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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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검술훈련 20190331 크럼프-쉴러 패턴의 최후 고전검술훈련Old-swordplay



오늘은 여러모로 크럼프-쉴러 패턴의 최후의 날이 가까움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크럼프하우로 상대 칼을 쳐낸 다음 검을 그대로 돌려서 머리를 치는 패턴은 도입하고 거의 1년이 넘는 동안 많은 유용함을 주었습니다. 리히테나워류의 기본기는 상대의 내려베기를 같이 쳐서 정지시키고 와인딩 베기나 찌르기로 농락하는 것인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상대방의 칼이 나와 같은 라인에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쉽게 반격하고 싸울 수 있지요. 그래서 아예 칼을 쳐내고 상단을 텅텅 비운 다음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편했습니다. 상대방의 공격 기세를 완전히 깨서 재공격까지 심리적인 딜레이까지 만들어낼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결국 상대방을 직접 치는 게 아니라 칼을 치는 기술인 만큼 상대가 피하면 내 손이나 팔이 노출되는 단점은 있었고 작년에도 한번 그 부분을 뚫리긴 했지만 그래도 마스크 장갑을 끼고 배려 없이 끝까지 치면 여전히 통했기 때문에 컨트롤이 주는 짧은 딜레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의 특성을 완전히 파악하고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 때문에 이기기 어려워졌네요.

그룹의 슈퍼대딩은 나날이 분석하고 강해집니다. 기술의 상성을 떠나서 순간적인 판단과 움직임 자체가 한수 위인 것 같네요. 시도만 하면 날카롭게 반격이 들어오는 덕분에 자랑의 기세도 잘 쓰지 못하고 선제권도 쟁취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컨디션이라도 나빴으면 그거 탓이라도 할텐데 움직임은 평소와 다를 바 없고 어떤 정신적이나 신체적인 다운됨도 없었으니까요. 처음 왔을 때부터 느꼈지만 클라스가 다른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외에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주에 이어 마스크 스파링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붙이는 그립, 직심영류에선 팔촌의 연금이라 부르는 그겁니다. 위와 같이 가짜 단직 계열의 매뉴얼인 골라이어스 매뉴스크립트에서 저런 그립이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위 그림은 MS Germ.Quart.2020 041v에서 발췌했고요. 늘 이야기된 대로 단순히 길이가 길어지는게 아니라 마치 망치처럼 내려치기 때문에 평소대로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자세와 높이라도 그냥 눌리면서 맞습니다. 직심영류 시조 오가사와라 겐신사이는 명나라에 갔을 때 장량의 후손의 창술을 배워 적용해 만든 거라고 하는데 골라이어스 매뉴스크립트의 저자는 어떻게 생각해 냈는지 모르겠네요. 머리 다칠 염려 없는 마스크 스파링에선 부담없이 씁니다.



그리고 제 경우 쉬랑크훗 자세를 자주 취하는 게 보일텐데 MS3227a의 다른 마스터들 항목에서 나오는 기술을 응용한 것입니다. 쉬랑크훗 자세를 취하고 거기서 플루그 자세로 변환하며 찌르기를 쳐내거나 내려베기를 검을 들어서 쳐내는 등의 총 8가지 기술이 있고, 그것을 통해 쉬랑크훗 자세에서부터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지죠. 이것은 이미 존 클레멘츠가 코베타 모투스(COVETA MOTUS)라는 이름으로 모션을 정해 놓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해서 도입하지 않았는데 MS3227a연구로 사료에서 나오는 방법론임을 이해하고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리히테나워 본류는 상단에서부터 이뤄지는 강한 공격을 부딪치는 방식을 주로 한다면 리히테나워 지류에 해당하는 14세기의 다른 마스터들(되브링엔의 사제 한코, 유대인 안드레스, 요스트 폰 데어 니센, 프로이센의 니콜라스)의 경우는 쉬랑크훗을 취하고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치는 방어적인 모션 위주로 되어 있고, 이게 원거리에서 손때리기, 다리후리기, 찌르기를 하는 상대로는 매우 좋습니다. 영상에서는 제가 민첩성으로는 그룹의 슈퍼대딩을 도저히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공세로 들어가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는데, 와인딩 전투에서 지기는 했지만 근접까지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함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파는 다르지만 다르디 학파의 만치올리노도 검객을 위한 조언에서 실전에선 다리를 잘 맞기 때문에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했으므로 유파 상관없이 통하는 이치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덧글

  • ㄹㄹ 2019/04/01 02:55 # 삭제 답글

    슈퍼고딩 출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딩이 대딩이 됬네요

    세상 참 나만빼고 빨리간다 싶습니다

    질문할게 있는데요

    스물세네살 이전에 공방의 압박을 경험하지 못하면

    그런 공포 및 계산에 대한 노하우(뇌)가 이후 숙달되기 매우 힘들어진다는 글을 예전에 본 블로그에서 읽은적 있습니다

    근데 이게 꼭 검리적 공방 한정인가요?

    MMA만 쳐도 배운지 2년인데
    거리가 좁혀지면 백지상태에 빠지는 어버버 압박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격투기나 검이나 일단 몸이 붙고 나면

    클린치 싸움으로 더티복싱하다 테잌다운
    와인딩 싸움하다 소드레슬링

    원리론적으론 그닥 차이가 없고

    상대 사거리 내로 들어간다는 압박과
    상대 주먹(or검)의 공포 등 공유하는건 뭐 거진 같다고 봅니다만

    실제론 격투기 원리를 이해한 사람이라도 검술 초심이면 그대로 뚜드리 맞습니까?

    그리고 이게 본론인데 졸려서 뭐 말을 좀 어렵게 한거 같습니다

    이게 다 저 내뇌망상이고

    그 특유의 노하우가 발현되기 하기 위하는 공방은 검술 공방이 주는 압박으로만 가능하니 이제라도 따로 검술을 배워야 하며

    검술뇌 따로 격투기뇌가 근본적으로 따로따로 인건가요?
  • abu Saif al-Assad 2019/04/01 03:13 #

    복싱 프로였던 멤버분이 가입할 당시 자기가 어딜 가도 져본 적 없었는데 여기서 지고서는 분노해서 가입하고 지금은 탑급 실력을 갖추신 분이 계시죠. 검술뇌 격투기뇌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대련 많이해서 싸움에 적응하면 검술에도 그대로 적용되지만 열쇠를 잘 딴다고 전자키를 잘 따는 게 아닌 것처럼 칼싸움을 잘 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요령을 얹기는 해야 합니다. 그대신 격투기 하신 분들은 몸단련도 잘 되어있고 투쟁에 대한 적응이 되어있어서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집니다.
  • ARTORIUS 2019/04/01 13:10 # 삭제 답글

    클라스의 차이라고 보는것도 맞겠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의 차이가 큰것 같습니다. 주인장님 같은 경우에는 역사적 매뉴얼의 충실한 복원과 실현이 주이지만 상대분쪽은 효율적이고 간단하게 이기는 방법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계시니까요. 혹자는 역사적 매뉴얼에 집착하는 것은 그리 좋은것이 아니고 효율적이고 간편할수록 좋다고 하시지만 현대시대는 중세-르네상스때처럼 진검승부나 결투가 있는것도 아니고 한번 지면 뚝배기 부숴져서 이승탈출 하는 시대가 아니니까요.. 물론 자꾸 지기만 하면 좀 회의감도 들고 하겠지만 전쟁터 나갈것도 아니고 재밌으면 땡이지요. 저는 스포츠성과 역사적 구현 둘다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abu Saif al-Assad 2019/04/01 20:13 #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슈퍼대딩은 스포츠적인 부분을 떠나 고증도 잘 지키면서 싸우고 있어서 탈이지요. 크럼프하우가 날아올때 칼을 피하면서 찌르거나 치는 것은 문헌에도 나와 있는 정석 파해법이고 그걸 다양하게 응용해서 쓰고 있고요. 모션도 스포츠 짤짤이라고 하기에는 크고 정확하게 잘 치고 있지요. 고증 대 고증이지만 정형화된 패턴 대 적극적인 응용&순간 판단능력과 움직임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nnnn 2019/04/01 16:23 # 삭제 답글

    근거리 연타 싸움에서는 순발력 차이가 나는것 같은데. 차라리 확 붙거나 칼을 붙들고 늘어지는 식으로 움직임을 막는게 어떨까요.깨끗하게 해서 안되면 좀 지저분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거든요. 리히테나워 방법론에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dddd 2019/04/01 17:11 # 삭제

    그게 안되는게 아닐까요? 그리고 방문참관했을때 보면 저분은 유술도 잘쓰더라고요ㅋㅋㅋㅋ
  • abu Saif al-Assad 2019/04/01 20:15 #

    원래 그것도 리히테나워 정석인데 사실 그 부분에서도 잘합니다. 다만 덩치 차이 때문에 붙기 전에 이기는 걸 선호한다고 하고, 또 그걸 쓰기에도 거리 확보를 너무 잘합니다. 붙었다고 해도 잡고 늘어지려고 하면 그 틈을 뚫고 들어오고요. 살기 힘든 세상이죠.
  • 공간집착 2019/04/02 18:48 # 답글

    검술의 검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롱소드는 일단 타고난 감각이 있어야 배워서 시연을 하던지 아니면
    전문적으로 갈수있을거 같네요.
    타고난 운동감각이 필수인가요?
  • abu Saif al-Assad 2019/04/02 19:03 #

    방어의 원칙만 잘 지킨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리히테나워 검결을 해설한 MS3227a문서에서는 방어의 원칙 다섯가지 낱말을 잊는다면 마스터도 농부에게 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르게 보자면 농부도 방어의 원칙을 지키면 마스터를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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