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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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계열 타흐리르 알 샴 제2차 하마 전역 개시 시리아 내전



오늘 정오 무렵부터 구 알카에다 소속 알 누스라 전선, 현 타흐리르 알 샴(HTS)가 주도하는 2차 하마 전역이 개시되었네요.

과거 알 누스라 전선 주도의 연합체 정복의 군대(Jaysh al-Fatah)의 대성공 사례였던 2015년 이들리브 전역(정부군 대패, 5000여명 상실 및 이들리브 주 주요 도시인 이들리브, 지슈르 앗슈구르, 아리하 상실 및 시리아 정부 멸망 위기), 2016년 칸 투만 참패(탄약창 손실, 이란군 제65공수특전여단 참패, 알레포 방어 버퍼존 상실)를 재현하기 위해 시도한 2017년 알 카분 전투제1차 하마 전역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대규모의 병력과 물자를 투입했지만 모두 상실하고 땅만 잃어버리고 끝났죠.

이후 HTS는 권위를 잃고 휘하 민병대들이 다른 원리주의 조직인 아흐라르 알 샴으로 귀순하거나 중립을 표방하거나 심지어는 정부군으로 귀순하는 등 난리가 나고 수도 동부 고타 지역에선 내전을 신나게 벌인 다음 어찌어찌 진정되었습니다. 이후 알카에다가 다 해먹는다는 비난을 의식하고 지역 민간 행정기구(반정부 시민단체 간부들이 지역 행정조직을 장악함)와 협력하여 점령지를 토대로 이슬람 에미르 국가를 만들어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박살난 도로도 재포장하고 전신주도 수리하고 위험한 건물도 철거하고 방역 작업도 하면서요. 하지만 아흐라르 알 샴의 끄나풀이 숨어있는지 민간 행정기구에서는 알 카에다 나가라는 식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권위를 다시 세우고 반정부 저항의 확실한 구심점임을 재확인시키기 위해 2차 하마 전역을 준비했습니다.

당연히 시리아 정보부에서는 이를 캐치하고 병력을 이동시켜 결전을 준비했는데, 잠깐 공세가 흐지부지될지도 모르는 일이 생겼습니다.


(9월 18일 터키 이스켄데르에 나타난 터키 군용 차량들)


바로 터키군이 이들리브 북부로 개입해서 HTS를 몰아내겠다고 한 것이죠. 사실 이 구상안 자체는 예전부터 가끔씩 튀어나오던 거라 딱히 이상할 건 없었습니다. 오히려 터키는 시리아 북부 이프린 지역의 쿠르드족을 침공하려고 했는데, 소규모의 교전 이후 러시아 헌병대가 이프린 지역에 주둔해서 쿠르드를 보호하면서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쿠르드가 미국의 지원을 받고 간이 커진 나머지 사우디를 지지하고 시리아 정부를 비난하자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가 터키의 군사행동을 묵인하기로 하면서 위기에 빠졌었는데, 결국 이면의 합의가 있었는지 도로 러시아가 주둔하면서 싱겁게 끝났던거죠.

그래서인지 터키가 자기들이 지원하는 반군(=아흐라르 알 샴)을 이끌고 이들리브를 침공하겠다고 한건데, 이전처럼 그냥 구상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시리아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철도인 이스켄데르 시에서 위와 같은 대규모의 군사장비가 도착한게 목격되었습니다. 이게 터키 언론인 이브라힘 하스콜로울루의 트위터로 올라왔었죠. 즉 이번에는 그냥 말이 아니라 이들리브의 알카에다 계열 조직을 일소해버리겠다 라는 걸로 비추어졌던 거죠. 물론 HTS는 이들리브에 진입하면 전쟁이다 라고 했고요.

그래서 제2차 하마 전역이 미뤄지거나 취소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오늘 정오쯤 해서 공격이 개시되었네요. 공격 개시와 함께 시리아-러시아 공군이 출격해서 올해 4월 4일 사린가스 살포로 난리가 났던 칸 셰이쿤은 물론, 염소가스가 터졌던 알 라타미나를 비롯 반군의 보급 기지로 확인된 모든 곳을 강력하게 공습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반군측 트위터는 사악한 아사드와 러시아가 병원과 민가를 골라서 공습했다고 징징대지만 장사도 하루이틀 보급소라는거 모르는 사람 없지요.

여하간 터키군은 어제 이스켄데르에 하역된 장갑 차량들을 오늘 중으로 시리아 국경이자 HTS장악지역 바로 앞인 하타이 주 레이한르(Reyhanlı)에 배치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HTS가 공세를 개시한 건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흐라르 알 샴과 정부군에게 유리해지는 판이니 차라리 빨리 공세를 개시해서 활로를 열어보자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번 2차 하마 전역은 정부군도 준비를 어느정도 해 놓았고, 또 터키군과 아흐라르 알 샴이 게임 체인저로 움직일 가능성도 높아서 관찰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덧글

  • 제트 리 2017/09/20 05:50 # 답글

    시간이 지나서 그런 가 많은 나라들이 행동에 들어가는 군요
  • abu Saif al-Assad 2017/09/20 05:46 #

    시리아 사태를 내전으로 확대시킨 주역 터키, 카타르, 사우디 셋중 둘은 예멘 문제나 러시아 참전, 이란 문제에 의한 내분으로 직접 개입이 불가능해졌고 터키만이 자기 말을 잘 듣는 꼬봉 아흐라르 알 샴과 기타 이슬람 조직들을 이용해서 시리아 북부에 알박기를 시도하려는 모양입니다. 네오 오스만주의자로 여겨지는 에르도안의 목적이 1912년 오스만 의회에서 규정한 터키 영토의 회복이라면 시리아 북부 전체와 알레포 시를 먹어야 하고, 쿠르드 독립단체 PKK준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리아 영토 내에 말 잘듣는 애들을 내세워 거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요. 어느쪽이든간에 결국 시리아 북부의 영토 일부라도 장악은 해야 합니다. 이미 작년에 수행한 유프라테스의 방패 작전으로 이프린과 만지비의 쿠르드족 연결을 차단해서, 시리아 북부 전체가 쿠르드족에 넘어가는 사태를 저지했지요.
  • 제트 리 2017/09/20 06:08 #

    최근엔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족이 독립에 실패 했더군요. 개인적으론 독립이 되길 바랬거든요
  • abu Saif al-Assad 2017/09/20 06:05 #

    절대 주변국들이 가만히 안놔두리라 봅니다.
  • 제트 리 2017/09/20 06:08 #

    주변 국가들 입장 에서야 당장 위협을 빋을 수 있는 상황 이니 더 그렇겠죠
  • 오렌지 공작 2017/09/20 06:57 # 답글

    아사드가 당장 족쳐야할 반군 놔두고 아까운 폭탄을 병원이나 민가에 낭비할 이유가 없지요.

    하여간 터키도 참 뭐 합니다. 땅도 웬만큼 가졌겠다 닥치고 가만히 있을 것이지 말입니다. 왜 에르도안같은 괴상망측한 놈을 뽑아가지고...
  • 제트 리 2017/09/20 07:14 #

    저도 그렇게 생각 합니다. 터키도 스트롱 맨을 원하다 보니 저런 국뽕 괴물이 뽑힌 거 같습니다
  • 소시민 제이 2017/09/20 08:23 # 답글

    무슨 현대판 30년 전쟁이 되어가는듯한...
    (그때 독일이 개털렸었죠.... 전장이 독일이라..)
  • 발키리 레나스 2017/09/20 16:53 # 삭제 답글

    타흐리얄샴을 보면 옛영광에만 집착하는거 같던군요.한참 리즈인 알누스라때도 완전 장악못한것을 지금 장악하겠다난리피우는 것도 그런고 게다가 현재 시리아군은 내부조직을 상당히 재건한 상태고 보급상황도 전보다 좋아진 상태인데 지금 타흐리얄샴이 시리아군에게 공세를 거는것은 자살행위인거 같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9/20 20:14 #

    내부적으로 민간 행정 기구가 자꾸 알카에다에 반대하고 권위가 떨어져 조직이 이탈해가니 권위를 세우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서 공세를 개시한 것 같습니다.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네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9/20 20:00 # 답글

    이젠 시리아 내전이 아랍만의 세계전쟁으로 가는것 같습니다. 그게 간접적이든, 직접적인 관계가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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