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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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클레이모어 검술 잡설저장소



....이라곤 하지만 사실 영상 속의 단체인 브로드소드 아카데미 져머니에서도 말하듯 하이랜드 브로드소드술과 타류를 이용해서 한번 써본 것이라고 합니다. 가끔 클레이모어 검술은 어떤 특징이 있었냐는 질문을 온오프 양쪽에서 받는데, 대답은 한결같이 검술이 어땠는지 알 수 있는 사료 자체가 전혀 없다 입니다. 군사 사료를 통해 실전에 쓰인 건 확실히 알겠는데 검술사료는 없다는 거죠.

윌리엄 윌래스부터 시작해서 나름 스코틀랜드 민족 상징 같은 무기인데 민족 검술서가 없으니 그나마 있는 다른 검술로 사용해보는 건 어디든지 있는 현상이죠. 그래도 서구는 나름의 학술 수준이 있어서 무작정 이게 전통이고 내가 전수받았다는 식으로 우겨대는게 통하는 건 아닌지라 보통은 다른 소스를 기반으로 써봤다 정도로 솔직하게 말합니다.

사실 클레이모어가 특출난 도검도 아니고 좀 큰 양날검이라 리히테나워류 검객이라면 리히테나워 방식대로 쓰면 되고, 피오레 검객이라면 피오레 식대로 쓰면 그만이죠.

영상에서 보이는 건 다들 어디서 많이 본 기술들인데, 스캇츠 브로드소드 검술이 속도와 타이밍, 패리&리포스트(막고 치기) 위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그걸 적용하니 꼭 무슨 일본이나 중국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보기엔 다르디 학파 싱글 사이드소드나 투핸더와도 비슷하고요. 물론 세세한 차이는 있지만요. 보통 보편 검술이라고 하면 속도 타이밍 패리&리포스트, 원거리 정도가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들이죠. 그래서 어디서 많이 본 친숙한 기술 티가 납니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바인딩을 만들어서 들러붙어 중거리에서 와인딩으로 치는 리히테나워류가 사실 세계적으로 보면 좀 이질적인 스타일입니다.

저런 스타일의 스파링을 하려면 승부가 속도, 타이밍 두가지 요소에 좌우되기 때문에 느리게 살살 쳐서는 제대로 된 스파링이 이뤄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런 타입의 공방 체계를 가진 검술은 기술만 연습하는게 아니라면 좀 안아픈 도구를 만들던가 방어구를 만들어 차게 됩니다. 방어구 없이 연습하던 이탈리아 볼로냐 기원의 다르디 학파에서는 검술학교 내에서 연습할 때는 아샬티라는 손 얼굴 안때리고 안찌르고 약간 느리게 움직이는 연습법을 통해 기술연습과 대련을 했죠. 이건 서로간 합의하에 이뤄지는 『연습』이기 때문에 고속으로 이뤄지는 실전은 압바띠멘띠(도태)라고 따로 불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타입의 검술로 풀 컴페티션 스파링을 진행한다면 방어구를 안 입을 순 없습니다. 리히테나워류의 무호구 스파링도 연습의 범주의 속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컴페티션이 가능한 건 매너(얼굴을 칠땐 날면으로 치기)나 룰(안면찌르기 금지 혹은 아예 모든 찌르기 금지)이 있는 것도 있지만 바인딩하고 들어가서 와인딩으로 치는 게 힘이 좀 덜하기 때문에 통제가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정이 있기에 방어구가 없어도 컴페티션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레이피어 같은 물건은 마스크는 쓰지 않아도 솜을 단단히 누빈 자켓을 입고 칼끝에는 가죽이나 천으로 둥글게 안전 팁을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검술의 특성에 따라 도리가 없는 것이죠.

덧글

  • 존다리안 2017/10/23 23:29 # 답글

    의외로 기교를 쓸 수 있는 영역이 넓군요.
  • abu Saif al-Assad 2017/10/24 18:59 #

    의외로 많은 무술이 하나의 원리를 두고 그 원리로 수많은 무기를 똑같이 다룬다는 식이죠. 리히테나워류는 바인딩 와인딩 방식으로 봉도 창도 다루고, 피오레 류는 창을 롱소드처럼 쓰죠. 다르디 학파는 패리&리포스트 방식으로 투핸드소드도 쓰고요. 어떤 장비든 그게 최적은 아니라 할지라도 다른 도구에서 유래된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가능한거죠.
  • 김동현dhkim 2017/10/24 00:42 # 삭제 답글

    솔직히, 저 클레이모어는 롱소드랑 비슷하다 보니 검술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상의 설명을 보니 바인딩 하기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고 하네요.
  • KittyHawk 2017/10/24 01:27 # 답글

    기록이 전해지는게 없다니... 동군 연합을 했다지만 그 이전부터 잉글랜드에 대한 독자성을 주장해온 지역이 기록 측면에선 그런 허술함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7/10/24 19:02 #

    검술이라는 것 자체가 책으로 남길 이유가 없이 손에서 손으로 전수하는 거였다는 이유 탓도 있을겁니다. 또 부족 씨족 사회에서 무술이란건 삼촌 형 아버지가 가르쳐주고 배우는 거지 불특정다수의 대중에게 어필할 이유도 없었을 거고요. 스캇츠 펜싱 마스터들의 저작은 그들이 잉글랜드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PR을 시작하거나, 재커바이트 반란 후 스코틀랜드 검술 보고서가 나오는 식으로 나타났죠. 어느쪽이든 텍스트화의 필요가 생기면서 나타난 거지요.
  • 아르파라존 2017/10/24 14:38 # 답글

    한가지 질문드릴게 있는데요, 평균적으로 체구가 작던 시절에 쓰던 무구류를 평균적으로 체구가 커진 현재 고증에 맞춰서 동일하게 사용하는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오렌지 공작 2017/10/24 16:19 #

    글쎄요, 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원하면 직접 커스텀해서 쓰면 돼고 거기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키가 2미터라면 신장에 맞게 사용할 수 있게 장비크기를 늘여야겠죠.
  • 모아김 2017/10/24 16:30 # 삭제

    의외로 그대로 썼던 경우도 있지 않나 싶네요. 키가 180이 넘었던 야마오카 텟슈는 날길이 2척3촌의 짧은 검을 썼고, 죽도도 진검길이와 동일하게 짧은 걸 썼지요. 치바 슈사쿠의 애도도 2척3촌이었는데 치바 슈사쿠의 손바닥 도장으로 봤을때 상당한 장신이 아니었겠나 싶더군요.
  • abu Saif al-Assad 2017/10/24 19:10 #

    현대인들이 무기를 보는 관점은 힘이라서 체격이 커졌으니 더 무겁고 큰걸 써야 한다죠. 그런데 사실 옛날사람들과 지금 사람들 사이에 그렇게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무기의 길이는 신장에 따르는게 아니라 용도와 취향에 따라갑니다. 일본인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신장이 대체적으로 작았지만 남북조시대에는 중후장대한 일본도가 대세를 이룬 적도 있었는데 갑옷이 강화되고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고 또 검을 잘 안 쓰는 사람은 여전히 날길이 69cm이하의 짧은 걸 차고 다녔습니다. 또 일본도가 짧은 대신 두껍고 묵직해서 두께가 8-6mm정도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이라고 골동품을 들으면 쉽게 쓸 수 없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할거에요.

    무기의 숙련은 결국 힘도 관여를 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체조선수와 비슷하게 신경계 적응이나 순발력, 근지구력과 협응력이 가장 중요하며 그래서 우리 그룹에서도 키 160cm대의 멤버도 저보다 더 칼을 잘 씁니다. 마찬가지로 2m가 넘는 괴물이라고 해도 팔힘만으로는 칼을 오래 쓰지 못하고 금방 지치며 위력도 별로 못냅니다. 말 그대로 무슨 신사 봉납용이나 행사용, 오우거 전용이 아닌 이상 역사 속에 남은 유물이나 스펙을 따르는 물건은 다 쓸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Felix 2017/10/24 20:18 # 삭제

    말씀 듣고보니 제미봉법이 떠오르네요. 제미봉이란 '눈썹에 닿을 정도 길이의 봉'을 뜻하는데, 이처럼 신체 일부분을 기준으로 맞춰두면 시대의 흐름에 따른 체격변화에 관계없이 무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르파라존 2017/10/25 12:36 #

    답변해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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