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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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펜싱장비의 지존 "벤자민 암스" 무장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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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펜싱이란 기본적으로 19세기까지의 전통적인 펜싱을 말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지나치게 스포츠화된 펜싱에서 벗어나 <진검술의 본질로 돌아가자> 라는 주제를 가진 운동을 말합니다. 1980년대부터 클래식 펜싱 운동이 생겼는데요. 원래 펜싱 검술은 상대를 치기 전에 나의 목숨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방어의 예술> 이었습니다. 따라서 19세기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동시에 찔러서 판정기에 먼저 불들어오면 만사가 오케이인 짓은 정말 말도 안되는 짓이었구요. 항상 상대의 검을 제대로 쳐내거나 빗겨내고 상대를 제대로 찌르고 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20세기 들어서 전자판정기가 도입되고, 국가의 자존심을 건 올림픽 펜싱이 중심 핵으로 떠오르면서 원래 진검술을 겨루는 대회로써의 이념은 사라지고 누가 먼저 한방을 먼저 찔러서 우리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줄 것인가? 가 최대 주제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룰을 이용한 경기 운용 전략이 등장하게 되죠. 원래 에뻬 종목은 19세기의 결투 룰을 연습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투에서는 전신 어디든지 피만 나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동시에 찔러도 점수가 인정되고 어디를 찌르든 상관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룰을 악용하여 경기를 유리한 상황에서 끌고가려고 상대가 찌르면 나도 동시에 찔러서 상타를 내서 유리한 점수차를 유지해 나가는 식으로, 진검술의 룰에서는 상상도 못할 행동이 등장했죠.

(날자 날자, 날아보자꾸나)


플뢰레 종목은 18세기의 진검 살인술을 연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빗나가기 쉬운 얼굴이나, 치명상을 주기 어려운 팔다리는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데를 찌르는데 맛을 들이면 실전에서 상대는 다치기만 하고 나는 심장을 찔려서 죽기 때문입니다. 또 얼굴은 실전에서는 빗나가기 쉽고 연습에서는 동료를 다치게 할 수 있어서 금지 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직 몸통만 인정하고,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연하고 잘 휘어지는 칼날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유연한 칼날을 이용해 휙 스냅을 줘서 칼이 휘어져서 등이나 어깨를 찍는 플릭이라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언제 찌른다고 말이나 했습니까?)

(등을 팍팍 찌르는 플릭맛을 보았느냐)


진검으로는 애초에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판정기에 불은 들어온다 이거죠.

당연히 과연 이런 기술이 진검에서 되기나 할 것인가? 라는 의문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고전 펜싱 매뉴얼과 노검객들의 증언 등에 의해 다시 과거 진검술 훈련 시절의 이념이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플릭이나 상격 경기운용, 앞뒤 생각않고 몸을 포탄처럼 내던져서 점수를 따는 것 같은 "스포츠적"인 것들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자신의 몸을 확실히 지키면서 상대를 잡는 것을 중시하고, 정갈하고 과장되지 않은 보법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바로 클래식 펜싱입니다.


사실 경기운용이 막나갈 뿐이지 기본적인 검리는 그대로 전수되고 있었기 때문에 복원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래 기존 펜싱 장비를 그대로 쓰던 사람들이 점점 옛날 스타일의 "멋" 까지도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한거죠. 거시기까지 가리는 민망한 하이레그 자켓이 아닌 조끼 형태의 품격있는 자켓, 촐싹맞은 7부바지 형태의 니코보코 바지가 아닌 품격있는 신사의 양복바지, 운동화랑 다를 게 없는 펜싱화가 아닌 품격있는 구두로 대표되는 클래식 시대의 펜싱 복장은 확실히 매력이 있었고, 거기에 품격있는 19세기식 펜싱 장비에 대한 수요도 따라왔습니다.

처음에는 극장 연극용으로 나온 이른바 써지컬/스테이지 펜싱용의 화려한 것들이 있었지만 외견에만 집중한 것이고 또 19세기 펜서들이 쓴 그것과는 완전히 같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제대로 된 클래식 펜싱 장비를 만드는 곳이 생겨났습니다. 벤자민 아머리는 그중 하나입니다.

(벤자민 아머리의 프렌치 포일)


(벤자민 아머리의 프렌치 에뻬)


사실 제대로 19세기식 장비를 만들 줄 아는 곳은 이곳 하나뿐입니다. 제가 져먼 포일을 만들면서 있는대로 알아봤는데 어디든 벤자민 아머리만큼의 품격을 주지는 못하더군요. 가드나 패드, 손잡이도 직접 만들고 금속 끈도 잘 감습니다. 칼날 자체는 앱솔루트를 비롯한 기존 펜싱 제품을 사용하긴 하는데 오히려 자주 갈아줘야 하는 걸 생각해보면 굳이 독자적 규격을 고집하거나 독자 생산품을 고집할 이유는 없는 거죠.

사실 퍼포먼스로 놓고 보면 기존 플뢰레나 에뻬 펜싱 장비와 비교하여 특별히 나을 것은 없지만 클래식 펜싱 장비를 굳이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품격인만큼 그 점에서 고객들의 수요를 가장 정확히 파악하는 업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http://benjaminarms.com/


덧글

  • 2016/03/11 12:2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abu Saif al-Assad 2016/03/11 17:38 #

    괜찮습니다. 항상 자유로운 전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확실히 2018/08/09 18:30 # 삭제 답글

    확실히 장비의 품격은 중요한 부분인것 같습니다. 품격있는 장비일수록 오래 쓸수록 시간과 함께 더해지는 멋도 있구요. 예전 장인들의 수제품이 지니는 품격을 대량 생산품이 따라갈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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