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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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피더 vs 역사적 피더 무장의 세계



용도에 알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건 매우 중요하고 이건 무도구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서양검술계에서 구 ARMA 부국장이었던 제이크 노우드(Jake Norwood)가 HEMA얼라이언스를 창설한 이래 더 안전하게 컴페티션(경쟁) 스파링을 하고자 하는 운동이 계속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하나의 HEMA토너먼트 시장을 형성하였고 사실상 주류 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있죠.


이런 운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없진 않지만 반면 시장이 변질되는 경향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른바 스포츠 피더Sports Feder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군입니다.

HEMA토너먼트는 안전을 보장하는 중장비를 갖추고 스파링을 하며 이것은 어지간한 철검으로는 격렬하게 찌르고 두들겨패도 툭툭 털고 포옹 한번 하고 집에 가는 정도의 방어력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그렇게 강하게 하다 보니 기존의 역사적 스펙을 기준으로 하는 피더로는 부러지고 휘어지며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토너먼트에 맞춰서 더 강해진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게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엔시퍼, 레제니 같은 잘 알려진 메이커들이 그렇고, 최근에는 폴첸도 스포츠 피더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이 제품들이 기존 피더와 비교해서 특별히 무겁거나 무게중심이 앞에 쏠린 건 아닙니다. 중량이나 무게중심은 역사적 피더와 비교해서 특별히 변한 게 없죠. 문제는 질량 분포가 변한 거죠.

역사적 vs 스포츠 피더의 차이

역사적 피더들은 일단 열처리가 탄성이 좋게 만들고, 두께가 5~7mm에서 2mm정도까지 크게 줄어듭니다. 손잡이 쪽에 질량이 몰리게 만들고 손잡이 길이도 길면 35cm정도라 말 그대로 외과 수술같은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죠. 그래서 고속으로 때리다가도 정작 사람을 칠 때에는 멈추거나 타격력이 줄어든다는 거짓말 같은 것이 가능합니다. 또 탄성이 좋기 때문에 찌르기에도 안전하고, 못 멈출 공격 가령 한손 후리기라든가 나가레보시 쉴라이던 등의 공격이라면 옆면으로 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고속 타격이나 안면 때릴 때 옆면으로 쳐주는 건 16세기 검술학교에선 매너의 일부였죠.

반면 스포츠 피더들은 탄성이 좀 덜하게 만들고, 두께가 6~5mm에서 4~3mm정도로 그다지 줄어들지 않습니다. 손잡이 길이나 칼날 디자인으로 무게중심 자체는 별반 차이가 없는데, 두께가 작아지지 않는 문제 때문에 일단 가속이 붙으면 끝에 힘이 실려서 속도를 내면 상대방에게 어느정도 타격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대신 두꺼운만큼 내구성이 확 좋아지고, 탄성이 크지 않으니 중장비를 껴입고 맞았을 때 판정하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탄성이 너무 좋으면 체중을 실은 찌르기를 날렸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강한 베기끼리 박으면 휘어져서 안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탄성 기준은 몇kg의 힘으로 눌러야 칼날이 10cm휘는가 인데, 역사적 스펙을 가진 물건, 가령 단종된 폴첸 피더나 알비온 마이어 등은 3~8kg정도면 되지만 피터 레제니 제품 같은 경우 12~16kg정도의 힘을 가해야 10cm 휘어진다고 합니다. 스포츠 피더가 거의 2~4배 뻣뻣하다는 것이죠!

토너먼트에서 역사적 피더를 쓰면 오래 못가서 부러지고 휘어지고 상대방이 맞은지도 몰라서 인정을 안하고, 역사적 방식 즉 노마스크 스파링에서는 다칠까봐 속도도 안 나오고 좀 실력좀 보이려니 안경다리 부러지고 아파하고 자칫 절제된 찌르기라도 들어가면 아파서 스파링 중단하는 상황에 몰리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피더라고 일단 사고 볼 게 아니라 자신이 속한 그룹이 어떤 방식을 지향하고 어떤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하는가를 인지하고 그에 맞춰서 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군

역사적 피더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완전히 유물을 재현했다기 보다는 두께 감소가 3mm이상, 고속 영역 컨트롤이 가능하고 탄성이 높은 특성을 가진 종류로 선별했습니다. 물론 A&A 피더나 레제니 뮤지엄 레플리카 제품, 폴첸 피더처럼 유물의 스펙을 실측하여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제품들도 있긴 합니다.
Arms&Armour #209 Fechtbuch Sword—Training Grade
Arms&Armour #204 Fechterspiel Sword—Training Grade
Albion Maestro Line "The Meyer"
Regenyei Feder with wide shield - Museum replica
Regenyei Feder with wide shield - Museum replica (리뷰)
Hanwei Federschwert Practice Sword - SH2333 (단종)
Darksword - Federschwert Practice Sword - DSA1702BK
빅터 베르쿠츠 XVI. Century Italian Style Feder – based on original sword size

스포츠 피더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상 HEMA쪽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선택되는 제품들이네요. 강한 내구성과 적은 두께 감소, 타격력과 뻣뻣한 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터 베르쿠츠 Federsword for tourneys and free fights
Regenyei Standard Longsword Feders
Regenyei Trnava Longsword Feders

레제니 트나바 피더는 역사적 유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제품이라 두께 감소가 크고 적당합니다. 다만 칼날 탄성 옵션을 플렉시블이나 미디움 정도로 해놓지 않으면 여전히 뻣뻣합니다. 중량이 크기 때문에 라이트나 심플 버전을 추천합니다.
ENSIFER- Jan Chodkiewicz feder

열거된 메이커 중 레제니와 빅터 베르쿠츠는 칼날의 탄성과 길이에 대한 여러 옵션을 제공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피더 제품군이라고 할 지라도 커스텀을 통해 역사적 피더의 특성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칼날의 두께만큼은 판재를 따서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두께까지 일일이 커스텀을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역사적 피더를 원하신다면 높은 두께 감소, 적절한 탄성을 갖춘 스펙을 가진 기성 제품군을 구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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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김동현dhkim 2017/10/02 00:01 # 삭제 답글

    근데 ARMA 프라이즈 플레이를 보면 스틸블런트로도 엄청난 속도의 대련을 하면서 다들 안 다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던데 (조이 마라모토가 손가락이 나간 적은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것도 뭔가 컨트롤하는 방법이 있는건가요? 역시 HEMA 포럼 가보니 저거 저러다가 머리 안 깨지나 하는 얘기들이 많더군요.
  • abu Saif al-Assad 2017/10/02 01:57 #

    프라이징에선 거진 마스크 장갑 정도는 낄겁니다. 장갑 안끼는 멤버도 좀 있긴 하죠. 컨트롤은 비슷하게 하되 경쟁 스파링인 만큼 조금 더 격하긴 합니다. 프라이징에서 완전 노마스크로 하는 경우는 못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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