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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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 Korea 20170101 1단계 공방과 최초의 레이피어 스파링 고전검술훈련Old-swordplay



이제는 스파링에서도 제가 라인 뺏기라고 표현하는 기리오또시 타입의 1단계 공방이 나오고 있음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원래 매뉴얼에서 다 언급하고 있던 부분인데 번역본을 직접 보고 연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부분이죠. 피터 폰 단직을 사칭해서 매뉴얼을 쓴 15세기의 정체불명의 리히테나워류 검객에게 감사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달리 보면 리히테나워류가 전승되고 있었다면 이미 처음부터 다 배웠을 내용인데 중세 독일어를 몰라서 좀 멀리 돌아왔다는 아쉬움도 듭니다. 사실 어찌 보면 전승자가 현존하고 있었다면 다른 장애물이 있었겠죠. 내제자가 아니면 일부러 뭔가 빼먹고 전수하거나 고액의 수수료를 내야 숨겨진 연결고리를 구입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던가...

여하간 올드멤버들은 신체적으로 다 준비가 되어서 그런지 적응기간도 필요없이 금방 스파링에서 전개를 합니다. 평은 이전에는 좀 멀어지면 위험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직 불안하기는 해도 분명히 방어의 비밀이 존재한다고 해요. 운전할때 처음엔 불안하지만 잘 하면 문제없다는게 보인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역시 사료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이것도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보안경과 라이트스파링용 글러브를 필수장착하면 노마스크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제일 위험한게 상대 칼 쳐내고 칼끝을 두었을 때 상대가 들어오다가 찔리는 것이거든요. 자기가 찌르는 문제도 있긴 한데 그건 르네상스 시대 규칙대로 찌르기 엄금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상황에선 찌르지 않는 매너를 고착화시키면 되겠죠. 1단계에서의 손방어를 완벽하게 체득한다면 라이트스파링용 글러브도 필요없게 되겠고요.

3분 40초부터 레이피어 공방이 시작됩니다. 사용장비는 폴첸 프랙티컬 컵힐트 레이피어고요. 사실상 제대로 이뤄진 최초의 레이피어 스파링인데 생각과는 달리 공방이 잘 이루어져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처음 스파링 치고는 레이피어 검리대로 잘 운용되었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스파링하니 자연스럽게 칼끝에 대한 경계심도 늘어나고 왼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방어하지 않고는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버리기 어렵더군요. 그러니 사료에서 나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공방이 됩니다. 아직 처음이라 사선보법이나 볼타 같은 것은 나오지 않지만 이것도 옛날 사료에 나오는 대로 레이피어 끝에 천으로 감싼 안전 팁만 장착하면 맨얼굴로 해도 크게 다칠 일은 없어 보입니다.

4분 41초부터는 잠시 스페인 데스트레사 타입의 방식을 써봤습니다. 데스트레사가 기하학적 수학적 요소로 자신을 치장하고 있지만 핵심은 이탈리아식의 깊고 강하고 부자연스러운(런지 같은) 공격적인 타입에 대비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사선, 볼타의 보법으로 이탈리아식을 이기는 카운터 검술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시키는 대로 따라하니까 왼손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막아내고 반격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보면 베기도 나오는데 데스트레사는 상대방이 깊게 들어와 내가 못찌르게 되면 얼굴이나 입술을 후려치는 베기도 하고 그래서 칼날이 이탈리아인들처럼 아주 길고 좁지 않고 적당히 길고 좀 넓은 편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찌르기에 대해 가드를 돌려서 크로스가드로 잡아내거나 아래쪽으로 들어오면 내려서 가드로 눌러내고, 레이피어의 가드를 요새로 묘사하며 이것을 전진시킴으로써 완전 방어와 공격이 같이 들어갑니다. 영상을 보시면 이런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데스트레사가 원을 거리면서 빙빙 돈다는 낭설이 퍼져있는데 그것은 상대가 직선으로 들어오면 측면으로 빠지면서 반격하고, 또 그 반격을 당하면 측면으로 빠지면서 피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을 도면으로 만들어놓은 것이지 무턱대고 빙빙 도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일반적인 걸음걸이의 보폭을 넘지 않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가드를 활용한 적절한 방어를 통해 승리하는 것이 데스트레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레이피어 숙련도가 낮아 데스트레사에서도 제가 사선이나 볼타를 못썼지만 이대로라면 금방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은 후대의 싱글 사이드소드 검술의 검리는 지금 쓰는 레제니 제품같이 85cm짜리 칼날이 아니라 90cm넘는 칼날에 맞춰서 나온 검리라는 겁니다. 레이피어 공방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요아힘 마이어의 게라드 버잣충을 비롯한 여러 자세나 검리의 내용들이 레제니의 짧은 사이드소드로는 좀 안맞는다는 감이었는데 폴첸 컵힐트 레이피어를 써보니 놀랍게도 그대로 나온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레제니 제품은 다르디 학파 버클러술에 적용하고 레이피어+싱글사이드소드 용으로 따로 구입하는 게 낫다는 느낌입니다.


덧글

  • ㄱㄷ 2017/01/03 11:27 # 삭제 답글

    레피이어와 롱소드가 겨루면 롱소드가 유리하다고 들었는데요. 전에 레이피어는 롱소드로 때리면 부러진다고도 하셨고요. 옛날 기술로 만들어서 현대의 탄성있는 레이피어와는 다르다고요. 그렇다면 현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레이피어라면 롱소드의 거친 공격도 버틸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레이피어와 롱소드는 어느 쪽이 유리한가요?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7/01/03 14:28 #

    레이피어 솔로는 롱소드에 대해 버겁지만 잘 하면 커버는 합니다. 그래도 일반적 기준에서 롱소드가 더 우위입죠. 레이피어는 남는 한손에 뭐라도 들어야 잘 됩니다.
  • abu Saif al-Assad 2017/01/03 19:42 #

    생각보다 잘 버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레이피어 단독으론 이기기 힘듭니다. 너무 긴데다 한손으로 쓰기 때문에 옆으로 치고 들어가서 가까이서 치면 할 수 있는 게 없죠. 그대신 단검을 들면 승부는 장담하기 힘들죠.
  • iu 2017/01/03 11:28 # 삭제 답글

    라인 뻇기가..기존에 없다고 했던 중심선 개념인가요? 아니면 약간 다른건가요?
  • abu Saif al-Assad 2017/01/03 19:50 #

    라인 뺏기란 건 말 그대로 상대가 베어오는 직선 라인에서 상대의 검을 이탈시키는 겁니다. 다만 단지 라인에서 이탈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가 베고자 했던 오프닝과 라인을 뺏어서 그걸 가져버리기 때문에 라인 뺏기라고 표현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검의 구조적인 강함과 약함, 엣지vs플랫, 타이밍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중심선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쉴러로 대각선베기를 격파할 경우 상대 오른쪽 어깨로 칼끝이 치우치기 때문에 신체의 중심에서 한참 벗어나있는 것이라 역시 타류의 개념을 들여오면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 생깁니다. 리히테나워류는 중심을 잘 지킨다는 개념도 표현도 없고 다만 상대의 공격에 맞춰서 대응되는 공격으로 쳐내고 이긴다는 것이고 그게 중심선이라는 개념이나 위치에 맞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라인을 뺏었다고 승부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고요.
  • 66642 2017/01/03 20:39 # 삭제 답글

    주인장님 작년인가 언제인가 제가 어디선지 인터넷에서 '옛날에 프랑스랑 잉글랜드랑 싸웠을 때, 프랑스 기사들이 잉글랜드 기사들의 투구 틈새를 찌르기로 죽여서 잉글랜드인들이 비겁하다고 욕했다'라고 쓴 걸 읽은 적이 있는데 혹시 주인장님이 블로그에 쓰신 적이 있나요? 어디서 본건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어서 여기서 봤나 싶어서...
  • abu Saif al-Assad 2017/01/04 00:36 #

    모르겠네요. 제가 쓴게 아닌거 같군요.
  • 檀下 2017/01/04 00:42 #

    https://namu.wiki/w/%EB%8F%84%EA%B2%80%EC%A0%9C%EC%9D%BC%EC%A3%BC%EC%9D%98

    여기 안에 수록되어 있군요. 원본은 무엇일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 66642 2017/01/04 00:43 # 삭제

    두분 다 감사합니다~
  • ㅇㅇㅇ 2017/01/04 03:55 # 삭제

    Killed right in front of the King was Stephen of Longchamp, valorous and loyal knight of total dedication; he was struck by a knife through the eye hole of his helmet all the way to the brain. In this battle the King's enemies made use of a type of weapon which had never been seen before. They had long and slender knives with three sharp edges from the point to the guard, and they were using these in the battle as swords and glaives. But through the grace of God, the glaives and swords of the French along with their virtue, which never faltered, overcame the cruelty of their enemies' new weapons.

    원본은 브르타뉴의 기욤의 필리프 연대기 같네요
  • ㅁㅁ 2017/01/04 06:31 # 삭제

    아니 그럼 어떻게 죽이라는건지...비겁하다고 한게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 66642 2017/01/05 10:27 # 삭제

    저도 찾아보니 저 시대는 프랑스 잉글랜드 이름만으로 구분하긴 힘들지만 아마도 기욤이라는 사람이 프랑스인 같네요. 기욤이 자기 글에서 말하길 독일 보병대가 명예로운 기사를 감히 폴암으로 넘어트려서 때려죽이는 비겁한 짓을 저지른다고 하는 걸 봐선 그냥 지 편 아니라서 욕하는 거지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반대로 알고 있었는데 잉글랜드 기사들이 프랑스 기사한테 찌르기로 당한게 아니라 프랑스 기사들이 당한거라네요.
  • ㅁㅁ 2017/01/05 20:15 # 삭제

    답변감사합니다..마치 총으로 쏘다니 비겁하다! 를 보는것 같네요...
  • bell 2017/01/05 21:13 # 삭제

    아..그거 아마 아쟁쿠르 전투때 항복 안받아줬다는 예기일겁니다. 기사집단이 따지고 보면 돈받고 싸움해주는 프로집단이라 mercy를 외치면 항복받아주고 항복한 쪽은 "명예롭게" 포로로 행동한다는 암묵의 룰이있었는데,당시 영국군이 그딴거 무시하고 다 쳐죽였거든요....
  • Zgzxdd 2017/01/05 21:43 # 삭제

    저 영문에는 비겁하다는 내용은 없는데요? 잔혹하다고 적혀있긴해도.....
    개인적으로는 저 글레이브라는 단어에 흥미가 가네요 저 시기엔 나름 주룬 병기였던걸까요?
  • 66642 2017/01/06 00:38 # 삭제

    저건 부빈전투라고 하는 백년전쟁이랑은 다른 전쟁입니다. 잔인하다고 한 부분은 저 글이 아니라 제가 따로 찾아본 글에 나오드라구요
  • 435345435 2017/01/05 16:33 # 삭제 답글

    경번갑 중 어께쪽도 철찰로 만든 유물이 있나요??
  • abu Saif al-Assad 2017/01/06 01:42 #

    베흐쩨리쯔 방식으로 구성한 물건은 제법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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