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행적을 보면 말로는 짐승 아사드라고 욕은 해도 정작 토마호크 미사일 공습은 교묘하게 피해가 없도록 한다던가, 후보 시절에는 아사드를 두둔하는 듯한 언행을 한 적이 있었다.
사실 좀 깊게 돌아본 관찰자라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사드는 대안 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왜 시리아의 대통령이 뜬금없이 대안 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을까?

잘 알려진 대로 대안 우파는 국가주의, 반이민, 반이슬람, 서구가치 수호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고, 민주당을 증오한다. 그런데 시리아 사태의 확산에는 오바마와 힐러리가 상당부분 관여했고, 그 결과 이라크 혼란을 초월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 특히 알 누스라나 ISIS가 발생했으며 거대 무슬림 난민들이 발생했다.
대안 우파들은 좋은 껀수를 잡은것이다. 일단 말로는 도덕을 외치지만 추잡한 뒷공작의 달인이라고 민주당을 공격하고, 오바마와 힐러리가 어설픈 개입으로 끔찍한 과격 이슬람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심지어 힐러리가 ISIS창설에 관여했다는 헛소문도 돌아다닌다(실체는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 것에 관여한 것) 여기에 더하면 오바마 무슬림설과 ISIS배후설도 끼어든다.
이런 음모론에 빠지지 않더라도, 아사드는 기독교와 세속주의를 수호하는 "서구적 가치"의 수호자이며, 과격 이슬람을 억제하는 최전선 역할을 했다. 오바마와 힐러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훌륭하신 분을 모함하고, 악마로 매도했다 라는 것이다.
미국적 가치를 중시하는 대안 우파들 중에는 아사드는 폭력적인 독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원리주의를 억제하고 서구적 가치를 실현시켜 평화와 평등은 물론 민주주의의 풀뿌리라도 싹틔우기 위해 아사드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많다. 사실 대안 우파냐 아니냐를 떠나 이 시각이 친정부 관찰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사실 아사드가 대안 우파를 노린 것은 아니지만, 2013년부터 아그녜스 수녀 등을 내세워서 천주교회를 통해 기독교와 세속주의를 수호하는 백인 신사 대통령임을 내세웠고, 인터뷰도 거의 고의적으로 양복 차림에 영어로 진행했다.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가 창궐한 반군의 실체를 꾸준히 선전했다. 이건 백퍼센트 서방세계를 향한 선전이었다. 군복에 훈장으로 치장한 제3세계 군사독재자나, 카다피처럼 괴상한 옷을 입은 패션테러리스트보다는 깔끔한 양복 차림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백인 대통령이 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이슬람보다는 기독교가 더 익숙하다.
이것은 정말 압도적인 성공을 거뒀고, 대안 우파는 여기에 편승한 것이다. 난민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속주의로 평등하게 종교를 배려하는 시리아 정부가 승리해야 하며 원리주의와 맞서싸우고 있다는 아사드의 논리는 대안 우파들의 반난민, 반이슬람, 서구가치 수호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아사드는 모함을 받았고 오바마, 힐러리가 그 주범이라는 스토리는 도덕을 외치면서 가장 추잡한 민주당이라는 시각에 기름을 부어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사드는 대안 우파들이 좋아하니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사드를 미워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진영논리에 빠질 필요는 없다. 사실은 사실인거고 그게 대안 우파의 입맛에 맞았을 뿐 대안 우파들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아사드를 예토전생 시켜준 것은 아니니 말이다.
트럼프는 감정적인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백악관 내외부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지만, 그런 것 치고는 고의적으로 시리아에 피해가 없도록 공격이 진행되었고, 결국 스폰서를 그만두고 정권 내부의 마찰과 주요 수뇌부의 사직을 감수하면서까지 시리아에서 미군을 빼려고 하고 있다. 이 모든 정책의 방향은 시리아 정부의 승리를 향하고 있고, 대안 우파이거나 혹은 그 영향을 많이 받은 트럼프가 뮬러 특검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은 상태에서조차 친러 의혹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러한 행보를 보인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던 것이다.





덧글
흥미로운 글이네요.아부 사이프님은 오바마 시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C 문제가 그 전에도 있었지만 오바마 시대때 유독 심해졌죠.테네시 더수자는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에서 정말 나쁜 대통령으로 묘사했더라구요
그리고 덕분에 미국에선 알트라이트, 유럽에선 국수주의, 한국에선 우파적 성향이 젋은이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지요. 이건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인기를 믿고 설치다가 아마존 뉴욕 이전을 말아먹고 만고역적패당이 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학생운동의 어두운 면이나 순수한 가난한자들의 투쟁인줄만 알았던 철거민투쟁이 사실은 전철연 등이 개입한 하나의 사업이었다는 점, 폭력경찰로 매도되었던 전의경이 인터넷에 글을 쓰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점이나 기존에던 쉬쉬하던 학계의 연구 등이 나서면서 반감에 근거를 갖다준거죠. 그게 대중적으론 일베, 야갤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확산되었고요.
지금 진보계열은 상당히 당황한 상황이에요. 과거 프레임을 강화시키기 위해 토착왜구라는 단어를 만들고 정부차원에서도 항일투쟁을 엄청나게 강조하며 선전, 드라마, 영화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더이상 잘 통하지도 않거든요. 왜냐 김영삼 김대중의 정치적 요람이자 민주당의 뿌리인 한민당이 친일지주세력 정당이고, 독립운동가인 이범석은 파시스트, 김구선생의 자손인 김신은 유신정우회, 백색테러의 실체 등등 기존의 프레임을 굉침시키는 팩트가 너무 많이 퍼졌을 뿐더러, 유튜브와 같은 최신 매체에서 우파 채널이 영향력이 강한 나머지 구글에 삭제 요청했다가 안들어주니까 차단 시도를 하는 것 도 그렇고,
게다가 신좌파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하는 환경주의, 페미니즘 정책이 지지를 잃게 만들기도 하고요. 경제적인 문제는 이에 비하면 큰 이슈도 아니죠.
네오콘이나 주류 민주당 애들이나 계속 아집을 못 놓은거지
2019/05/16 22:1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9/05/16 22:55 #
비공개 답글입니다.티토는 옷 잘 입어서 피해간 것일수도... 옷잘못은 웁니다...
그나저나 저 요소를 적당히 합치면 트로피코시리즈 엘 프레지덴테...
그때라면 개성공단이랑 금강산 관광도 안막혔을테니.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군부 쿠데타로 폐지된 하심 왕조와 알 세누시 왕조의
왕정복귀를 주장하는 왕정복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지만 이라크 같은 경우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후 의원내각제로
전환했으므로 실권 없는 대통령 직을 없애고 국왕으로만 바꾸고 영국에 거주 중인 이라크 하심 가문의
샤리프 알리 빈 알 후세인 당주를 불러오기라도 한다면 왕정 복귀 절차는 어렵지 않죠.
바샤르 알아사드 본인이나 타이거 대령 등 바트당 주요 인물들도 대안 우파라 할 수 있을까요?
네이버 부흥 카페의 어떤 글에서 이르기를, 외국에 사는 아시리아인들은 아사드도 결국은 무슬림이므로 오십보 백보라고 깐다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아사드를 기독교의 보호자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바트당은 사회주의 정당이고 좌익입니다. 바샤르 시대에 와서는 상당히 실용주의적으로 변모하긴 했지만, 여하간 좌익이에요.
그건 그냥 기독교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일 뿐입니다. 레바논 이민자던데 시리아에서 살아나 봤겠어요?
트럼프나 그 딸 이방카가 자국민에게 독가스를 쓰는 아사드에게 노하여 분을 참지 못하고 폭격을 감행한 줄 알았는데 그러면서 러시아에게 통보를 하다니... 설마 미국 생각에 아사드가 독가스를 쓰긴 한 것 같고, 하지만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긴 싫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면 미국의 체면이 안 서니 공군 기지 하나만 비워 주면 그곳을 폭격하는 것으로 이 일을 끝내겠다고 러시아를 통해 아사드에게 알린, 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부흥에서 언급된 그 레바논계 아시리아인이 무슬림은 그렇다 치고 아사드까지 비난하는 것은 좀 놀랍더군요. 레바논은 본래 기독교국이었고 지금도 기독교도 수가 상당하니 레바논 기독교도는 무슬림에게 탄압당하지도 않을 것 같고, 레바논은 시리아와 친한 나라이니 아사드가 시리아 대통령이라고 미워할 것 같지도 않고요. 오히려 이스라엘에게 더 원한이 클 것 같은데 말이죠. 나중에 혹시 시리아에서 살다 온 기독교도(한국인이든 시리아인이든)랑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아사드를 어찌 생각하는지 좀 묻고 싶네요.
러시아와 국제연합군은 ISIS격퇴를 위해 당시 합동 작전중이었고 서로간에 핫라인이 연결되어 있었으며 군사작전 사실을 통보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공조체제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한 것도 있고 정부군에 타격이 너무 강하면 반대급부로 극단주의자와 ISIS가 세력을 확장하기 쉽기 때문에 경고의 의미로 타격했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샤이랏 공군기지는 계속 가동했습니다.
트럼프 당시 정황을 보면 딸의 반응 때문에 분노한 건 맞지만 군 수뇌부와 회의해서 미리 준비해둔 3가지 개입안 중 하나를 택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시스템상 대통령이 당장 화를 낸다고 무조건 이뤄지진 않죠.또 아사드는 대화 파트너로써의 위치가 아닙니다. 아사드와 무슨 협의를 하든 러시아, 이란이 동의하지 않으면 통하지도 않습니다. 꾸준히 자주적인 위치를 재확인하려고 시도는 하는데, 실효는 별로 없습니다.
레바논은 과거 기독교와 무슬림간의 내전을 장기간 벌인 일이 있어서 상대방을 잘 안믿습니다. 그리고 시리아는 장기간 레바논에 주둔군을 두고 영향력을 행사해와서 시리아에 대한 국민감정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