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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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틀렛의 가동성 - Wulflund 건틀렛 테스트 무장의 세계



어제 세션에선 건틀렛을 테스트해봤습니다. 근래 구상중인 병사용 군장을 위해 여러 물건들을 가지고 고민중이었는데 마침 건틀렛을 소유한 멤버가 고딕 스타일의 15세기 건틀렛의 특성을 실험해볼 환경을 제공해줬습니다. 이건 Wulflund라는 체코 업체에서 만든 것입니다. 제품 링크는 여기 입니다.

건틀렛이란건 서양의 압도적 방어력을 상징하는 도구이기도 하고 또 왜 서양검술계에선 진검도 막아내는 건틀렛이 있는데 그걸 안 쓰고 엉뚱한 것만 개발해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또 건틀렛이라는게 정말 불편하고 움직임이 제한되는지 아예 맨손과 비교해서도 칼을 못쓸 정도인지 대략 어느정도로 제한되는지 궁금할 만 하죠. 그냥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영상에서 나온 대로 움직임 자체는 상상을 초월하게 좋습니다. 가드나 손잡이의 움직임을 방해하지도 않고 평복검술의 모든 동작이 자유 자재입니다. 다만 장갑과 제대로 된 바느질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엄지쪽 플레이트가 뒤집힐 때도 있고, 가드가 돌아갈 때 간혹 손가락 철판에 걸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허술한 고정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단점은 건틀렛 무게가 있다 보니 손이 무거워집니다. 엄청나게 불편한 건 아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단점이고요. 영상에서 조금씩 보이는대로 몸이 살짝 끌려가거나 합니다. 1mm철판으로 만들었는데도 이러니 방어력 운운하며 1.5mm두께를 선택했다간 진짜 난리날 겁니다. 사실 맨몸에 건틀렛만 달랑 꼈으니 무게밸런스가 안맞아서 그렇지 흉갑이나 팔갑옷을 입어주면 무게밸런스가 맞춰져서 문제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충격은 좀 전달되는 편입니다. 유튜버 스칼라그림의 경우처럼 얼굴 찌푸려지는 수준은 아닌데 분명히 그렇고요. 풀스파링에서 맞으면 좀 아플 듯 합니다. 손가락 부분은 골절은 막겠으나 타박상은 못막을듯 합니다. 뭐 이 문제는 손등쪽에 약간 패딩이 들어간 장갑을 사용해서 결합하면 되는거라 큰 단점이라고 하긴 뭐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HEMA장갑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긴 하지만 새끼손가락 옆 측면은 못막습니다. 그래서 강철의 건틀렛이라는 이미지와는 별개로 자기가 스스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새끼손가락은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HEMA쪽에서 방어구로 안쓰이는 이유는 여기서 드러나죠. 철판쪽의 방어력은 탁월하지만 충격이 들어와 아프고, 무거워서 맨몸 대비 밸런스가 나빠지고, 철판에 맞으면 상관없는데 새끼손가락 옆쪽이나 손가락 끝부분은 여전히 못막기 때문에 이런 데에 블런트를 맞으면 피터지거나 심하면 부러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계속해서 가볍고 유연한 신소재를 동원해가며 새로운 장갑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죠.

병사용 군장으로써의 평가는, 일단 좋기는 한데 착용하는 장비가 잭체인과 갬비슨 정도로 가벼운 편이니 밸런스가 나빠질 우려가 있는 고딕 풀 건틀렛보다는 역시 짧은 하프건틀렛에 손가락은 파라핀으로 경화시킨 가죽을 중세 유물을 바탕으로 꿰메어 만드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들이 있기 때문에 후보군의 하나로 두고 여러가지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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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이오트 2016/12/15 10:20 # 답글

    반대의 경우지만 전술용 슈팅글러브만 봐도 오픈 핑거여도 불편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진검도 막는다는 건틀렛이면 오죽할까 싶네요.
  • abu Saif al-Assad 2016/12/15 11:50 #

    모빌리티면에서 아주 혁신적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과였습니다. 사실 다른 문제들이야 패딩이 얇게 주어진 장갑을 적절한 바느질로 건틀렛과 연결시키면 그만인 문제니까요.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6/12/15 12:45 # 답글

    이제 흉갑만 있으면 딱이지 말입니다.
  • 6773 2016/12/15 18:47 # 삭제 답글

    예전에 업로드 하신 쾨니히 글러브에 비해서 보호력이 월등히 좋은 편인가요?
  • abu Saif al-Assad 2016/12/15 20:24 #

    타격 대응만 놓고 보면 쾨니히 글러브가 훨씬 나을겁니다. 사실 쾨니히니 뭐니 하고 나오는 것들이래봐야 2000년 HEMA초창기부터 쓰이던 하키/라크로스 장갑과 비교해서 크게 나은 것도 없습니다. 다만 크기를 줄이고 방어범위를 늘리고 하키장갑이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패드가 갈라지는 패턴이 많아 그쪽으로 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니까 가급적 덜 갈라지게 일체화시키는 특징이 있을 뿐이지요. SPES에서 플라스틱 판으로 중방어력을 확보한 랍스터 글로브가 있는데 그건 또 무거워서 쏠려간다는 말이 나오고요.

    하지만 HEMA글러브는 플라스틱 랍스터 글로브가 아니고서야 딱 가죽건틀렛 수준 이상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칼날로 강타를 맞으면 허망하게 잘려나갈 수 있죠. 쾨니히 글러브도 다를거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틀렛은 이런 점에서 유용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철제 건틀렛은 쓸어베는 거에는 손상이 전혀 없고 강타를 받아도 통증은 있을지언정 베이는 일은 없지요. 통증도 손가락과 손등에 약간의 패딩만 있는 장갑을 끼기만 해도 거의 없고요. 스칼라그림도 패딩이 베풀어진 건틀렛을 사곤 전혀 안아프다며 좋아했죠.

    실전용과 훈련용의 관점에서 각자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 오키타 2016/12/16 18:13 # 삭제 답글

    저는 손가락이 여자손마냥 가늘어서 저런거 안맞을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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