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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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vs 실전 전술적 관점

당연히 시합이 훨씬 어렵다 ㅎㅎ 왜냐하면 실전은 아무리 날카로운 칼이라도 적은 궤적이나 칼끝으로 치는 걸로는 의미있는 손상을 주기가 힘들기 때문에 큰동작 위주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주 타격부위도 확실하게 싸움을 끝낼 수 있는 손가락 손등 팔 어깨 머리로 이어지는 상체 바깥쪽 라인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배라던가 허벅지 등도 베긴 할 수 있는데 한방에 끝낼 수 있는 저지력을 갖기 어렵고 상대방의 운동능력을 상실시키지도 못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찌르기도 마찬가지로 상대가 내장 손상으로 죽기는 쉽지만 저지력이 강하지 못해 마지막 한방 더 칠 수 있기 때문에 찌르기나 배치기 다리치기는 확실하게 상대방의 공세를 저지하거나 피하거나 빠져나갔을 때에만 인정하고 어지간하면 그냥 안때리게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도 원래는 허리는 잘 치지도 않고 다리는 그냥 치지도 못하게 했다고.

도검이 생각보단 위력이 강하지만 힘과 궤적이 없으면 생각보다 위력이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크고 강하게 치는 것이 기본이라 이런 동작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인지능력 하에서 포착이 쉽고 대응하기 편하다. 그리고 어차피 맞으면 안되는 부분도 뻔하기 때문에 이런 거까지 포함하면 더 쉬워진다.

그러나 시합은 이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진다. 보통 내부에서 하는 시합, 스파링은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규칙을 만들어서 그걸 지키면서 시합을 한다. 어설픈 타격은 아예 안맞은 걸로 친다던가 다리를 치면 엄중히 경고를 준다던가 아예 격자부위를 정해서 거기만 인정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하지만 자존심이 걸린 타류와의 시합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일단 어디가 됐든 맞긴 맞는다면 사람들 보기에 왜 저놈은 맞고도 인정을 안해? 라는 반응도 엄청 신경쓰이거니와 자기 스스로도 맞으면 인정 안할 수도 없고 또 상대방도 너도 맞았다고 우기기 시작하면 할말이 없어진다.

이게 중첩되다 보면 결국 타격 부위는 전신이 된다. 그리고 큰 동작은 점점 안하게 된다. 맞으면 일단 인정해야 하고 실전이 아니라 저지력을 측정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큰 동작은 이제 방해만 된다. 작은 동작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쓸모없어서 안하던 공격들이 등장한다.

가령 배나 다리치기는 나름의 위험성이 있어서 잘 안했지만 일단 먼저 때리면 인정하니까 다들 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안때리다 보면 머릿속에서 때린다는 생각 자체가 지워져서 그부분 방어도 소홀하게 된다. 그리고 찌르기도 사실 멀리서 빠르게 찌르는 것만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저지력을 가지려면 칼날 절반 정도는 관통을 시켜야 되기 때문에 사실 베기보다 사정거리가 짧다. 내가 잘 쓰는 것 중 하나가 길게 찌르는 상대방 팔을 내려치는 것이기도 하고. 멀리서 콕 찔러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데다가 거리가 길면
상대방에게 베기로 머리나 팔을 쳐맞기도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합이 되면 끝부분으로 쿡 찌르기만 해도 인정 안할 수가 없기 때문에 찌르기의 비중이 확 늘어난다.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어 대박을 친게 유강류(다리치기)와 오오이시 스스무(허리치기, 찌르기)다.

한마디로 실전은 큰동작에 격자부위도 제한되지만 시합은 작은동작에 격자부위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워지는 것. 그러니까 훨씬 힘들어진다. 그래서 실전vs시합은 시합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진검술로 시작해도 실전이 없는 이상 시합이 실력을 겨루는 분출구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럼 늦던 빠르던 시합술로 바뀌어가는 것은 도리가 없다. 이걸 강력하게 규제하여 대련을 어디까지나 진검전투의 시뮬레이션으로 제한하던지 아니면 아예 대련을 안시키던지 아니면 시합의 현실을 인정하고 시합술에 맞춰서 변질시키거나 아니면 진검술과 시합술을 양립시키던지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거에 대한 결론은 다들 제각각이다.

덧글

  • 자유로운 2017/04/21 22:06 # 답글

    하긴 실전에서 쓸모 있는게 대회에서는 의미 없던가 반대도 있으니 하시는 분들도 골치 많이 아프겠습니다.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4/22 00:05 # 답글

    흐흐 전습대출범만을 기다려야겠군요!
  • abu Saif al-Assad 2017/04/22 00:34 #

    만일 ARMA내부에서 일본도 연구를 한다면 ARMA 虎山支隊가 될 것이라 이름도 내심 정해놓았습니다 ㅋㅋ 토야마의 호산(戶山)과 도라야마의 호산(虎山)의 한글발음이 같은 걸 이용한 중의적 말장난이죠.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4/22 05:26 #

    호,호산지대! 뭔가 플라잉 타이거즈스럽....
    아니면 무슨 산악병으로 들릴 것 같습니다.
  • 모아김 2017/04/22 00:26 # 삭제 답글

    현대검도의 실전에서는 안나올것 같은 코등이 싸움, 몸받음, 퇴격이 어떤 과정에서 카타가 변형되어 나타났는지를 고찰하니 그럭저럭 알아먹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동작 치기 같은 경우에는 작은동작 손목은 아예 시현류의 오의이기도 하지요. 작은동작 머리 같은 경우에는 머리치기와 찌름이 복합된 것으로 보면 될것 같네요. 쭉쭉 뻗는 것은 큰동작도 매한가지이지만 작은동작 머리에서 그 특징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정촌쥐어주면 그냥 큰동작이 나올것 같구요.

    검도 68수와 대태도 60본의 관계도 그렇고 의외로 대부분의 카타가 손목이랑 머리를 노리지 어깨를 노리는 카타가 일본검술 전체를 통틀어도 그렇게 많지 않네요. 케사기리로 유명한 시현류도 대개 손목을 노리고요

    머리를 칠수 있으면 어깨를 칠수 있으니 생략해도 상관없고, 갑상부도 허리칠수 있으면 상관없지요. 기존 검도의 동작들이나 68수를 보니까 검선도의 추가된 부위들은 사실 검리를 카타를 통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면 제껴도 되지 않나 싶더군요. 시합칼이 검리적으로는 어떤 카타, 동작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가르쳐주는것을 요즘 도장은 안하는게 아쉽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4/22 00:56 #

    즉 시합칼이라 불리는 부류도 생각보다 고류에서 중시한 경우도 있고 진검 기술에서 발전 변형된 경우가 있다는 것이네요. 사실 롱소드 토너먼트의 시합칼도 아예 기존 기술과 연계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미 변형이 상당하고 내려치기가 아닌 칼끝을 수평으로 밀어서 치는 것이라 위력상 의미는 없죠. 최소한의 내려치는 포물선은 그려줘야 하는데 말이죠. 롱소드 시합칼은 아주 낮은 봄탁을 두어 빠르게 밀어치려고 하고 상대의 손치기에 대응하려는 타입이 가장 많죠. 머리베기는 기본적으로 교전이 높게 이뤄질 때 가장 상대에게 빠르고 길게 들어가고 제대로 뻗어 치면 상대의 공세를 튕겨내며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중요시여겨진다고 생각됩니다. 롱소드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쓰이지만 그보다도 크론 바인딩을 만들어 방어할 수 있고 좌우 어느쪽이든 2차 공격을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연계해나갈 수가 있는 즉 경우의 수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도 쓰이죠. 저야 일본쪽에 대해 제대로 아는 건 없지만 검도 등에서 머리치기가 많은 이유는 제대로 된 높은 베기 중에서 방어적으로나 공격적으로나 제일 낫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중심을 확실히 지켜내면서 머리를 치면 상대가 머리를 쳐와도 밀어내면서 일직선으로 가장 빠르게 이길 수 있으니까요.
  • 김동현dhkim 2017/04/22 00:56 # 삭제

    검도는 스포츠성이 강하니까요. 일본에서도 본은 승급심사 때나 한다네요.
  • uiu 2017/04/22 03:11 # 삭제

    저도 느꼇던 부분인데. 예를들어 누름 손목 같은 경우 타이밍이 늦으면 머리로 칼이 날아오는데 손목을 치는 황당한 동작인데..이게 진검이라고 치면 크게 들어올렸을때 위에서 잡는 카타에서 흔히 나오는 동작이거든요. 이런식으로 뭔가 좀 역추적하면 다 말이 되긴 합니다. 물론 이렇게 변형된게 사이프님 말씀대로 곧바로 진검으로 이어질수 있냐 하는건 다른 문제이긴 한데..
  • 모아김 2017/04/22 21:48 # 삭제

    38죽도는 길다보니까 요즘 중단은 옛날 일도류 정안과 하단의 중간에 가깝습니다. 옛날 정안은 좀더 높고, 하단은 손목이 내려가지 않고 지면과 평행하지요. 검이 길어지고 정안이 약간 낮아지다 보니 손목을 치려하다 보면 오히려 헛점을 드러내니까 아예 머리를 노리는 식이 된것 같습니다. 머리가 제일 멀기 때문에 치기 어려우니 기본이자 오의로서 중요시된것도 있겠지요.

    도장에서 머리-찌름의 연속기술을 쓰면 그게 오노파 일도류 대태도 1본목, 히토쓰카치인거고, 머리-머리나 머리-머리-손목은 후타쓰카치 변형, 키리카에시, 눌러 찌름은 2본목 무카에쯔키迎突인거지요. 이를 검리에 맞춰서 하면 검술이고 그냥 하면 죽도 작대기 싸움이 되는 거지요.

    일도류 대태도 60본의 의해를 보면 우리가 보기에 깨작거리고 거지같은 검도의 중단 다툼의 심리싸움이 다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제외하고 순전히 일도류의 기술자체를 분해해본다면 의외로 키리오토시, 우끼, 하리 , 스리아게, 무카에쯔키 등 몇개 안되고, 모르는 사이에 검도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기술들이 많네요.

    지금 다시 보니까 검도의 검리 엣센스는 일본검도형에 다 응축이 되어있네요. 이를 풀어서 설명이 안되어 있으니 고류의 카타 연구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 uiu 2017/04/22 03:01 # 삭제 답글

    사람이란게 무술을 오래 하다보면 호승심도 생기고 겨뤄보고 싶어지고 실력 자랑도 하고 싶어지는 법이죠..대련 없는 무술들 보면 각기 나름대로 오래 한 사람들이 가오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게 어쩌면 이런 승부욕에 대한 배출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4/22 05:50 #

    그런 무술들을 보면 오랜 수련에서 나오는 동작에서의 기품이나 힘 전달에서 나오는 격파, 또는 기술적 원숙에서 나오는 기술연습에서의 압도적 숙련도 피로, 내지는 검리를 천천히 조금씩만 공개해서 오래 한 사람이 아니면 향유할 수 없는 비밀의 공유, 경력이 싾이지 않으면 어떤 수련은 절대로 못하게 하는 단계별 참여
    방식 등 여러 방식으로 장기간 한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트가 유지되도록 되어 있더군요. 정히 안되면 신비적 오컬트적 요소를 도입하거나 철저한 봉건식 수직구조를 도입해서라도요. 다들 이런 요소들을 적당히 복합시키는데 대련이 불가능하다보니 완전 엉터리라도 그냥 믿고 따르는 사이비 집단이 되는 경우가 좀 있게 되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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