟁이 벌어지는 디야르바크르 주 등의 동부 주와 연결된 곳은 시리아 하사카 같은 동북부 지역이고 이 지역을 장악해야만 PKK의 게릴라전을 확실하게 끊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경선에 거대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는 한편 쿠르드족을 후원하는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의 완충지역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에 기갑장비를 증원하며 무력시위도 자주 벌였습니다. 트럼프는 이 건을 두고 여러차례의 조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터키의 군사 작전을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작전을 준비하는 시리아 반정부군 조직 "함자 사단"의 수뇌부)
이 작전이 완료되면 터키는 쿠르드에 적대적인 시리아 반정부군과 난민으로 구성된 괴뢰정부 "시리아 공화국"의 완충지대를 설정하게 되고 동부 PKK의 준동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 이슈에 대해 죄없는 정의의 쿠르드족이 또 배신을 당했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일단 쿠르드족이 아니라 시리아 전체보다 월등한 영토, 경제, 군사력을 가지고 60년간 NATO의 일원이자 동맹국으로써 활약해 온 터키를 버린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그 자체이고, 계산기를 두들길 필요조차 없이 과격 민족주의-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일개 게릴라 조직을 위해 안정된 동맹 국가를 버릴 이유 자체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PKK는 자기들 스스로는 동네 방어도 제대로 못해서 아랍 부족들을 끌여들여 SDF라는 동맹체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SDF내부에서도 아랍 부족들이 쿠르드족에 대한 반대 시위를 자주 벌여올 정도였습니다.
또 미국 정치인 일부는 이 결정이 ISIS의 부활을 불러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ISIS의 강력한 테러공격에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이 바로 쿠르드족 점령지였습니다. 정부군 지역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었죠. 간단히, 통합된 정치 치안 체제가 없고 각 반군마다 구역을 장악하고 따로 운영하다 보니 협조 공조가 안되서 생긴 문제였습니다.
여하간, 트럼프 당선 이후 계속해서 나온 철수 징조에 대해 쿠르드족이나 북부 아랍부족들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예전부터 미국이 터키의 이프린 주 침공을 방관하고 만비지 시에서 쿠르드족 철수 압력을 넣었던 2018년 7월달에 시리아 정부와 광범위한 협상을 했고 6+2개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었습니다. 애초에 쿠르드족 지역에 있는 유전도 정부군이 통제하는 T2펌프장을 가동하지 않으면 기름을 뽑아낼 수가 없어서 어쨌든 정부군과 장기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고, 이미 이프린 주 일부나 만비지 시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합동방어를 실시한 적도 있어서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에 오늘 시리아 민주군(SDF) 총사령관 마즐렘 아브디는 "우리는 터키 군과의 싸움을 목표로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와의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다." 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물론 이는 옵션 중 일부일 뿐이고 미국 사람들이 트럼프에게 압력을 가해달라고 호소하긴 했지만, 결국 터키의 군사 작전이 시작되면 시리아 정부군과의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겁니다.
이것으로 사태의 주도권은 한결 더 러시아에게 돌아갔습니다. 러시아는 에르도안을 쿠데타에서 구원해준 이후로 터키가 급격하게 친러 노선으로 선회함에 따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고, 쿠르드족과도 과거 소련시절 공산주의 게릴라 시절의 인연이 있어서 친한 편입니다. 시리아 정부는 친러를 통해 그동안 과도하게 강화된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있고요. 모두가 친러인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상하기로는 러시아는 이번 완충지대 작전을 승인하고, 쿠르드족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정부군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귀순하게 되면 그때 터키에 압력을 가해 반정부군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리라고 압박하고 정부군의 반군 토벌을 승인하는 형태로 게임을 완료하게 될 것 같네요.

덧글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병합하려 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는데요. 완충지대를 만든다는 것은 즉 시리아 영토의 일부가 실질적으로 터키 영토가 되는 것인데, 터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시리아 영토를 빼앗으려 하는데도 미국이나 러시아는 그냥 보기만 하나요?
개인적으로 쿠데타 정보를 알려준 것에 은혜를 느끼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리저리 손발이 안맞는 미국보다는 쿠르드, 시리아 정부에 영향력이 확실한 러시아, 이란과 시리아 이슈를 논하는 게 더 낫습니다.
PKK는 국제 테러단체로 낙인찍혀 있으며 동부 내전을 유발하는 시리아 PKK를 분리하기 위해 완충지대를 형성하는 것에 반발하는 서방국가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터키 영토로 흡수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서방측이 인정한 시리아 야권정부의 영토라는데 반대할 명분도 없습니다.
미국측은 쿠르드를 돕지 않고 터키 등의 이권을 우선시할 경우 미국을 도와봤자 나중에는 통수맞는다는 인식이 만연하고 다른 분쟁지역에서 미국의 정책에 협조하면 안된다는 선례가 나올까봐 두려워하는 인사들이 좀 있는데, 이렇다 저렇다 해도 터키는 지난 냉전기간 동안 서방의 최전선으로써 남부전선을 담당한 군사 동맹국이고 2016년 쿠데타 미수사건까진 서방의 대 시리아 정책 방향에 충실하게 협조해 왔습니다. 명분이 있고 터키가 훨씬 가치가 있는 이상 자기네 지역도 통제를 못해서 아랍 부족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쿠르드족을 위해 쿠르디스탄을 만들 이유도 없고, 그랬다가는 터키-이라크-이란-시리아에서 광범위한 분리독립 움직임이 발발하고 중동이 20년 내전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통과될 가능성을 낮게 봅니다. 트럼프 견제를 위한 정치적 제스쳐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시리아군이 북부에 지금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다만 친정부 민병대나 일부 부대를 빼서 상징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과거 2018년 1월 이프린 침공 당시에도 친정부 민병대를 보내긴 했지만 적극적인 방어가 아니라 적당히 교전하다 탈출한 걸 생각하면, 러시아의 중재로 30km 완충지대 정도는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쿠르드가 시리아 정부와 협상을 해놓고도 별다른 진척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미국이 있기 때문인데, 과거 이프린 주나 만비지에서도 보호해주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그런다면 시리아 정부로의 귀순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쿠르드족은 이슬람 국가와도 대등하게 맛서 싸운 아주 강력한 세력인 줄 알았는데 자기네 영토도 제대로 통제를 못 할 만큼 약했나요? 미국의 지원을 많이 받았고 사기도 높아서 무척 강할 줄 알았는데 뜻밖이네요.
2016년 정변에 대한 정보를 미국이 터키에게 알려줘서 에르도안이 쉽게 진압할 수 있었나요? 그냥 정변이 일어나게 둬서 이슬람주의자에 친러파인 에르도안을 몰아냈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세속주의 세력만 쓸려나갔으니 미국이 엄청난 실책을 저질렀네요. 설마 당시 대통령인 오바마가 PC주의자라서 에르도안이 이슬람주의자라도 상관 없다 여긴 것일까요...
지금 터키가 공격하는 곳은 엄연히 시리아 영토이고 쿠르드족은 시리아 국민인데, 아사드가 얼른 군을 보내어 터키군을 몰아내야 하지 않나요? 설마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청소하고 나서 개입해 몰아내면 영토도 회복하고 쿠르드족도 섬멸하고 일석이조라 여기는 것일까요...
그나저나 터키군이 유프라테스 강변까지 장악할 생각이면 시리아 PKK는 그야말로 파멸의 위기에 직면하겠네요.
미국에 협력하면, 뒷통수 맞는다 (베트남전때도 그랬고, 걸프전에서도 그렇고)라는 인식이 만연해지면
향후 미국의 행보, 특히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이 걸렸다는 "대중국"포위에 있어서, 그리고 중국 내 소수민족 지원에 있어서 미국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더 큰 전략적 이익을 놓치게 되는 것이지요.
미국의 정치권에서 대체로 비판하는 그 배경에는 이러한 논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터키가 언제까지 미국의 동맹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고, 단지 러시아와의 세력균형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닌, 점증(아니 극단적으로 갈 수 있는)하는 이슬람원리주의화의 문제가 있습니다.
터키가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이슬람원리주의 국가가 되었을때, 사우디같은 친미국가로 남을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이란같은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견제세력으로, 물론 분열되어있지만 쿠르드 세력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 미국입장에서는 현명한 정치가의 전략일 것 입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동맹국을 견제할 수단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요.
그리고, 당장 답이 없다면, 철수가 아닌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입니다.
현상유지를 하고, 시간을 벌면 답은 나오는데, 그런 면에서 트럼프의 행보는 비판받을만 하다고 봅니다.
만약 터키와 미국이 군사충돌까지 가면 중동의 최대거점이 날려가는거라서 부시할애비가 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시리아 쿠르드 족이 직접 터키를 공격하거나 pkk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게 뭐가 있나요?
터키 중앙 정부와 PKK 간 오랜 내전이 있었지만..
에르도안이 쿠르드 족 내의 이슬람 세력의 지지를 얻고자 PKK와 휴전하고 쿠르드어 사용등 몇가지 양보를 내 놓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보단 쿠르드 민족 정당을 지지하자..
여기에 발끈한 에르도안이 먼저 PKK를 공격한 거 아닙니까..
결국 에르도안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PKK와의 확전이고..
또한 정치적 목적(국민의 불만 외부로 돌리기, 터키 민족주의 고취로 반대파 제압하기)을 위한 시리아 쿠르드와 PKK 한 묶음으로 만들기 인데..
시리아 쿠르드 YPG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겁니까..
이 모든 상황의 시발은 에르도안의 정치적 노림수로 시작 된 것이고..
터키의 지정학적 위치와 전략적 중요성을 담보로 미국을 압박 한 것에..
철학 없는 장사꾼 트럼프가 먹이를 던져 준 것이라는 건 분명히 해야 합니다.
수르크 테러도 쿠르드의 오해인지 그 내막은 알 수 없구요..
그리고.. 지금 쿠르드계 합법 정당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보면..
에르도안이 진정 쿠르드와의 평화적 공존을 원한다고 절대 말 할 수 없을 겁니다.
pkk는 그저 하나의 구실일뿐..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쿠르드에 대한 배신감과 쿠르드에 대한 강경책으로 국내 정치 상황을 자신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노림수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보입니다.
시리아가 리비아처럼 한방에 가거나 예멘처럼 하야할 거라 생각하고 무력 옵션을 추진한 듯 한데 아사드는 끝까지 버텼습니다. 결국 알아서 극단주의적 특성을 드러내고 소수종파에 대한 차별을 개시하니 세속주의자들과 소수종파들이 모조리 정부에 붙어버렸죠. ISIS도 내제된 극단주의가 괴물처럼 나타난 것이고요. 덕분에 시리아 쿠르드가 통제를 받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미국이 ISIS격퇴를 위해 여러 자칭 온건반군을 지원하다가 실패하고 쿠르드를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거죠. 덕분에 이렇게 된것이죠.
아사드 대통령이 사태 초기에 인터뷰한 대로 시리아는 활성 단층이고 이걸 흔들면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에르도안은 2010년까진 시리아와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전략적 동반자 단계까지 바라보는 상태였는데... 모든게 다 무너졌죠.
알라위파를 시아파로 봐야 할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레반트에 이란의 영향력을 투사하는 매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이야 사우디ㅡ이란 대립에 묻혀있지만 아나톨리아반도에 자리잡은 국가와 이란고원에 자리잡은 국가가 중동패권을 두고 쌈박질 할수밖에 없는 건 역사적 숙명이죠.
또한 터키의 활약으로 시리아에서 알라위파가 실각하고 수니파가 집권하면 터키가 수니파 세계의 맹주로 떠오르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리란 계산이 작용했으리라 봅니다.
여태까지 쿠르드가한짓보면 공존생각없는건 쿠르드죠
터키는 한국보다 윗줄에위치한 나토회원국으로 냉전기간내내 방패노릇했죠
반면에 쿠르드는 오바마때 터키대신 선텍된 파트너고요
토사구팽운운할려면 터키가 더맞죠 냉전내내 핵짐질각오하면서 총알받이 노릇하고 냉전 종식후에도 대러시아 방어막노릇 햇는데 돌아온결과가
자국내에 테러질하고있는 적성세력지원ㅋㅋㅋㅋ
미국 정치인들도 웃긴게 터키버릴때는 가많히있어놓고 터키가 중동정책 훼방놓고 친러로 기우는거 막을려고 쿠르드 손절하니 날뜀;;
지금 독일상황보면 막을수있을지 의문이네요
아니면 폴란드가 남과.동에서 협공당할수있고요 남쪽에서 오는게 터키면 유사시에 미군 증원병력 올때까지 버틴다는 나토전략부터 나가리되죠
러시아입장에서 터키가 넘어오면 꽃놀이패를 쥐게되는겁니다
왜곡까지해대면선 반미.반트럼프 쿠르드편향기사만내던 한국언론도
드디어 그나마 중립적인 기사가 나왓네요
(네이버)쿠르드, 생존위해 시리아 정부군과 손잡았다
주인장 예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