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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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리해설 - 두히벡셀(Durchwechseln) 교범저장소



두히벡셀,두히벡슨(Durchwechseln), 펜싱에서 데가즈망(disengagement)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검술 공방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칼끝을 내밀어 상대를 견제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싸움에서는 공방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보통 칼을 내밀어 견제하면 칼을 때려서 치우고 그 틈에 돌진해 들어오는 것이 가장 흔한 패턴인데, 그때 두히벡셀이 절대적인 방어력을 보여줍니다.

또 두히벡셀은 검을 누르거나 바인딩 시도까지도 무력화합니다. 리히테나워류는 보통 두히벡셀+찌르기 콤보를 가지지만 다른 검술에서는 두히벡셀과 주켄을 함께 쓰거나 손목을 베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특히 두히벡셀+손목 패턴은 검도에서 매우 흔하게 쓰입니다. 이렇게 두히벡셀과 다양한 공격이 조합되면 상대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상대의 칼끝을 치워보려고 해도 귀신같이 다시 살아나서 중심선을 차지하고, 억지로 들어가면 찔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히벡셀이 무적은 아닙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동작이 아니라 검을 돌리는 동작이기 때문에 내가 상대보다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특히 두히벡셀은 칼끝을 내리기 때문에 이때 상대 오른손/팔이 노출되어 때릴 수 있으며 칼끝을 상대에게 고정하고 빠르게 찌르면 상대는 칼끝을 다시 들어올리기 전에 찔리게 됩니다.

바인딩을 유지하면서 돌려서 치우거나 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근대 유럽의 검술에서는 옆으로 쳐내고 두히벡셀로 상대가 대응하면 다시 옆으로 쳐내는 기술로 막아내지만, 리히테나워 검술에서는 그 경우 두히벡셀을 한번 더 써서 방어를 무력화합니다. 결국 상대방 칼이 아닌 몸을 노리고 제대로 견제할 것이 리히테나워 검술에서 요구되나, 그 경우 두히벡셀을 두번 쓰지 않고 바인딩한 상태로 들어가 싸우는 것이 피터 폰 단직(사칭)의 책에서 언급되어 있습니다. 결국은 바인딩 와인딩으로 귀결되는 리히테나워 검술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덧글

  • Cloudy 2018/07/05 01:55 # 삭제 답글

    아, 이게 바로 두히벡셀 이란 기술이군요.

    신기하네요. 그냥 칼을 살짝 내려서 U자를 그리기만 해도 상대의 칼을 피할수 있다니. 어찌 제가 이런 생각을 못 했는지. 말씀하신대로 창술에서 이게 중요하다 하셨으니, 열심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비디오 자세하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튜더 2018/07/05 04:39 # 삭제

    U자 까지도 필요없고 끝만 까딱해도 됩니다.

    그런데 창은 길어서 까딱하는것만으론 무리가 있을거 같기도 하네요....
  • 모아김 2018/07/05 12:45 # 삭제 답글

    2,3주 안에 진가 태극검 49식 끝날 것 같기는 한데 이쪽은 아직도 투로 외우는 것 만으로도 버벅거리고 신체교정은 아직도 길이 먼데 아부 사이프님은 쭉쭉 검경을 높여가시는 것 같네요. 역골-역근-세수 중에서 역골, 명경에서 밍기적거리고 있는 입장에서 캐부럽습니다 ㅠ.ㅠ

    투로는 거의다 배우니까 이제는 팔괘장이나 형의권도 익히고 싶어지네요. 아, 맥도조충의 슬픈 투로 수집벽이여... 태극권이 유파별로 경도가 다르다지만 초식이 비슷하다보니까 자극이 오는게 비슷한데 팔괘장이나 형의권 따라해보니까 이치는 비슷한데 연무의 기풍이랑 자극오는 부위가 다르네요.

    형의권은 오행포나 안신포같은 이인대련 투로는 귀찮고 같이 연습할 상대도 없으니 필요없을 것 같네요. 12형권은 번잡하니 오행권+오행연환권이랑 잡식추(12형권 종합세트) 정도만 배우고 싶네요.

    팔괘장은 손가팔괘장이 간단해서 좋더군요. 팔괘권학 보니까 내공쌓기 용 주권도는 전팔장도 없고, 정팔장만 있던데 정정화 계열 전팔장이랑 손가 정팔장정도 익히면 좋겠네요.

    손록당은 곽운심을 따라서 형의권을 익힌게 제일 오래되었고, 정정화에게서 팔괘장, 학위진에게 무가태극권을 배웠습니다. 손록당 무학집을 보면 형의권>태극권>팔괘장 순서로 분량이 많은데 막상 손록당의 무학중에서 제일 알려진게 태극권이지만 제일 사사한 기간이 짧습니다.

    전래되는 이야기에 따르면 북경에 온 학위진이 아는 사람이 없는데 병에 걸려 고생하는 것을 손록당이 구완을 해주고 보답으로 학위진은 무가태극권을 전해줬다고 합니다. 몇달에 거쳐서 무가태극권의 투로를 배웠는데 손록당이 태극권의 이치를 질문하자 학위진은 “이상하오. 내가 한 마디만하면 그대는 온전히 깨우치니 수십 년 동안 열심히 익혀온 사람보다도 나은 것 같소.”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미 형의권이나 팔괘장을 극한까지 익혀서 무리에 도통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익히는게 수월했던것 같습니다.

    손가태극권에는 태극, 형의, 팔괘 세 파의 정화가 녹아있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일 배움의 기간이 짧았던 태극권이 훗날 자신의 절학으로 꼽히는 걸 보면 역시 천하제일수는 남들과 다른 모양입니다.
  • abu Saif al-Assad 2018/07/05 15:15 #

    알기는 이전부터 알았으나 영상화가 이제서야 된 것 뿐이지요. 보면 기술의 영상화가 이뤄질수록 레벨업했다? 정도의 인식이 따라오게 되는 것 같네요. 그런 반응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걸 보면요. 스파링이야 한번 보고 나면 굳이 두번세번 볼 일도 없고 매번 비슷한 영상이 올라오니 더 그렇지만 기술 영상은 우리 멤버는 물론 관찰자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되고 저도 까먹을 수 있는 내용 상기하기에 좋죠. 누구나 여러번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요즘은 기술 영상 남기는거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15세기 리히테나워 17검리 다 다루게 되겠네요. 사실상 17검리 중에서 5가지 베기와 두히벡셀 주켄은 다뤘고 5가지 베기 영상에서 행엔, 두히라우펜, 핸드 드루큰, 4가지 버셋젠, 4가지 자세 등은 간접적으로 다 들어갔으니 사실상 17검리 다 했다고 해도 되겠죠. 요아힘 마이어의 보조 베기나 2장 내용들을 다루거나 사이드소드 내용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네요.
  • 모아김 2018/07/05 19:35 # 삭제

    아무래도 영상화로 아주 명료하게 정리를 하는것과 안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크다보니까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파링보다 이런 개념 정리 영상이 움직임이 날카로워 보이네요. 미조구치파 일도류도 그나마 남아있던 카타 7개도 전승자가 나이먹다 보니까 까먹게 되자 허겁지겁 영상을 찍어서 남겼다고 하네요. 따로 카타 해설서가 있었다면 그래도 복원이라도 했을건데 없다 보니까 좌우전화출신비태도 5본을 제외한 나머지 카타들은 그렇게 실전이 된 모양입니다. 갑원일도류도 카타 해설이 문자화된게 메이지-쇼와 시대라고 하니까 그전에 전승자가 노망이라도 들었으면 전승이 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직심영류나 북진일도류에서 제자들에게 카타해설서 내려준거는 당시 기준으로도 상당한 파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조류도 트위터 보니까 동호회에서 내려오는 전서들과 중조류 계통 유파들의 소태도 카타들을 참고로 해서 복원하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 abu Saif al-Assad 2018/07/05 20:22 #

    저도 이전에 써놓은 글 보면 내가 이런걸 어떻게 알고 있었지 싶기도 하고, 원래 책에 쓰여져 있던 검리와 제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검리나 단어가 달라져버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더군요. 일본 고류가 엄격하게 전승될 것 같지만 결국 전서를 비교해보면 개인이 변형하거나 해서 바뀐 경우도 많고,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변질된 것도 있으니까요. 피오레도 기술이 너무 방대해서 책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하니 이런 영상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참고할 수 있는 영상이기도 하고요. 까놓고 말해서 기존에 나온 상업 영상물보다 퀼리티가 낫다고 생각되기도 하네요. 요즘엔 진짜 남는 건 기술영상뿐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공부가 되고요.
  • 태극검황(풋)모아김 2018/07/07 15:20 # 삭제 답글

    양가태극검 67식이랑 진가 태극검 49식 끝났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밝은빛 태극권에서 약간 어레인지한 부분이 있어서 기존의 진가 49식이나 양가 태극검 67식이랑은 약간 다릅니다. 일단, 태극권에 제일 잘 맞는 병기는 검이니 이거나 제대로 익히고, 도법이나 봉을 겸한 창법 같은 거는 나중에 인연이 닿는 대로 배우거나 독학이라도 해야겠다 싶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OevpYTDzFI
    http://www.youtube.com/watch?v=D42TfncfTlk

    인터넷에서 뒤져보니까 태극대검이라고 해서 아예 약속격검 투로가 따로 있고, 밑의 영상처럼 검으로 추수를 하는 찰검도 있지만 해보면서 느끼는 건데 아주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추수처럼 방方을 잘못 잡으면 곧바로 상대에게 깨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졸력으로 버티거나 이동하면서 떼어서 다시 붙이더라도 되기 때문에 엄밀하게 구조를 맞춰내지 않아도 되더군요. 그래서 찰검이 이따금씩 하면 좋은 훈련이지만 추수처럼 기격에 필요하냐면 좀 의심스럽습니다. 대검용 투로도 저거 한다고 기격훈련이 되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고요.

    선생님은 태극검은 소가식 공부로 손이 주동이 되고 몸이 따라서 연동이 되는 陽劍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태극권의 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을 연습하다보면 손에 졸력이 붙어서 공부가 후퇴한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기격에 응용하기 위해서 일본처럼 연격이나 호구차고 대련 같은 게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검술은 권문에 병기술이 종속된 형태다 보니까 이치에 맞게 하기 위해서는 중국무술적인 ‘체’를 이루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태극권 공부가 극쾌가까지 원활하게 수련되어서 추수-갈수를 넘어 다른 무술과 자유산수까지 갈수 있다면 중국검으로도 제법 붙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검술은 뭐랄까 진짜 한손검법이라기 보다는 신체의 개합을 이해하기 위한 수련용 기법으로서 검결지를 잡고 좀 실전에서 나올법하지 않은 기법들이 은근히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전에서 쓴다면 그냥 양손에 붙이는 게 더 위력은 나을 건데 검결지를 잡으면 더 감각이 명확해지더군요. 진짜 고수라면 양손과 한손을 번갈아 쓰면서 정말 투로처럼 초식을 자유자재로 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양손 기법도 은근히 많고요. 창이나 봉의 기법을 익히고 이를 기존검식에 응용할수 있다면 중국적인 양손검술의 이해가 잘 될것 같습니다.

    모모씨 블로그에서 벽검 1000~10000번 휘두르는 것처럼 기본기의 정확한 습득을 이야기하는데 그것도 그렇게 필요한지 의문스럽습네요. 일본에서 오모테 카타나 연격 의 커리큘럼에 있는 몸 만들기랑 상대랑 맞붙는 감각을 권법의 수련에서 투로나 추수(찰검까지 포함)의 수련에서 익히도록 구성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아헌 노사(양가)나 왕배생 노사(오가)의 태극검 책들을 보면 격자격세를 비롯한 검술의 기본기를 앞에서 설명하고 무슨 초식의 무슨 동작이 어떤 기법에 속하는지 다 설명하고 있습니다. 투로 안에서 단식의 의미를 알고 이해하고 이를 분해, 응용할 줄 알면 구태여 기본기를 습득하느라고 시간 보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대련 도구나 중국검술적인 이치를 잘 구현하는 대련 룰이 부재하는 게 문제이기는 한데 그건 검도 호구나 검선도 룰 등 다른데서 보완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일본의 구미타치처럼 2인용 대련형이 잘 발달하지 않고 혼자서 연습하는 방법론이 발달해서 그렇지 중국검술을 보면 커리큘럼이 그렇게 허술하지도 않고 있을거 다 있게 잘 짜여져 있는 것 같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8/07/07 21:58 #

    태극대검인가 보면 천천히 하고 몇몇 동작은 반복하기는 하지만 스파링에서 있을 건 다 있네요. 검 세워서 가드로 막아내기도 하고 밑에서 뒷날로 손 올려치기도 하고요. 중국검술은 예전에도 양키들 연습하는 영상 보면서 느꼈지만 이미 완성 끝난 검술이라고 봅니다. 요즘이야 말씀하신대로 감각이나 몸만들기 용으로 전용된 느낌도 있겠고 그래서 스파링에 못쓰기도 하겠지만 집 아래에 보물이 묻혀있는 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 적용 가능하게 스파링체계만 잘 만들어지면 될것같네요.
  • ddd 2018/07/08 01:01 # 삭제

    그런데 중국 검술은 아래서 위로 올려치는 동작이 많은데. 방어도구 만드는데 좀 어려움이 많을 것 같더군요. 통짜로 만들면 아무래도 가동성이 떨어지니..
  • 모아김 2018/07/08 19:00 # 삭제 답글

    1. 손록당 노사 아들 손존주 노사 어록집 구해서 대충 훑어보는데 재미있네요. 태극권과 팔괘장을 도검권 刀劍拳, 형의권을 창권槍拳, 통비권을 편자권鞭子拳이라고 해서각 문파의 권술과 맞는 병기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태극권이야 검이고 팔괘장은 려자검 노사의 팔괘대도도 있고, 손록당의 팔괘검도 있네요.

    그리고 내경에 대해서 원래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옛날부터 내외가를 불문하고 일단 외가적으로 신체단련해서 경도 勁道와 역도力道를 닦고 어느 정도 상대와 붙을 수 있게 한 다음에 다시 내가로 들어가서 차근차근 쌓았다고 말해놓았네요. 그래서 옛날에는 외가와 내가를 구분짓지 않았다고 합니다. 황종희 아들인 황백가가 ‘내가권법’에서 먼저 긴緊 해진다음에 연軟해진다고 한 것도 이것을 말하는 것 같네요. 손존주 노사 왈 내가로 먼저 들어오면 내경의 요구사항 지키면서 닦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나이 먹고 입문하면 2년만에 고관절 풀리기 시작하더라도 빠른 거라고 하면서요. 탄퇴라도 익혔어야 했는데 맥도조로 무작정 내가권에 입문해서 기본적인 ‘체’가 되어있지 않아서 몸 푸는 게 빡신 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납득이 가는 말입니다.

    애초에 손록당의 무학은 형의권으로 체를 삼고 팔괘장을 지도리樞機로 삼고 태극권으로 용을 삼은 것 같습니다. 태극권을 가지고 그래도 실전에 써 먹을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접었습니다. 내가권의 체를 완성한 상태에서의 전술을 상정하고 있으니 별로 효율적이지 않은것 같더군요. 그나마 형의권이 내가권술 중에서는 외가적인 단련으로 써먹을수 있겠다 싶던데 가까운 곳에 배울 곳이 없네요 ㅜ.ㅜ


    2. 오모리 소겐이 쓴 야마오카 텟슈 평전의 색정수행色情修行을 보니까 색色에 관한 야마오카 텟슈의 생각이 나오는데 좀 웃기네요. 20세에 아내와 결혼한 텟슈는 24, 25세가 되었을때 색욕을 끊기 위해서 색욕의 바다에 몸을 던지는 방탕삼매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おれは日本中の売女を、みんな撫でぎりにするのだ」
    나는 야마오카 텟슈! SEX王이 될 남자다!!! 아니면 炎の孕ませ劍聖!, 劍聖じゃなくて劍性? 이런 느낌이네요.

    지인들 중에서는 이런 텟슈를 보고 실망해서 절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부인은 “남편은 야마오카 가의 이름을 날릴 위인이니 잠시 지켜봅시다.”라고 주위에 말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텟슈가 34살일때 참다 못한 부인은 똑바로 안하면 단검으로 자식들 죽이고 나도 자살할거라고 협박합니다(...). 그러자 텟슈는 자신의 색정수행色情修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 이상 방탕해지지는 않겠다고 합니다. 부인은 이것을 납득했다고 하네요.

    텟슈에 따르면 절대무의 경계에 이르러 몽상검을 깨우쳤을 때가 45세였지만 자세히 점검하니까 남녀 간의 습기가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성욕 자체는 30대에 이미 대충 정리가 되었지만 남녀의 분별이라는 근원적인 색色에 대한 집착은 잘 안 떨어졌는데 49세에 이르러 정원의 화초를 보고 확철대오했다고 합니다.

    막부말기 사무라이들이 정치 관련 접대니 뭐니 해서 방탕했다고 들었는데 검성도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색정수행色情修行이니 뭐니 갖다 붙이는데 그냥 할 만큼 하고 나이먹어서 무덤덤해졌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부인에게 색정수행을 설명해서 납득시켰다는 것도 그냥 밖에서 나랏일 하다보면 접대가 따르는 법이라고 얼버무린 게 아닌가 의심스럽네요.

    그냥 좀 ㅂㅅ같으면서도 웃긴 일화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일이 색정수행이니 하면서 좀 이상한 짓거리도 합리화, 절대화시키는 것을 보니까 묘하더군요. 게다가 오모리 소겐이 이 일화와 함께 자타분별이 없는 아이누케相拔 운운하는 개소리를 덧붙이니까 오모리 소겐이 ‘검과 선’에서 카미카제와 아이누케를 관련지었던 게 생각 나더군요. 무도류 5대 쿠사카 류노스케가 카미카제를 진두지휘했던 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불편해집니다.
  • abu Saif al-Assad 2018/07/09 00:44 #

    역시 내적인 결합, 얼라이먼트라는 것도 먼저 외적인 근력 힘 등의 요소가 먼저 완성되고 나서야 쓸모있다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머슬카가 얼라이먼트까지 하면 난리가 나지만 경차가 얼라 해봤자 경차라는 것이겠지요.
  • 모아김 2018/07/09 01:53 # 삭제

    내가권과 명말청초의 무술 이론들이랑 무도류, 직심영류 같은 일본 쪽의 전서들에 있는 내용들이랑 은근히 비슷한 것들이 많네요.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채우는 느낌도 있고요. 초기의 유도에서 네와자를 없애고 아테미의 비율을 늘리면 중국권법이랑 제일 비슷할 것 같습니다.

  • aaa 2018/07/09 05:50 # 삭제

    공수도의 경우를 보면 일본쪽에 아무래도 중국문물이 흘러 들어가는 과정에서 무술도 어느정도는 섞여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모아김 2018/07/09 09:58 # 삭제

    확실하게 영향을 받은것은 직심영류나 천신진양류 정도인것 같고, 나머지는 본인들이 직접 터득한게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직심영류의 경우에는 류조인 오가사와라 겐신사이가 명나라에서 자신의 오카야마파 신카게류를 가르칠때 장張씨 성을 지닌 제자에게서 창술을 전수받고, 명나라 전통의 검법을 연구해서 검기가 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직심영류 계열의 무주심검에서는 참장을 서서 기를 길렀다고도 하고요.

    중국 창술 중 청룡헌조세와 유사한 팔촌의 연금이나 후쿠로지나이 카타 용미龍尾의 상산사세 常山蛇勢 와 같이 동작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볼수 있습니다. 직심영류 나가누마파의 전서를 보면 법정의 목적을 몸을 똑바로 세우는 것直立 이라고 하는데 이게 보니까 중국무술에서 말하는 방方, 입원立圓을 말하는 것이더군요. 그리고 온몸 조으기 總體締나 저울몸의 용기權體勇나 차수건 조으기 茶巾締는 내가권의 개합허실로 보는 게 옳은 해석인 것 같습니다.

    직심영류의 이론은 무주심검에 이어졌고, 천진일도류 2대 시라이 토오루는 무주심검과 직심영류를 연구해서 팔촌의 연금과 법정을 수행했고, 그의 진공혁기眞空赫機는 여기서 영향을 받은바가 큽니다. 그리고 시라이 토오루의 진공혁기眞空赫機는 야마오카 텟슈에게 이어져서 검법삼각구劍法三角矩의 이론이 되었습니다. 삼각구는 현대검도에서도 주된 가르침이고 신도무념류에도 비슷한 게 미발상未發象 불패지위不敗之位라고 있더군요.

    일본인들은 기감이나 무술과 참선을 같이 수행하면서 깨우친 이법을 팔면영롱八面玲瓏이니 진공眞空이니 되게 거창하고 철학적으로 윤색하는데 비해서 중국인들은 전반적으로 꽤 냉철하게 심법조차 기술적으로 다루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일본의 전서에서 알아먹지 못하게 써 놓은 것을 중국 쪽의 이론을 베이스로 깔고 보면 무슨 소리하는지 대충 유추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알아먹는 것과 몸으로 구현하는 거는 다른 일이군요. 눈은 구중천 너머를 보고 있는데 발은 땅 속 깊이 뭍혀 있는 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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