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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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제보번역속집 왜검보 재현 등장 교범저장소


무예제보번역속집은 명나라 참장 낙상지에게 무기술을 지도받은 조선의 군관 한교가 이를 정리하여 출판한 무예제보의 후속작으로, 다 전수받지 못했던 명나라 군사 무예와 일본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여 보강하여 1610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왜검보는 명나라 기효신서에 수록된 장도의 실제 기술을 수록한 귀중한 사료입니다. 명나라의 무비지에서는 척계광 군대에서 화승총병에게 지급된 커다란 일본도인 장도(長刀)의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그 기법이 실전되어 잊혀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조선의 사료인 무예제보에는 명나라 참장 낙상지에게 전수받은 걸로 추정되는 장도의 투로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 투로는 훗날 무예도보통지의 쌍수도로 이어집니다. 한편 무예제보번역속집에는 다시 이 기효신서 장도의 무술 용어를 통해 도검 기술을 설명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왜검보입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실전되어버린 척계광 군대의 장도-쌍수도의 기법의 기본 투로와 기술 몇가지를 조선에서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기술은 몇가지 되지 않으며, 기술을 해석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들의 기술을 명나라 용어와 기법으로 억지로 치환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한 서술된 말투가 굉장히 헷갈리고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으며 언뜻 보면 상당히 모순되고 바디메카니즘에 위배되는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상당히 어려웠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봤더니 상당부분 합리적인 부분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일본의 고류와 유사한 분위기의 기술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단어와 움직임으로 봤을 때 명나라 군 장도술과 무예제보에 수록된 투로는 봉술과 매우 유사하며, 특히 유대유의 검경에서 많은 용어를 따왔습니다. 반면 왜검보의 기술은 일본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나고, 일본의 기술을 억지로 검경의 용어와 개념으로 바꿔서 학습한 티가 납니다.

여러 사료를 통해 종합해보면 카게류를 배워 명나라에 도입했다는 썰과는 반대로, 단어나 기술은 기효신서나 무비지에 곤법으로 수록된 유대유의 검경에서 많이 따온 흔적이 있고 향상방적이나 섬검퇴좌 등 봉술과 유사한 동작들이 많습니다. 즉 신유년에 카게류 전서를 획득한 것은 말 그대로 그림 몇장을 노획한 것일 뿐이며, 장도 검술은 유대유의 검경을 통해 리버스엔지니어링을 시도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최종 완성은 정종유의 단도법선으로 이어졌고 다시 현재의 묘도술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검보에 수록된 기술들은 이렇게 리버스엔지니어링을 거치는 과정에서 포로로 잡힌 왜구들에게 얻어낸 기술들을 명나라 장도술에 융합시키는 과정을 거친 결과물로 보여집니다.

척계광 군대의 장도술이 묘도술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투입된 재료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왜검보 복원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글

  • 온두루루 2019/02/11 02:40 # 삭제 답글

    오늘 촬영하셨군요
    손목치기랑 기리오토시가 꽤 많이 보이는게 인상적입니다
    ARMA의 복원 시도가 학계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 좋겠네요
    단체끼리 서로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해야 할텐데..
    밥그릇 때문에라도 안되겠지만요
  • abu Saif al-Assad 2019/02/11 11:10 #

    만일 그렇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요. 단순히 될거같다 싶어서 했던 영상들인데..
  • 눈토끼 2019/02/11 08:59 # 삭제 답글

    일도류의 키리오토시도 보이고 야규신카게류 카타의 기술들도 보이군요.
    여러 유파의 기술을 참고하셔서 복원하신거 같은데 열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여담이지만 기합소리가 정말 멋있군요(찡-긋!) 제가 인터넷에 본 연무영상의 기합같은 느낌?

  • abu Saif al-Assad 2019/02/11 11:09 #

    왜검보 특유의 부실하고 이상한 설명을 따라하다 보니 별수없이 고류기술로 넘어가버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게 왜구에게 배운 기술을 명나라 척계광 군대식으로 편입한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투로에서 보여주는 풍격과는 또 달랐거든요.
  • aa 2019/02/11 10:13 # 삭제 답글

    기술은 일본 고류같은데 움직임은 평소하시는 롱소드 풍격이 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시는 운동을 알고 봐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수도 있지만..
  • abu Saif al-Assad 2019/02/11 11:06 #

    베면서 뒷굽이를 하거나 칼 넣고 꺾으면서 볼타하는건 제 특징이지요. 그외에도 모두들 본능(?)이 자꾸 튀어나와서 고생 좀 했습니다.
  • 모아김 2019/02/11 12:09 # 답글

    1. 호옹이!!! 찍는다고 수고하셨습니다.

    애초에 실록, 무예제보를 보면 낙상지로부터 신유도법 투로 배우고는 낙상지가 명나라 돌아갈 생각에 무술 가르칠 생각도 안난다고 하니까 항왜로부터 검술배운게 저 왜검보입니다. 당시에 우리나라 검술이 워낙 없다보니까 신유도법 용어를 베이스로 항왜의 검술을 좀 어거지로 해석한게 저것이니 아부 사이프님께서 정확하게 보신겁니다.

    다시 왜검보 읽어보니 무검사적세에서 진전살적세하고 좌우로 도는 거는 직심영류 법정 3본목 좌전우전에서 반바퀴 돌면서 자리바꾸는 거랑 비슷하고 두번 서로 하는 거는 직심영류 법정 4본목 장단일미랑 비슷하네요.


    2. cm스피릿에서 6kg클럽벨 2개, 소마앤바디에서 6kg 메이스벨 1개 구입하니 지출이 크네요.
  • abu Saif al-Assad 2019/02/11 17:53 #

    어쩐지 명나라 스타일과 희한하게 이질적인 이유가 있었네요. 막판에 명군 장교단이 태업에 들어갔고, 항왜에게 검술은 따로 배웠는데 기존에 배운 체계에 편입해야 하니 어거지로 용어를 갖다붙인 셈이네요.
  • 진보만세 2019/02/11 12:52 # 답글

    양란이 정치사회적인 참변일 수 있어도 검술 발전사에는 긍정적 영향도 있었군요.

    일각에서 명군은 일군 얼레빗보다 더한 참빗이며 조선에 해악만 끼쳤다 폄하하지만, 기병을 비롯 솔직히 명군 없었으면 휴전조차 불가했을 터인데, 화장실 들어갔다 나왔다고 함부로 필주를 가하는 후손들을 보면 참..

    ps. 조선 장정들로 하여금 명-일의 검술을 익히게 한 것이 후일 이괄란 병자란에서 어느 정도 유효했는지 궁금해집니다..
  • 2019/02/11 13:26 # 삭제 답글

    무예제보가 1610에 출간되었고 무비지가 21년에 출간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십년 사이에 장도 검술이 실전되었다는 뜻인가요?
  • abu Saif al-Assad 2019/02/11 17:09 #

    그런가 봅니다. 군용 투로는 조선에만 남은 셈이지요.
  • 모아김 2019/02/11 19:18 #

    명말청초의 신유도법 군용투로는 제독검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실록보면 예전에 일본 보낸 무인(아마도 김체건)을 이번에 중국에 파견해서 검술을 익히게 하자는 건의가 나옵니다. 투로도 비슷하게 직선상에서 세번 왔다갔다하고, 세법의 이름도 비슷한데 향상방적세, 섬검퇴좌세 등 봉술 기법 같은 것들이 빠져있습니다. 낙상지로부터배운것은 신유도법, 무예제보 장도이고 청나라에 파견나가서 군융투로 배워 온것은 제독검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당시에도 왕오공태극연환십삼도나 금의위에서 만대유전단도보萬代流傳單刀譜같은 상급의 도법이 전해졌던 것을 본다면 김체건은 일본에서는 제법 괜찮은 도법들을 익힐수 있었겠지만 중국에서는 군융투로밖에 익히지 못했거나 별로 배울게 없어서 본인이 신유도법을 어레인지해서 제독검을 만들었던것 같습니다.
  • 임호관 2019/02/11 19:35 # 삭제 답글

    자세나 기술이나 이런저런 걱정이 있었지만 영상이 정말 잘나왔네요ㅋㅋㅋ
    고생하면서 찍은 보람이 있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9/02/12 11:14 #

    맞습니다. 중간에 다리베기 연속 후 지검대적 선인봉반 까먹은게 못내 아쉽긴 하네요. 왜검보 이슈에서 전혀 중요한 부분은 아니긴 하지만..
  • 435345 2019/02/11 22:33 # 삭제 답글

    용어는 중국의 그것을 어거지로 우겨 넣었는데 실제로는 어쨌든 일본 검술이 제대로 이식되었다고 보시는건가요?
  • abu Saif al-Assad 2019/02/12 11:11 #

    후세에 서양검술하는 우리도 일본스럽게 결과물이 나온 걸 보면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봐야겠지만, 허리베기를 하는데 우방적을 취하라거나 왼쪽으로 받아흘리는게 더 자연스러운데 굳이 검경의 적수세를 부자연스럽게 갖다붙여 동작이 꼬이게 만든 점 등은 비판받아야 할 점이었다고 봅니다. 항왜에게 제대로 배우고 진의를 잘 전수받은 교관단이 있었다먼 큰 문제는 안됐겠지만, 무예제보도 조선 내부에서 여러차례 교육이 중지되고 교범이 망실되어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왕명으로 재간행되는 등 상황이 막장이라 결국 진의도 잃어버리고 잊혀졌고 복원 시도도 상기한 이유로 실패했지 싶네요.

    잘 전해졌다면 김체건이 일본검술 배우러 왜관 내지는 일본 본토 갈 일도 없었겠고요.
  • 조용한 젠투펭귄 2019/02/12 11:34 # 답글

    bgm이 어딘가 귀에 익다 했더니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에서 나왔던 異邦人の刃(이방인의 칼날)이네요
  • abu Saif al-Assad 2019/02/12 12:50 #

    중국검술영상들이 이거 은근히 사용하더군요. 일본검술을 조선사람들이 중국용어로 설명한걸 서양검객이 복원했으니 그야말로 이방인의 칼날 그 자체라고 생각해서 즉시 사용했습니다. 노래 자체도 동양풍에 좋고요.
  • 2019/02/12 23: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2/13 00: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2/13 21: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동두철액 2019/02/13 16:25 # 답글

    영상 잘 봤습니다! 진짜 일본 시대극에서 나오는 검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 劉雲峰 2019/02/16 22:09 # 답글

    항상 느끼는 것입니다만 술탄님은 대단하세요.

    술탄님 동영상을 보고 사극 영화 감독이나 PD 같은

    분이 무술장면 고증을 해달라고 요청해 오면 바쁘시

    더라도 응해 주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 abu Saif al-Assad 2019/02/16 22:29 #

    감사합니다 ^^;;;;;;;;;
  • 가라메 2019/02/18 11:36 # 삭제 답글

    오히려 서양검객께서 복원하시니 객관적이고 순수성이 짙어보이는 복원이라고 생각됩니다. 영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9/02/18 21:05 #

    감사합니다!
  • 2019/02/18 13: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2/18 21: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우와 2019/03/15 18:27 # 삭제 답글

    처음에 서로 칼을 부딪치는건 어떤 연습인가요?
  • abu Saif al-Assad 2019/04/20 03:06 #

    지시대로 한 것인데 기리오또시를 세번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본쪽에서는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술이지요.
  • 모아김 2019/04/20 11:10 #

    abu Saif al-Assad// 저는 키리오토시로 베는것이라기 보다는 키리무스비하고는 좌우좌로 연달아치는 키리카에시 연습이 아니었겠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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