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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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검술훈련 20190317 호구 스파링의 특성 고전검술훈련Old-swordplay



어제는 토너먼트 장비를 가져가서 스파링을 해봤는데, 역시 토너먼트 장비를 착용했을 때의 특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네요. 토너먼트 장비가 방어력은 좋지만 천이 두껍고 재질이 뻣뻣하고 중량이 있어서 움직이는 데 힘을 더 써야 하고 이게 전체적으로 초강력 강타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토너먼트 방어 장갑은 보통 벙어리 혹은 삼지 장갑이고 두꺼워서 리히테나워 특유의 그립 전환 운용이 불가능한 것도 있어서 이 문제 때문에 단순한 베기 위주로 싸우게 되고 힘대결로 넘어가게 되죠.

그래서 어제는 가설대로 맞더라도 힘을 최대한 빼고 구조 위주로 싸우는 것을 시도해 봤는데, 정신의 긴장이 빠지면 마스크의 철망도 눈앞에서 사라지게 되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더 쉽게 볼 수 있게 되고 기술도 보다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역시 장갑 자체의 한계가 있어서, 이전부터 느껴온 대로 리히테나워를 하기는 힘듭니다. 피오레가 자신의 책에서 언급한 대로 갬비슨 입고 가죽장갑 쓰고 싸우는 검술이 바로 피오레 류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더해지더군요. 만일 리히테나워 기술을 쓰고 싶다면 처음부터 검을 돌려서 엄지손가락을 칼날 면에 대고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리히테나워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마틴 파비앙 같은 최상위권 선수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원거리에서 승부를 냈으나 면으로 때렸을 경우 대회에서 판정이 될지를 생각하면 역시 묘한 부분이죠.

그리고 리히테나워 기술을 배제하게 되면 훈련을 거의 안하다시피 한 원거리 앞날&찌르기 싸움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우리의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토너먼트에 나가려면 다르디 학파의 투핸더&피오레 검술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또 토너먼트 장비를 착용하면 감각이 둔해져서 내가 강타를 맞아도 거의 무조건 상대를 한번 더 때립니다. 맞은 걸 아는데도 그게 안멈추더군요. 그래서 장비 착용 스파링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조건 장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 상위권의 토너먼트 전술을 보면, 중단이나 히라세이간 같은 찌르기 견제 자세로 진입하고, 찌르기가 막히면 베기로 싸우고, 상대방을 타격했다면 바로 수평 혹은 비스듬히 막으면서 물러나는 것이 정석으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이반 노비첸코처럼 잔상을 남기고 사라지는 정도의 보법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현재의 정석은 그런 느낌이네요.

한편 그러면서도 역시 호구 스파링은 실제 평복 검술과는 다르다는 확신이 더욱 서는게, 단지 장비가 얼마만큼 불편하고 무겁고 뭘 제한하고를 떠나 장비를 착용하면 많은 감각들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특히 싸움의 핵심인 공포와 공포의 활용이 사라지기 때문에 옛날 전쟁터로 치자면 술먹고 싸우는 것과 유사한 상태가 됩니다. 즉 두려움 없이 과격하게 들이댄다는 것이죠. 병사들의 죽음의 공포가 패닉을 일으키니까 과거에는 자주 쓰였던 도핑 방식인데, 문제는 호구에만 적응한 사람이 벗고 싸우려고 하면 공포에 대한 적응이나 활용법을 모르기 때문에 더 패닉에 빠져서 못싸우게 되고, 설사 심지가 굳어서 호구 스파링할때처럼 달려든다고 해도 막들어가는 동작은 빈틈이 많고 단순하다는 점 때문에 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호구 스파링과 평복 제한 스파링은 상호간의 다름이 있고 단지 둘을 함께 겸수하면서 양자의 장점만 취하는 것이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어째 갈수록 옛날 일본사람들과 유사한 결론으로 가는 것 같네요.

덧글

  • R 2019/03/19 02:40 # 삭제 답글

    주인장께서는 검술 대련에서 공포를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 모아김 2019/03/19 12:40 #

    "Fear is the path to the dark side. Fear leads to anger. Anger leads to hate. Hate leads to suffering"

    사악한 서양중세검술 수련자와 구랑권이나 현무도 같은 전통무술 수련자도 사악하게 단련하면 공포를 통해서 포스의 어두운면을 끌어낼수 있습니다~
  • 온두루루 2019/03/19 09:08 # 삭제

    I am your Feder
  • abu Saif al-Assad 2019/03/19 11:39 #

    상대방이 공격해온다는 걸 눈뿐만 아니라 감각으로 느끼게 되는데, 여기에 잡아먹히면 패닉에 빠지는거고 이용한다면 센서가 되는거죠. 별다른 게 아니라 칼든 살인마가 살기를 내뿜으면 염통이 쫄깃해지는 것과 같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반응입니다.
  • 2019/03/19 12: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19 13: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3: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4: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5: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5: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5: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5: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9 18: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모아김 2019/03/20 17:22 # 답글

    arma의 격검이 연타랑 반동을 이용하는게 조금 변형되기는 했지만 직심영류 죽도형이랑 비슷하게 보이네요. 직심영류의 도가道歌를 보면 어설픈 대련보다는 죽도형(현대검도로는 연격)이나 해라는 말이 있는게 납득이 갑니다.
  • abu Saif al-Assad 2019/03/20 23:19 #

    상대방이 막았을 때 반동을 이용해서 반대쪽을 치는데, 뒷날을 못쓸 것 같으면 결국 나오는 건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확실히 반동을 이용해서 반대쪽을 내려치는 걸 많이 연습하면 실전이든 격검이든간에 어지간한 사람도 못막는다고 봐야합니다. 오른쪽 왼쪽 좌우 연타만 잘 쳐도 대부분은 2타쯤에서 털리더군요.
  • 헤르스탈 2019/03/23 19:10 # 삭제 답글

    "중단이나 히라세이간 같은 찌르기 견제 자세로 진입하고, 찌르기가 막히면 베기로 싸우고, 상대방을 타격했다면 바로 수평 혹은 비스듬히 막으면서 물러나는 것이 정석으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입니다.", 뭔가 원칙이 카토리 신토류 갑주 검술 오모테노타치 형이랑 너무 비슷해서 당황스럽네요;;
  • abu Saif al-Assad 2019/03/23 20:46 #

    그립이 제한되고 앞날과 찌르기만 쓰게 된다면 큰 틀에서 최적의 싸움 요령은 비슷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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