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마 전선을 정리하느라 고생을 거듭하는 타이거 소장입니다. 옆에 있는 모히칸머리는 친정부 리포터 "샤디 할위"로 민주화운동 초기에는 방송중에 반정부 시위대가 퍽치기하고 도주하는 봉변도 당했고 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예방할 정도로 친정부 보도에 앞장서는 사람이죠. 애초에 방송국 리포터니 당연하다고 하겠지만요. 이 사람은 종군 리포터로써 온갖 전선을 돌아다니면서 현지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타이거 소장은 본격 취재 전에 리허설하는 모양인데 처음에는 카메라 나온다고 가오 잡다가 눈에 점점 힘이 풀리면서 카메라 앞에서 굳어지는 특유의 증상이 나오네요. 그리고 피곤&짜증도 느껴집니다. 헤즈볼라&이란군&국가방위대가 죽을 쑤는 가운데 반군의 택티컬 돌파를 정면에서 받아내 저지하고 지금은 하마 전선의 반군 방어선을 붕괴시켜 점령지 확대에 나서고 있는 장본인이니까요. 이 양반의 전설적인 활약상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마 전선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하자면 시리아 중부의 도시 하마는 하마 주의 주도이며 1980년대 무슬림 형제단이 이슬람 원리주의 건설과 이교도 학살을 방해하는 세속주의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시리아 정부군의 강력한 진압에 박살이 난 전력이 있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일찍이 반군에게 대부분이 장악당한 전력이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내전 기간중 정부군이 잘 장악하고 있던 곳이었으나 이들리브 주 근방의 지역은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 점령당한 상태였지요. 2017년 3월 23일 반군의 주력인 알카에다 계열 샴 해방기구(Hayyat Tahrir al-Sham, HTS)의 작전 지휘를 중심으로 라이벌 관계인 아흐라르 알 샴이나 기타 반군들이 모조리 참여하는 대 공세를 개시했습니다. 작년 겨울 반군의 수도 알레포 시를 잃는 대패와, 이후 1월달 원리주의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내전 이후 분위기를 일신할 정부군에 맞선 대승리가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먼저 수도 다마스쿠스 근방의 알 카분, 조바르 지역에서 대공세를 펼쳤으나 사실은 조공이었고 진짜 주공이 3월 23일 개시된거지요.

하지만 병력이 부족하여 한곳을 뺏으면 한곳이 밀리던 2015년까지의 정부군 신세와는 다르게 수도권의 반군 포위지역도 대부분 정리되었고 알레포 대승을 통해 예비병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곧바로 증원이 파견되어 방어선 구축에 성공했고, 타이거 부대가 IS와의 전투를 급히 마무리하고 하마 전선으로 급파되었습니다. 여기를 중요시하는 이유가 타이거 부대는 하마 주의 세금을 자기들이 걷어서 군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하마 주를 잃으면 타이거 부대도 망하는 거죠. 뭔가 군벌스럽긴 하나 시리아 정부가 전쟁으로 치안과 민간행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지자 일종의 군정체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하간 타이거 소장과 부대는 반군의 전과 확대 시도를 계속해서 막아내었고,
반군은 이번에야말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했기 때문에 병력이란 병력은 되는 대로 긁어모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후방의 보급기지 역할을 하는 알 라타미나, 칸 셰이쿤 등의 소도시에 시리아/러시아 공군의 맹폭이 이뤄졌고, 특히 칸 셰이쿤은 사린가스 공격 사태로 시끄럽기도 했지만 트럼프가 노발대발하고 토마호크 미사일을 쏘아대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공습이 이뤄졌습니다. 결국 반군은 보급물자가 터지거나 예비대가 소모되는 사태를 감당하지 못하고 공세 지휘부인 HTS는 전국의 반군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까지 갔습니다.


이번 공세가 끝나면 타이거 소장은 수도 다마스쿠스 전선으로 출병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째 시리아 정부의 숨통은 이 양반이 다 틔워놓네요. 과로가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전후 각지에 난립한 친정부 무장단체를 정리하는 것도 큰일인데, 이미 그것을 위해 러시아가 직접 훈련시킨 5군단이 준비되어 있고, 이 타이거 부대도 러시아가 최신 장비와 무기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전후 처리를 위해서도 착실히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벌써 6년동안이나 반군 지역이고 거대한 땅굴 네트워크가 형성된 상황이라 사실상 스탈린그라드를 능가하는 수준의 지옥같은 시가전 환경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답은 여기 배후지 역할을 하는 동부 고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해야만 반군을 말려죽일 수 있지요. 타이거 소장이 무슨 수로 이 난제를 해결할지 기대가 됩니다.
덧글
그래서 타이거 장군이 아사드에게는 회심의 카드이고 자신의 정책을 계승할 사람인거죠. 젋고 유능하며 주류에 끼지 못했던 사람이 아사드에게 직접 발탁되어 특권을 부여받아 연전연승을 거두고 그의 사병화된 타이거 부대는 시리아 전군에서 특급 인재만 싹싹 긁어모았죠. 러시아가 창설하고 훈련까지 시켜준 최정예 5군단, 공화국수비대와 제4기갑사단과 더불어 전후 정부 내에서의 정쟁에서 아사드를 받쳐주고 지방에 할거한 군벌들을 확실히 끝내버릴 아사드의 카운터 파트입니다. 숙청할 이유도 없고 숙청할 수도 없고 숙청하면 큰일나는 존재인거죠. 타이거는 알라위파인데다가 충성심도 강하니까요. 아무리 타이거 부대가 강하다 한들 시리아의 구심점 아사드와 바트당이 받쳐주지 않으면 명분도 없는거고요.
결국 아사드에 충성을 다하며 차기 시리아 대통령을 노리게 될 겁니다.
땅굴이란게 문자 그대로 땅굴인건가요?
시가전 교범이 다시 쓰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