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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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65식 기병도 리뷰 Hands-on-Review



어제 충남 쎄씨옹에 참석했는데 한분이 중국군 65식 세이버를 가지고 계시더군요. 몇년전부터 주목하던 물건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매우 괜찮은 물건이었습니다.

일단 가장 우려하던게 칼날 문제였는데 스텐레스라고 되어 있길래 예도가 늘 그렇듯이 304스텐레스로 칼날 모양만 내서 격검 한번이라도 하면 바로 휘어지고 패여들어가는 그런 것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시험삼아 해본 패리&리포스트나 기술 시연에서도 휘지 않고 손상률도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거의 패이지 않는 정도였습니다. 1050탄소강을 쓴 콜드스틸 제품들에 비해 손상은 조금 더 있었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강도였습니다. 탄성이 심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탄성이 있고 단단해서 열처리가 된 것임에 틀림없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탄소강도 절대 아닌게 그렇게 집중적인 관리를 한 흔적이 없었는데도 제품 상태가 은색으로 빛나며 탄소강 특유의 변색이 전혀 없기 때문에 스뎅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중국 직수입인가 물어봤지만 컬트 오브 아테나를 통해서 수입했다기에 인도산일 가능성도 부정할 순 없었지만, 인도 어느 메이커에서도 65식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중국산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 그냥 아무 스뎅이나 쓴게 아니라 2cr13이라는 탄소 함유 스텐레스를 쓴 것이고 나이프 쪽에서 420이나 420J1과 유사하고 탄소량 0.16~0.25%, 크롬 함유량 12~14%로 열처리를 통해서 HRC 45~50 정도로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라면 대체적으로 판매되는 블런트, 피더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칼날길이는 79cm정도로 유럽기준 31인치 정도이며, 65식의 원형인 일본육군 32식의 을(乙)형에 해당됩니다. 헌병이나 치중병 같은 대도본분병 병사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유럽에선 보병장교들이 착용하던 정도의 날길이에 해당됩니다. 32식을 개량한 물건답게 칼날은 일본도 형상인데, 덕분에 19세기 후반의 세이버들이 베기능력에 대한 의심을 받는 것과는 달리 매우 뛰어난 베기능력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그런 만큼 무게는 칼날에 제법 많이 몰려있는 편인데, 손잡이도 적당히 짧아서 근대식으로 엄지를 손잡이 등에 올려놓고 쓰기보다는 고전식으로 해머그립으로 잡고 써야하며,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1796같은 동유럽 스타일의 베기용 세이버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고전 세이버 사용 요령을 익히고 연습하지 않는 이상은 만만하게 쓸 물건은 아닙니다. 본래 일본육군 32식은 가드쪽 날폭이 28mm였지만 중국군 65식은 날폭을 32mm로 늘리고 끝부분이 28mm가 되었다고 하는데, 덕분에 파워풀한 베기에 치중된 물건이 된것 같네요.

그립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해머그립으로 쥐면 손가락 굴곡에 맞게 손잡이가 딱 맞춰지고, 손에서 잘 빠져나가지도 않게 만들어졌습니다. 가드도 적당히 심플한 편이고요. 앞쪽으로 굽혀지게 만들어져서 철판 자체는 두껍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강도를 보장하게 만든 느낌입니다. 가드의 디자인은 확실하게 근대식인데, 손 보호 면적은 딱 필요한 수준보다 약간 부족한 정도라 가드로 막고 그러다보면 손 다칠 수도 있고 휘어질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오래 쓰고 싶으면 기본기를 확실히 닦아서 가드로 자주 막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마무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칼날도 흔들리지는 않지만 칼날-가드-손잡이 연결부에 틈이 좀 있고 손잡이 아랫부분 플라스틱 부위가 좀 수축해서 단차가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군용 디자인이고 고정방식이 양옆과 뒤쪽 이중 너트 방식이라 견고해서 심각한 문제가 없었지 민간에서 대량생산하다보니 품질관리 이슈가 있었던 것 같네요. 구입하게되면 분해하고 에폭시를 채워넣어서 개선을 해야 향후 수축이나 피팅 느슨해짐이 없을 것 같네요.

잠금장치는 칼집에서 빠지지 않게 잘 잡아주고 스위치도 안정적인 탄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칼집과 칼은 딱 맞지는 않습니다. 유격으로 인해 생기는 쉽게 빠짐을 잠금장치 빨로 버티는 느낌이네요.

전체적으로 근대적 디자인이지만 고전적인 베기성능과 밸런스를 갖추어 아주 호감이 가는 제품이었습니다. 탄소강 칼날만큼은 아니지만, 스텐레스 칼날의 내구성도 기대 이상이었고요. 중국 본토에서는 이 녹색 도색의 현용 디자인뿐만 아니라 칼집, 가드, 손잡이 모두 은색으로 된 의전용도 같은 칼날을 장착해서 판매하고 있던데 한번쯤 구매해볼만 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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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19/09/26 14:11 # 삭제 답글

    이 물건 알리익스프레스에도 판매하던데 블런트라면 직구가 가능할지 궁금하네요
  • abu Saif al-Assad 2019/09/26 15:32 #

    블런트라면 직구 가능합니다. 장도나 한검도 그렇게 수입했죠. 판매자와 칼끝 둥글게, 날 확실히 없애는 건으로 잘 협의하시면 됩니다.
  • jaak 2019/10/14 11:52 # 삭제 답글

    중국 세이버라니 굉장히 생소하고 독특한 물건이네요.
    중국도 역사적으로 기병들이 저런 세이버를 들고 다녔나요?
  • abu Saif al-Assad 2019/10/14 20:23 #

    청나라 군대가 근대화되면서 서양식 세이버를 채용했었고 2차대전 후에는 일본군이 남기고 간 32식 기병도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1965년 32년식 재고가 낡아서 더 쓰기 어려워지자 개선사항을 적용한 65식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65년 말에 기병대 폐지가 결정되면서 대량의 재고품이 남게 되었고 현대 2개 대대만 남은 기병대들이 그걸 사용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 jaak 2019/10/24 18:23 # 삭제

    허...아직도 예식화되지 않은 기병도가 현역이라니 의외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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