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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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어피 칼집의 장단점 무장의 세계




http://www.tozandoshop.com/CLEARANCE-Antique-2-32Shaku-Bakumatsu-Shinken-S-p/372-e47962.htm

미국의 일본 무도구 판매 사이트 토잔도에 올라운 막부 말기의 진품 일본도인데 통어피 칼집이더군요.

어피는 가오리 가죽이나 상어가죽을 쓰는데 나무를 갈아낼 만큼 튼튼한데 무늬도 볼만하고 또 가격도 비싸고 가공도 쉽지 않아서 내구성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잡는 물건으로 알려져 있죠.

서양은 손잡이에만 가끔 쓰지만 일본에선 기본으로 손잡이 양쪽에 어피를 붙이고 좀 있다 싶으면 어피를 통으로 감쌉니다. 양쪽에만 어피를 붙이는 이유는 어차피 끈으로 가려지니까 비싼 어피의 품격을 저렴하게 보이고자 하는 것인데, 내구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딱딱한 외피를 통으로 감싸주는 것이 손잡이 손상 방지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비싸니까 어쩔 수 없이 양쪽에만 붙이는 것이죠. 그런 비싼 물건을 칼집에 통으로 감는다는 건 보통 돈이 많다는 게 아니고, 또 가공과정도 물에 적셔서 흐물거리게 만든 다음 수축률 다 계산해서 사이즈가 조금 다른 손잡이를 따로 만들어 감아 말리고 진짜 손잡이에 끼우는 식이라 가공비도 많이 듭니다. 이러니 품격-돈자랑-실용을 다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다만 단점도 명확합니다. 다 좋은데 물에 적시면 흐물거리는 특성 때문에 비가 많이 오거나 수중에서는 순식간에 난리가 납니다. 일본 해군육전대는 해군 제식의 양손세이버를 사용했는데, 1932년 제1차 상해사변에서 상륙전을 벌이다가 칼집의 어피가 흐물거려 벗겨지고 칼집 틈새로 바닷물이 새어들어와 칼날에 녹이 심하게 쓸어버린 참사가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http://pds19.egloos.com/pds/201006/08/02/c0063102_4c0dcfd571ee1.jpg


그래서 사진과 같이 육군용 철제 칼집을 구해다 쓴 사례도 확인됩니다. 집이나 베기장에서 고이 모시고 다닐 거면 통어피 칼집 매우 좋지만, 우천시와 같은 야전 상황에서는 오히려 삼베 감고 카슈칠한 것보다 내구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관리가 아예 안되면 수분이 빠져나가 말라붙어서 과하게 수축되어 여기저기 갈라지고 찢어집니다. 18세기 유럽 스몰소드나 중국검 등을 보면 가끔 칼집도 통어피로 만든 경우가 있는데 관리가 안된 경우 칼집 겉이 산산히 분해되고 떨어져나간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도 중에서도 관리가 안된 경우 손잡이의 어피가 지나치게 수축되거나 분해된 경우를 볼 수 있지요. 진짜 야전용으로나 장기 무관리 보관에 사실 천연재료 치고 약점 없는 게 없습니다만 어피는 그중에서도 강한 내구성 때문에 좀 단점이 가려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덧글

  • 자유로운 2017/06/17 22:19 # 답글

    역시 관리 못하면 골치아프군요.
  • 해색주 2017/06/17 22:47 # 답글

    음... 저게 뽀대는 좀 나기는 한데 실전에서는 위험하겠죠.
  • abu Saif al-Assad 2017/06/18 00:06 #

    정상적인 실전에선 괜찮습니다. 플라스틱과 비슷한 물성이라 튼튼한건 좋은데 비가 오거나 하면 문제가 되는거죠. 게다가 비율 맞추려면 목제 코어를 어피 두께만큼 얇게 만들어야 하니 비가 오든지 하면 어피가 못버텨주고 얇은 목제코어에 힘이 다가니 비왔을때 구르기라도 하면 끝장나는거죠.
  • 오렌지 공작 2017/06/17 23:32 # 답글

    그리고 목재가 시망인 상태일때 들어내기가 골룸ㅁ....'ㅁ'
    그러니 여러분은 어피칼집을 멀리하시고 플라스틱 칼집을... 읍읍!
    근데 어차피 현대에 와서는 진검은 장식용 이상 이하도 아니다 보니까 의외로 상관 없을 듯 하군요.

    그나저나 해군이 그랬으니 육군이 잘근잘근 씹어댔겠군요.
  • abu Saif al-Assad 2017/06/18 00:08 #

    품격과 외관을 버리고 온리 실용성만 놓고 보면 플라스틱 칼집이 낫지요. 폴첸이나 혼슈 등에서 나오는 택티컬 카타나/와키자시가 그런데 칼집이 말도 못하게 얇으면서도 튼튼하고, 물빠지는 구멍도 있어서 칼집이 물에 잠겨도 쉽게 말려서 쓸 수 있습니다. 목제칼집이 바닷물에 쩔으면... 미쳐버리는 거죠.
  • 오렌지 공작 2017/06/18 01:02 #

    뒤틀리고 갈라지고 일어서고... 특별히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피눈물이 뚝뚝.... 역시 기술발전의 승리입니다.
  • 나이브스 2017/06/18 11:27 # 답글

    관리가 생명이군요.

    근데 전 개인적으론 어피는 뭔가 이상해서...
  • abu Saif al-Assad 2017/06/18 12:39 #

    저 칼도 칼집과 손잡이의 컬러링이 대칭이 안되어서 좀 따로노는 감이 있죠. 통어피 칼집을 쓸거면 조선환도처럼 손잡이까지 통어피로 가는게 통일성을 줘서 좋은 것 같습니다.
  • 오렌지 공작 2017/06/18 13:02 #

    조선 풀 어피 환도... 그거슨 로망
  • weihrio23 2017/06/18 15:22 # 삭제 답글

    근데 일본 갑옷들은 무슨 재질로 만들어진건가요? 찰갑이야 쇠일 것 같은데 좀 더 후대의 갑옷들은 엮는게 아니라 통짜식 투구나 흉갑을 입던데 그것도 쇠인가요? 반짝반짝 칠 되 있는 것도 그렇고 왠지 느낌이 나무로 만들었을 것 같은 느낌인데 나무로 갑옷을 만들진 않았을 것 같고; 쇠라기엔 쇠가 저런 질감이 나오나 싶고
  • Enl 2017/06/18 20:44 # 삭제

    철에 옻칠합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6/18 23:15 #

    철, 가죽에 옻칠합니다. 다양한 컬러로 칠을 하죠. 습한 일본의 기후 특성상 방도가 없습니다. 통짜로 보이는 것도 철판을 리벳팅하고 머리를 갈아내어 매끈하게 만든 다음 칠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플라스틱처럼 보이기도 하죠. 병사들에게 영주가 빌려주는 지급품 중에는 종이로 만든 것도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종이라곤 해도 질긴 전통종이를 두껍게 발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방어력이 좋습니다.
  • 오렌지 공작 2017/06/19 00:14 #

    그래도 저는 철로 만들었다곤 해도 수입철이 아닌이상 좀 불안했을 것 같습니다. 사철이 주요한 금속이었다고 하니까요. 혹시 철퇴나 편곤, 카나보 같은 질량병기로 뙇 하면 박살나는게 아닌가 싶어서...
  • abu Saif al-Assad 2017/06/19 00:35 #

    불순물 제거 다 했겠죠. 안그러면 쓸 방법 자체가 없는데..
  • 오렌지 공작 2017/06/19 00:44 #

    그렇다면 조선이나 중국보단 훨씬 더 고생스러웠겠군요. 조선이나 중국은 그냥 질 좋은 철괴를 가져다 뚝딱뚝딱 만들면 그만일 테니까요. 일본도 철괴로 유통했는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불순물 제거라면 접고 망치로 찍어대서 만드는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 ㄹᆢㄴ 2017/06/19 03:04 # 삭제

    중국과 조선은 옻칠을 하거나 은도금해서 고생스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 어헛 2017/06/19 08:11 # 삭제 답글

    일본도 청나라등지 에서 철괴수입 많이 해다더구만요.
  • nsm9574 2017/06/24 00:08 # 답글

    그러고보니 조선시대 왕을 호위하던 운검이 든 운검(직책 이름이자 검의 이름이기도 했다죠?) 유물을 보면 저렇게 검집이 통어피로 된 유물이 있는데 아무래도 야지에서 험하게 구르는 것보다는 궁중에서 왕과 같은 중요인물을 호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무사들이 들고 다니는 검은 내구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통어피 검집을 선택한게 아닌가 싶네요

    반면에 국경지대와 같은 야지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단가도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된 내구도 문제때문에 주로 목재로된 검집을 주로 썻겠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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