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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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근황 시리아 내전


2018년 1월 23일부터 터키군이 주도하고 반정부군을 선봉에 내세운 올리브 가지(Olive Branch)작전이 실시되었습니다. 시리아 북서부 이프린 주는 쿠르드족이 많이 사는 지대인데, 최대 문제는 터키 동부 쿠르드 과격독립단체 PKK(쿠르드노동자당)과 시리아 YPG가 연계 관계라는 점입니다. 사실 시리아 사태 초반에 시리아 잔류파와 PKK연계파간에 알력이 있었는데, 시리아 잔류파의 리더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죽어나가고 PKK계열이 세력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터키 동부의 PKK활동과 연계되어 터키 내정을 불안하게 했었죠. 내전이 늘 그렇지만 반군 세력이 강해지는 건 국경 밖의 배후지와 외세의 지원 두가지 이유입니다. YPG는 PKK의 국경 밖 배후지 역할을 하고 있었고요. 그런 이유로 2016년 터키군이 반군을 지원하면서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부를 완전 장악하는 걸 막기 위해 유프라테스의 방패 작전을 개시하여 연결을 막은 거고요. 이번 이프린 침공도 그 선에서 이뤄진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하간 그렇게 공격하긴 했는데 상황이 급해지자 쿠르드측이 독립 의사가 없다면서 SOS를 요청했고 시리아 정부군 2000명이 이프린 시내로 진입하고, 정부군 장악지역을 통해 쿠르드 병력이 이동할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쿠르드에 지원한 외국인 지원병도 소수 참전했고요. 초반에는 터키군이 여러 전선을 돌파했지만, 지금은 쿠르드족이 결사 항전하면서 일진일퇴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전도 사실 터키군은 화력 지원과 지휘만 하고요. 전선 보병은 반군이 맡고 있는데 반군 수준이 많이 안좋아서 정규군 버프를 못받는 것 같습니다.


(이프린 지역에서의 전투장면)


나름 중요한 이슈도 있었어요. 터키군의 차량 150여대가 무려 타흐리르 알 샴의 컨보이를 받아 알레포 근처 알 에이스(al-eis)까지 왔고, 하데르(Hader)의 시리아군에게 포격을 가했다가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이 반격을 가하자 황급히 철수했습니다. 여러 의미가 있는데 일단 반 터키 입장을 견지하던 타흐리르 알 샴(구 알 누스라)이 작년부터 알카에다 세력과 내분을 겪었습니다. 이유는 내부에서 기타 반군과 화해하는데 알 카에다 세력이 반대한다는 것이었고 주요 인사 둘을 긴급체포했었죠. 그러자 타흐리르 알 샴 내부의 친 알카에다 세력들이 일제히 석방 촉구 성명을 냈고, 견디지 못한 사령관 무함마드 알 줄라니는 석방했죠.

하지만 이 내분에 질린 친 알카에다 세력들이 타흐리르 알 샴을 탈퇴하여 준드 알 말라힘, 자이쉬 알 바디야 등의 단체를 결성하였고 이들은 알 카에다 본부에서 공식 시리아 지부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런 문제가 생긴 이유는 치의대생 출신의 이라크 알카에다 간부였던 무함마드 알 줄라니가 알 누스라 전선이 자꾸 알카에다 취급 받고 시리아 반군에서 경원시되고, 서방 지원도 잘 못받으니까 알카에다 물을 빼려고 시도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2016년 7월 알 카에다 탈퇴와 단체명을 자브핫 파타 알 샴으로 바꾼 것이었죠.

그렇지만 2017년 1월 이들리브 내분에서 결국 타흐리르 알 샴이 큰 세력을 확보한 건 알카에다 사상이 시리아 반군 내부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던 것, 라이벌 단체인 아흐라르 알 샴이 터키의 지원을 받기 위해 원리주의 색채를 빼려고 노력한 것이 원리주의자들 사이에서 기분나쁘게 받아들여진 탓이었습니다. 결국 알 카에다 색을 빼려고 했지만 조직이 흥한 건 알 카에다 색 때문이었다는 모순이었던 거지요. 하지만 2017년 3월 야심차게 시작한 제1차 하마 전선을 비롯 모든 작전이 실패하고 큰 손해를 보게 되면서 내부의 일반 원리주의 그룹들이 탈퇴하고 다시 알 카에다 세력이 나가면서 비로소 알 카에다 색깔을 빼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 거라고 여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는 터키 같은 외세의 개입을 부정했지만 이제는 조직의 보전을 위해 터키의 수하가 되기로 한 셈이고요. 터키 입장에서 타흐리르 알 샴은 알카에다 이미지가 강해서 자칫 테러 지원국 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껄끄럽긴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리아 북부 반군 중에선 제일 싸움을 잘하고 작전 능력이 탁월하긴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휘하에 둘 수밖엔 없긴 합니다.

결국 터키군은 다시 돌아갔지만, 타흐리르 알 샴을 위해 터키군이 주둔하여 예정된 시리아 정부군의 이들리브 침공작전을 막아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타흐리르 알 샴과 터키의 관계가 크게 변화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던겁니다.


(타흐리르 알 샴과 터키군의 콘보이 행렬)



한편 정부군 타이거부대와 동맹군은 아부 앗 두후르 공항과 도시의 점령을 완료하고 주변 지역 완충지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한때 반군의 반격이 강경했는데 피시시 식어버린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맨 위에 썼던 올리브 가지 작전 때문입니다. 스폰서 님이 병력 내놓으라는데 당연히 가야지요. 그래서 반격을 진행할 예비병력이 싹 빠져버리자 결국 작전도 돈좌되버리고 말았던 겁니다. 타흐리르 알 샴 자체적으로 자살폭탄차량을 보내면서 어떻게 저항은 했는데, 병력이 적으니 어떻게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타흐리르 알 샴 독자적으로 수행한 반격은 실패하고, 정부군이 진격하여 주변지역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도에선 안 나오는데 하마 시에서 아부 앗 두후르 시를 거쳐 알레포 시로 연결과는 철도망이 있습니다. 이게 홈스 시를 거쳐서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연결되는데 중간에 홈스 시 북쪽과 두마이르 시는 반군이 장악중이라 완전 연결은 안되지만 어쨌든 하마 시와 알레포 간의 철도망이 재개통되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반군이 철도를 뜯어다가 고철로 터키에 팔아버리는 바람에 당분간은 여전히 트럭 수송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안전지대가 확보되어서 알레포로 이동할때 더이상 사막쪽으로 빙 돌아서 카나세르 마을을 거쳐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수송이 좀더 편해진 장점은 있습니다. 타이거 부대가 2013년 미쳐날뛰면서 포위된 알레포 시로 쳐들어간 진격로이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알레포로 이어지는 유일한 수송로면서 전략적 중요성이 막대했던 카나세르 마을을 지나가는 국도는 이제 필요가 사라졌네요. 카나세르 마을은 다시 깡촌 신세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승리를 거둔 이후 타이거부대는 지도에서 북서쪽에 보이는 빨간 마을은 카프르/후아 두 마을로 진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긴 이들리브 주에서 유이한 시아파 마을이죠. 2015년 타이거부대가 대손실을 입었던 이들리브 대패를 겪으면서 남겨진 마을이고, 2016년 알레포 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탈출했지만 알카에다 소행으로 여겨지는 자폭테러로 수십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은 곳이기도 합니다. 상징적인 지역이긴 하지만 저기까지 치고 나가면 반군의 지역 이들리브는 절반으로 쪼개지며, 현재 반군의 수도격인 이들리브 시를 코앞에 두게 됩니다. 이들리브와 아리하, 지슈르 앗슈구르는 시리아 민주화 운동 때부터 반정부 무장 항쟁의 중심이었으며 2015년 시리아 정부의 운명을 풍전등화로 만들었던 이들리브 대패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타이거 부대는 3년만에 복수를 완료하는 셈이 되겠네요. 당시 잃었던 병력이 현재에도 보충이 안될 정도로 심각한 피해였고 타이거 소장도 저격을 받아 경호원이 사망했을 정도의 참담한 대패였습니다. 당시 타이거 부대원을 포로로 잡은 반군이 타이거 개새끼 해봐 하면서 영상도 촬영해 공개했었던 치욕도 있었지요. 승리하게 되면 말 그대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현실을 보여주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 진격 때문에 터키군의 올리브 가지 작전에 참여하던 반군 중 일부가 전선을 이탈해서 이들리브 쪽으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반군들이 더 빠져나올테고 그러면 올리브 가지 작전이 돈좌될 수도 있을 겁니다. 타이거가 터키와 반군 양쪽을 엿먹이는 상황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덧글

  • 제트 리 2018/02/04 00:10 # 답글

    이놈의 에르도안.... 터키 내에선 전쟁에 대한 공포가 많더군요
  • 발키리 레나스 2018/02/04 01:24 # 삭제 답글

    오늘 반군이 러시아전투기를 격추후 러시아조종사는 처형했다고 합니다.(연합뉴스에서는 생포라고 나왔는데 동영상보니 처형한게 맞는 모양입니다.)이사태로 터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더이상 반군 쉴드를 치기 힘들어질거 같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8/02/04 01:54 #

    탈출 후 총격맞고 죽은 모양이네요. 참으로 안된 일입니다. 터키는 뭐 그냥 데헷 하고 넘어갈 것 같네요. 반군이 없으면 터키 정규군이 나서야 하는데... 인명 피해가 크게 늘어나면 아무리 에르도안이라도 정치적 입지가 불안해질테니 말입니다.
  • KittyHawk 2018/02/04 01:34 # 답글

    현재 상황에 대한 언급을 접하니 예전에 터키군이 가한 포격으로 시리아 국경수비대원 다수가 사망한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가 애당초 IS무리 등을 상대로 싸우는데 진심으로 함께해줄 의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평한 알-마사다의 보도가 떠올랐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8/02/04 01:56 #

    터키야 애초에 괴뢰국 창설이 목적이니까요. 터키를 비롯 서방의 입장은 IS타령은 아사드 정권이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블러핑일 뿐 진작에 하야했으면 IS가 있기나 했겠냐는 식이죠. 시리아 정부의 불평은 귓등으로도 안들어줍니다. 터키 사우디 카타르에게 있어서 시리아 정부도, 아니 시리아 정부가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할 적일 뿐이니까요.
  • 13월 2018/02/04 02:50 # 삭제 답글

    터키의 목적은 시리아 영토 병합 아닐까요?
  • abu Saif al-Assad 2018/02/04 03:30 #

    러시아만 없었어도 오스만 의회 결의대로 알레포까지 먹고도 남았을겁니다. 하지만 러시아도 있고 미국이 쿠르드를 지원하기도 해서 꽤나 복잡한 처지라, 지금은 쿠르드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들어와 있다는 명분입니다.이프린 완전 점령은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점령할 만큼 점령하고는 반군을 진주시켜 터키의 괴뢰정권을 세우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에서 그치지 싶습니다.
  • 피그말리온 2018/02/04 04:09 # 답글

    손봐주고는 싶은데 그렇다고 뛰어들만큼 심각한건 아니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자꾸 한 쪽 구석이 시끄럽고...왠지 터키의 신세가 그런거 같은 느낌이네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8/02/04 09:49 # 답글

    터키의 에르도안의 지지율과 터키인들과 정치 상황이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테러를 당했고, 쿠테타와 정치적 격변을 많이 당했음에도... 이건...
  • 발키리 레나스 2018/02/04 12:55 # 삭제 답글

    전투기 격추건으로 이들리브에서 터키가 반군을 돕는것은 힘들어질거 같습니다.아마 전같이 터키가 이들리브 정부군 고립지역으로 시리아군이 진군하는것을 막았다가는 험한꼴을 볼수도 있을거 같습니다.그리고 벌써 러시아는 쿠르즈미사일로 반군에 대해 보복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보복한번은 빠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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