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에 시 재정을 횡령해서 풀컬러 초호화 검술서를 냈던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의 책은 다양한 무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 레이피어 (사이드소드)검술에서는 베보그넨 슈티히라는 특이한 기술이 나옵니다. 머리 뒤로 칼을 돌려서 의외의 방향에서 찌르는 기술인데 사실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등뒤나 머리 뒤에서 찌르는 기술 자체는 다른 레이피어는 물론 고전 펜싱을 거쳐 현대 펜싱에서도 자주 나오는 기술입니다.
의외로 다른 단체에서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의 레이피어 영상을 올린 것을 보기가 힘들고 런던 롱소드 아카데미의 데이비드 로울링이 PHM레이피어 1번을 가르치는 영상을 업로드한 게 전부인데 베보그넨 슈티히의 실체를 규명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만일 그렇다면 베보그넨 슈티히의 문제를 처음으로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영상을 통해 쉽게 그 실체와 쓸모를 아실 수 있을겁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요아힘 마이어의 검리 중 버쉬븐, 즉 등뒤로 칼을 돌려서 상대 검을 막아내거나 미끄러뜨리는 기술이 이 베보그넨 슈티의 모션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만 찌르기는 안하고 상대 검을 잡아내고는 다른 공세로 들어가는 패키지들이 있는데 당시 연습에서 롱소드로 찌르는 건 금지되었으므로 찌르기를 배제하고 다른 기술로 연결되도록 수정했던 걸로 보여지네요.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