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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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 Korea 20160612 쿼터스태프의 이모저모 고전검술훈련Old-swordplay



쿼터스태프는 천지사방을 뒤엎는 격렬한 연습 끝에 부러졌습니다. 팀내에서는 요아힘 마이어의 쿼터스태프 매뉴얼을 기반으로 하여 제가 주도하는 쿼터스태프의 질서를 점차 거역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리히테나워류의 봉술은 15~16세기 중반까지와 16세기 후반의 마스터인 요아힘 마이어의 방식이 좀 틀린데, 원래는 봉의 중간을 잡고 양쪽 끝으로 자유롭게 타격하는, 흔히 알려진 봉술의 이미지를 가진 그런 봉술이었습니다. 하지만 1570년에 책을 출판한 요아힘 마이어가 전하는 봉술은 봉의 끝을 잡고 거의 한쪽으로만 때리며, 찌르기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봉술이었죠. 또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리히테나워류 봉술은 워해머나 폴액스, 할버드 등의 폴암류 무기와만 호환되었다면, 요아힘 마이어의 봉술은 봉뿐만 아니라 단창, 6m에 달하는 파이크 장창, 할버드나 파르티잔 등 모든 무기와 호환되는 형태의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쪽 끝만 잡고 씀으로써 창술에도 보다 적합해진 방식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봉술의 자세와 파이크 창술의 자세를 따로 구분하기는 하는데 정작 쓰기는 다 쓰고 모두 연결됩니다.

팀내에서 제가 요아힘 마이어의 쿼터스태프를 주력으로 하고자 한 것은 약간 긴 사연이 있습니다. 사실 보존용으로 근대 창술/총검술의 기본이라는 영상을 찍자 일부 멤버들이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었고, 평일 세션에서 교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근대 창술은 펜싱과 같이 절제된 몇가지 기예만을 극도로 숙달시켜 써야 하는데 멤버들이 스파링에서는 본능적으로 리히테나워류의 자세를 응용하여 기술의 제한을 거부하고 이기려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제가 장기간 말해온 바와 같이 근대검술과 리히테나워류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큰데, 더군다나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이기는 예술을 원하는 멤버들에게 기술과 방법론을 제한하는 근대 방식을 강제하는 것은 어느 의미 멤버들에 대한 배신으로 여겨지더군요. 특히 제가 감히 가르친다고 말을 하려면 최소한 남부끄럽지 않게 숙달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가 근대검술에서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부분은 오직 세이버 뿐이고 에뻬 부분은 교양으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라 이 수준을 가지고 뭘 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죠. 물론 동반자로써 제가 고전 매뉴얼을 참고로 하여 시키는 대로 장시간의 연습을 함께하면 모두들 함께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겨우 이틀의 세션을 가지는데 리히테나워류를 위해 모인 멤버들에게 정반대의 시스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 또한 도무지 할 일이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장병기를 위한 별개의 솔루션을 찾게 된 것이죠. 이 솔루션에서 요구되는 것은 리히테나워류여야 하고 또한 부족한 시간에 하나를 배워 여러가지를 다 할 수 있어야 할 것 등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요아힘 마이어의 쿼터스태프였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리히테나워류 봉술은 양쪽 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장거리와 근거리에서 다양하게 쓸모가 있지만 봉이나 폴액스 같은 짧은 장병기에만 적용이 가능한 방식이라 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요아힘 마이어의 쿼터스태프가 선정이 된 것이죠. 물론 이것을 숙달하기 위한 방식도 기본 ARMA커리큘럼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버훗, 우버훗 줌 스토스, 게라드 버잣충, 미틀훗, 운터훗, 벡셀, 나벤훗, 뎀플훗 등의 자세를 철저하게 숙달하고 또 이 자세끼리의 연결이 곧 공격이 된다는 것을 연습을 통해 익히며 가장 기본이 되는 교전 패키지를 잘 연습하여 뿌리가 되는 몇가지 공격과 기법을 몸에 익히고 그것을 반자유격검, 세미 스파링으로 연결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리히테나워류라 그런지 배우거나 적응하는 데 있어서 시간은 제법 짧습니다. 필요한 것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몸에 잘 익히는 것뿐이지요.

다만 쿼터스태프라는 무기의 특성상 롱소드와는 아무래도 다르게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일단 롱소드와는 달리 몸에 가하는 충격이 훨씬 강해서 완전 스파링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위험합니다. 물론 강철로 만들어진 피더슈비어트로 풀컨택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살인에 다름아니지만 그러나 컨트롤을 통해 방어구 없이도 안 다치게 하면서도 검술의 속도, 기세를 살릴 수 있는 피더슈비어트와는 달리 쿼터스태프는 그 자체가 그냥 실전 무기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진검으로 기술연습과 스파링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그래서 스파링은 어렵고 상대를 직접적으로 타격하지 않는 반자유격검, 세미 스파링의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결국 자세를 올바르게 취하면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상대방을 제압한다는 점에서는 풀스파링이나 노마스크 스파링과 다르지 않지만 상대를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것은 최대한 배제하고 상대도 타격력이나 컨택 여부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질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이 되면 그걸 인정하는 점에서 상대방의 배려나 인정,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이 더욱 중요한 방식입니다. 쿼터스태프는 타격 무기인데다가 체급도 상당히 크고 무엇보다 아주 무서운 찌르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이런 점이 매우 중요하죠. 피더슈비어트는 휘어지지만 쿼터스태프는 휘어지지도 않고 어떤 타격이든 강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중타박상이나 골절이 매우 쉽게 올 수 있습니다.

또 이 점을 가속화하는게 쿼터스태프를 비롯한 목제 장비의 특징입니다. 이전부터 제가 누차에 걸쳐 강조한 바와 같이 목제 도구는 딱딱하고 반발력이 크기 때문에 부딪칠 때 더 잘 튕겨나가고 몸에 가하는 상해도 더 심한 편입니다. 이는 쿼터스태프도 당연히 다르지 않습니다. 요아힘 마이어의 쿼터스태프도 리히테나워류답게 상대의 내려치기를 함께 내려쳐서 멈추고 뒤이어 찌르기로 들어가는 기술이 매우 많은 편인데 내려칠 때 임팩트 지점에서는 순간적으로 손가락 팔뚝 그리고 전신에 걸쳐 순간적으로 긴장을 줘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상대의 봉을 순식간에 튕겨내면서도 내 봉끝은 상대의 얼굴을 노리고, 또 손이나 팔에 강한 충격과 진동이 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봉을 느슨하게 잡고 내려치면 상대를 때릴 때 위력도 높지 않지만, 상대의 강한 내려치기와 충돌했을 때 내 봉이 튕겨나가거나, 나름 용을 써도 상대에게 타격 라인을 빼앗기게 되고, 또 막던지 때리던지간에 내 손이나 팔에 강한 충격과 진동이 심하게 오기 때문에 몇번 연습도 못하고 아파서 좌절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면 쳐내던 밀어내던 간에 임팩트 순간에서 전신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안 되면 봉이 튕기거나 타고 내려오면서 내 손가락을 찍어누르거나 부수게 됩니다. 이 요령이야말로 봉술에서 손을 보호하는 비전 중 하나인 것이죠. 비전이라기보다는 기본입니다. 그래서 봉끼리 붙을 때에는 항상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봉끼리는 임팩트를 강하게 치면서도 몸에는 안해야 하는 일견 모순된 상황을 계속해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고 따라서 누구 하나가 이성을 잃거나 대련을 많이 하여 판단력이 흐려지면 순식간에 다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풀스파링은 물론 노마스크 스파링과도 조금 거리를 두는 형태의 노 컨택트 타입으로 비중을 둘 수밖에 없습니다.

스태프가 부러진 것도 결국 이런 이유죠. 임팩트를 주어가면서 연습을 해야 몸도 안 상하고 기술도 잘 되고 안전도 보장이 되고 이른바 <방어의 예술>이 성립이 될 수 있는데, 그러면 결국 충격은 쿼터스태프가 다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질 봉은 딱 한합만 부딪쳐도 순식간에 부러지죠. 왠만큼 좋은 봉이라도 쓰다 보면 결국 부러집니다. 맨 위 사진의 두 목봉 중 멀쩡한 건 우리 멤버가 같은 회사에서 따로 산 것이고 같은 물건인데도 저건 패이지도 않고 휘어지지도 않았고 부러지지도 않았지만 제건 미친 듯이 초강타를 반복하여 기술 연습을 한 결과 점점 눌리기 시작하더니만 부러지면서 휙 날아가 버렸습니다. 쿼터스태프의 이치상 강타는 필연적이고 기술연습은 강타의 연속이다 보니 별 수 없었던 것이죠.

나무가 오히려 뽑기운이 높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저런 봉은 커다란 통나무를 자르고 깎아서 만드는데, 봉의 재료가 된 부분이 심재에 가까우면 밀도도 높고 잘 안부러지지만, 바깥쪽에 가까울수록 밀도도 낮아지고 쉽게 부러집니다. 저 봉의 재질인 Ash라고 하면 예로부터 창대에 쓰일 정도로 튼튼한 나무였다고 하지만 결국 복불복의 딜레마로 인해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답이 있겠습니까 또 사야죠.

덧글

  • 레이오트 2016/06/13 11:10 # 답글

    1. 쿼터스태프라는 건 창, 도끼, 폴 암 부류의 무기에 쓰이는 자루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2. 실제 전투에서 창, 도끼, 폴 암의 자루가 (이전까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피로파괴 혹은 순간적으로 해당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충격이 가해져서 부러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보완할려고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에 폭이 넓은 유연한 섬유나 가죽 끈 혹은 금속판을 감기도 하지요.

    3. 부러지는 것 자체보다 부러지면서 생기는 부상 위험을 생각해서라도 테이핑과 같은 방법을 적용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솔방울 2016/06/13 12:29 # 삭제

    Thanks captain obvious

    아랫글은 조준실패
  • abu Saif al-Assad 2016/06/13 17:11 #

    보기 안좋아서 안 하려고 했는데, 확실히 타격부에는 테이핑 정도는 해둬야 할 것 같습니다.
  • 자유로운 2016/06/13 13:44 # 답글

    무시무시하군요.
  • 킴브레이의 화덕덕 2016/06/13 19:03 # 답글

    승리의 퍼플하트!
    쿼터스태프에 영광있으라!!
    waaaaaaaaaaagh!!
    쿼터에 에폭시+마끈+카슈와 끝에 철테를 달면 그 어느것도 무섭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 abu Saif al-Assad 2016/06/13 20:30 #

    마끈은 두어번만 충돌해도 순식간에 끊어져 버리더군요. 너무 허망하죠. 실전용이라면 해둘 만도 한데 연습용에 마끈이니 나일론이니 감아두는 건 ㄹㅇ 쓸데없고요. 수백 수천번을 부딪칠 물건인데 그때마다 감을 수도 없죠. 차라리 철테를 몇개 끼워두면 좀 나을까 싶네요.
  • Felix 2016/06/13 19:16 # 삭제 답글

    그는 좋은 교보재였습니다.
  • abu Saif al-Assad 2016/06/13 20:30 #

    같은 회사 같은 제품인데도 왜 제것만? 눌리고 부러지는지...
  • Felix 2016/06/13 20:49 # 삭제

    아무래도 목재가 그런 경향이 심한 것 같습니다. 백낙곤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발견되더군요. 똑같이 옥션에서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벌레먹은 구멍이 많고 나무옹이 투성이에 탄성조차 없어서 제대로 튕기지도 못 하는 제품이 오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벌레구멍도 나무옹이도 없이 매끈한 몸체에 적절한 탄성이 겸비된 최상의 제품이 오기도 하더군요. 같이 체육관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품질의 차이 때문에 말이 많았습니다. 결론은 복불복이더군요. 워낙 들었던 말들이 많아 제 백낙곤이 왔을 때 그래도 평균수준이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 모아김 2016/06/14 08:43 # 삭제 답글

    목재가 중량봉정도로 아예 50mm로 굵어버리면 봉술 연습하는데 불편할까요? http://www.esolwood.co.kr/shop/goods/goods_list.php?category=029001 여기서 부빙가 같은 하드우드로 50mm사고는 옆에 마구리 끼워서 석단공 흉내 겸 봉술 훈련을 해볼까하는데 목봉가격도 만만치 않네요.
  • abu Saif al-Assad 2016/06/14 20:23 #

    50mm라면 뭐 오르빅 그립이니 하는 것도 있으니 두꺼워서 쓸모가 있는 부분도 있기야 할텐데, 봉술 하기엔 불편할겁니다. 35mm가 편하게 쓰는 데에는 거의 한계점 같더군요. 40mm만 되어도 쓰기 힘들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50mm쯤 되면 그냥 가리봉, 금쇄봉으로 만들고 손잡이 부분은 30mm정도로 줄이는게 차라리 나을겁니다.
  • 콜드스틸 2016/06/15 08:17 # 삭제 답글

    콜드스틸에서 합성수지로 봉 만들던데 그건 뽑기운도 아니고 품질표준화가 되어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열에 약해서 여름에 발기부전에 걸린것마냥 물렁물렁해진다는 걸 빼면 좋을 같은데
  • abu Saif al-Assad 2016/06/15 10:07 #

    PP나 나일론 등 합성수지는 지나치게 통통 튕긴다는 약점이 있어서 글렀습니다. 2007년경 처음 등장했을때 부러지지 않는 불멸의 제품으로 대열풍이 불었음에도 그런 점 때문에 인기는 오래 못갔죠. 지금은 HEMA에서도 원래 나무나 가죽으로 만들던 두삭의 대체재료로 쓰이거나, 초보자 내지는 여성의 도구 정도의 위치만 가지고 있습니다.
  • 질문1 2016/06/15 23:21 # 삭제 답글

    16,17세기 머스킷의 일각대? (Fork)로도 스태프같이 싸울 수 있을까요?? 물론 그냥 벨트에서 검 뽑아 쓰면 되지만 궁굼하네요
  • abu Saif al-Assad 2016/06/16 13:15 #

    약해서 쉽게 부러질 것 같네요. 가벼워서 위력도 없을 것 같고요.
  • 룸펜 2016/10/23 00:16 # 삭제

    권장할만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렇게 싸우는 법을 가르친 군사 교범이 있긴 있습니다. 하려면 못할 이유는 없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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