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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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 Korea 로마군 출병 취미생활백서



오늘은 방문자 분께서 로마군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루리웹에서 로마사 TS만화를 그리시는 분이시더군요. 로마 장비들은 상상 이상으로 품질도 좋고 볼 만했습니다. 특히 저 팔보호대 마니카는 꼭 가지고 싶다는 느낌인데 움직임도 거의 방해하지 않고 저거만 있으면 검투사도 잘하고 로마도 잘하고 파르티아도 잘하고 사산도 명나라도 잘하고 못하는게 없는데 참 좋다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투구도 상상외로 좋았습니다. 저 장식같은 건 사실 손잡이라서, 저걸 잡고 투구 앞을 잡으면 씌워줄 때 밸런스 있게 올릴 수 있더군요. 그리고 역시 옛날 방식이 제일 좋습니다. 머리에 패드를 따로 쓰고 뺨 보호대와 뒤쪽으로 연결되는 끈을 묶으면 큰 투구인데도 불구하고 머리를 숙이거나 이리저리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고 정확하게 고정됩니다. 사실 얼마나 고정이 잘 되겠는가 했는데 상상 이상입니다. 황동 장식이 많아서 장식성도 뛰어나고요.

스큐툼도 상상외로 튼튼하고 좋습니다. 생각처럼 무겁지도 않거니와 손잡이를 잡으면 방패가 자연스럽게 곧게 서도록 무게중심이 맞추어져 있고 여러 멤버들이 투핸더로도 쳐보고 글라디우스로도 찔러봤는데 합판도 두꺼운데 겉에는 거친 마 직물이 씌워져 있어서 튼튼합니다. 왠만큼 찌르고 들어갔는데 뒤쪽은 뚫고 나올 기미도 없고 강한 타격에도 끄떡이 없더군요. 솔직히 철방패 어설픈 거 사느니 스큐툼 사는게 몇배는 나아 보였습니다. 방패가 크다 보니 대체적으로 상대하기 힘들고요. 저걸 어떻게 이기냐 싶기도 한데 그래도 스큐툼이라고 해도 말도 안되게 큰건 아니라서 머리에 페인트 주고 다리 베는 걸로 어떻게 해볼 순 있었습니다. 상대가 투구와 다리갑주를 입었다면 그냥 자살하는게 낫겠고요.

로리카 세그먼타타도 굉장히 유연성이 뛰어나고 좋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운반과 보관이 매우 편리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건 주로 유물이 보조병들 주둔지에서 발견되고 정규 군단병은 사슬갑옷인 로리카 하마타를 주로 입었다고 하더군요. 위대하신 정규 군단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로리카 하마타도 물론 보유하고 계시고, 필룸을 로리카 하마타에 던져봤더니 뚫리지도 않고 필룸이 휘어졌다고 합니다.

여하간 이런 로마 장비들을 보니 이전부터 생각하던 검투사 장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게 가더군요. 검투사 투구나 마니카 같은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곤 있었으나 검술에 집중하는 처지이고 이미 인도-페르시아나 러시아 장비를 장만했다가 결국 처분한 적이 있어서 그냥 생각으로만 끝냈었는데 사라진 열정에 불이 지펴지는 것 같습니다. 중세 검술가로써의 상징적인 장비인 15세기 보병 장비의 장만이 끝나면 한번 과감하게 도전해볼만 한것 같습니다.


덧글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1/08 21:58 # 답글

    오오 오오오오오오

    이겋은 마치.....!
    대단하군요! 뭔가 매우 신선한 느낌입니다. 혹시 스파타는 없었나요? 로마군이라니, 생각만큼이나 대단합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1/09 03:15 #

    스파타는 없었지만 원래 글라디우스가 저게 디피카건데 디피카같지않게 품질은 괜찮았고, 알비온 것도 있었는데 방패에 찍었다가 날이 살짝 나갔다더군요. 아쉬운 부분이죠. 집에 사리사도 있고 그리스 장비도 있으시다네요.
  • 레이오트 2017/01/08 22:04 # 답글

    저것 봐. 엄청난 장비야.

    아, 그렇군.

    MARCH...
  • 435435 2017/01/08 22:10 # 삭제 답글

    저 마니카의 리벳은 어디에 고정되는거죠?

    또 얼마나 팔을 구부릴수 있으셨는지요?
  • abu Saif al-Assad 2017/01/09 03:16 #

    팔은 일반인 팔 구부리는 것처럼 가능합니다. 제 경우 움직이는데 지장도 없었고 좋았습니다. 역시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괜히 많이 쓰인게 아니다 싶더군요.
  • 자유로운 2017/01/08 22:54 # 답글

    동사원형님 만나셨나 보네요. 그분은 로마에 대해선 상당한 전문가시죠.
  • abu Saif al-Assad 2017/01/09 03:17 #

    네 맞습니다.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갑주무기쪽으로 신경쓴지도 저도 오래되어서 고향에 돌아간(?)느낌이었어요.
  • 00002 2017/01/09 08:25 # 삭제 답글

    저... 만화는... ;;

    "좋아 가이우스! 튜닉을 벗고 따라와!"
  • 모아김 2017/01/09 10:24 # 삭제 답글

    1. 로리카 세그멘타타의 철갑을 보면 고딕 플레이트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통짜 흉갑말고 흉판+플라카트 구조나 등판의 철갑을 리벳으로 연결해서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는 게 말입니다. 흉판+플라카트 구조를 좀더 다층으로 연결해버리면 되게 비슷할것 같네요. 고딕 플레이트 아머도 로리카 세그멘타타 처럼 여행가방 안에 넣어다니는 것은 간단할것 같은데 착용했을 때 유연성은 어떨까요? 앞뒤로 벌어지냐, 양옆으로 벌어지냐의 차이지 두 갑옷 사이 그렇게 다른것 같지 않습니다. 실제로 보신 바로는 어떻습니까?

    2. 다키아 전쟁 때 그리브랑 마니카를 팔다리 보호를 위해서 착용했다고 알고있는데 고대서양세계에서 전완부 보호구가 그리브처럼 통짜로 된 금속 보호구가 없었던 이유는 뭘까요? 더 이전의 패노플리아 묘사에는 있던데 호플리테스 이후를 묘사한 그림에서 팔보호대가 그려진게 없는것 같네요. 영화에서는 주로 가죽제의 전완부 보호대를 착용한 것으로 나오는데 의외로 회화나 조각에서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회화나 조각에서 간간히 나오는 가죽제의 전완부 보호대는 세스투스가 있습니다만, 전투에서 쓰지는 않았던것 같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Boxer_at_Rest

    3. 로마 기병들이 galea 투구에 경첩으로 마스크를 단 모습이 후대의 armet투구와 비슷하게 보이네요. 양옆의 턱보호대와 마스크로 얼굴전체를 보호하는 구조가 armet의 착탈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유래한 것일까요 후대에 독립적으로 발생한 것일까요?
  • abu Saif al-Assad 2017/01/09 22:40 #

    로리카 세그만타타가 유연성면에서는 훨씬 낫습니다. 가슴부터 아랫배까지 전체적으로 라미네이트 구조라서요. 그에 비해 고딕 플레이트 흉갑은 아랫배 밑쪽만 라미네이트 구조이지 전체적으론 판 구조라서 유연성은 떨어집니다. 다만 16세기에는 플레이트 흉갑도 라미네이트 구조가 나옵니다.

  • 동사원형 2017/01/09 19:09 # 삭제 답글

    제 장비들을 맘에 드셔하시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해져서 기분이 좋네용. 오홍홍 ^ㅂ^

    비가 와서 뭔가 제대로 많이 듣지는 못했던것 같지만 말씀주신 리히테나우어식에 대한 설명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디 다음에 기회가 다시온다면, 그때는 제가 몸이나마 제대로 가눌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ㅠ
  • ㅣㅐㅣ 2017/01/09 20:35 # 삭제

    저 마니카는 철판끼리 리벳으로 고정하신건가요?
  • abu Saif al-Assad 2017/01/09 22:41 #

    네. 다음에는 사리사도 한번 기대해보겠습니다.
  • 철심오크 2017/01/11 12:08 # 삭제 답글

    아니 설마 저 로리카 세그만타타...직접 제작하신 겁니까 우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 K I T V S 2017/01/12 22:14 # 답글

    동사원형님이셨군요... 크.. 토가를 입고 만나뵙고 싶사옵니다...ㅠㅠ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1/19 07:52 # 답글

    저 스쿠툼 혹시 로드 오브 배틀스의 물건인가요?
  • abu Saif al-Assad 2017/01/19 20:04 #

    나중에 찾아보니까 디피카 제품이더군요. 디피카에 대한 선입견을 초월하는 품질이었습니다.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1/19 20:06 #

    아니잇 디피카라구요오?
    역시 진격의 인도ㅂㄷㅂㄷ
  • 동사원형 2017/01/20 20:40 # 삭제

    파손이 예상되면 값싼 걸로 들고가는거시 최고입니다 b
  • abu Saif al-Assad 2017/01/21 00:37 #

    동사원형// 보고 혹해서, 디피카 방패에 진심으로 좋은 인상을 갖게 됐습니다. 디피카 카이트쉴드 사서 끝에 창날 끼워서 임브라차투라로 개조해서 15세기 이탈리아 보병방패로 써도 되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더군요.
  • 동사원형 2017/01/21 16:56 # 삭제

    아부 사이프// Deepeeka's Linen and Hide-covered shields are now much improved and are acceptable for use.
    해외 리인액터의 디피카제 방패에 대한 반응입니다. 그리고 저도 이정도면 (가성비적으로)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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