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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s on Review - Regenyei "Trnava" federschwert Hands-on-Review

Introduction

피터 레제니(Peter regenyei)가 운영하는 레제니 아머리는 헝가리에 위치한 곳으로 HEMA검객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는 업체입니다. 이미 오피니언 리더급들을 비롯하여 HEMA토너먼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제품들이죠.

Trnava는 슬로바키아의 도시 이름으로 거기서 나온 피더슈비어트 유물을 피터 레제니가 복제한 후, 거기서 어레인지한 제품을 트르나바 피더로 팔고 있습니다. 레제니의 효자 상품인 스탠다드 피더보다는 훨씬 무거워서 스탠다드 모델이 1845g, 라이트 모델이 1640g이죠. 스탠다드가 1.4kg정도인 것에 비하면 제법 무겁습니다.

이걸 구입하게 된 것은 기존에 활용하던 알비온 마이어의 내구성에 한계를 느껴서였습니다. 알비온 제품은 한때는 업계의 최첨단을 달렸지만 지금은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찌르기 안전을 위해 칼끝을 말아서 안전 팁을 만들어놓음에도 고집스럽게 여러 인사들의 요청에도 디자인 변경을 절대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끝부분이 2mm정도의 얇은 철판인데도 불구하고 혈조를 넓게 파놓아서 끝부분의 내구성 한계가 금방 찾아옵니다. 가볍고 빠른 것은 장점이지만 이런 점에서 혁신이 없기 때문에 결국 대다수의 수요층인 HEMA그룹에서 점차 외면받고 있는 것이죠.

제 것은 몇주전 스파링에서 끝이 휘었고, 바이스와 단조망치로 완벽하게 다시 펴냈지만 2주전에 다시 살짝 휘었습니다. 도로 펴냈고 지난주에는 아무런 문제 없었지만 결국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더군요. 사실 탄성을 가지고 연습에 장기간 쓰이는 도구들은 끝이 휘는 건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숙명입니다. 찌르기를 많이 쓴다면 더 그렇고요. 혈조건 무혈조건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무혈조일 경우 같은 두께와 열처리라면 그 한계점은 훨씬 나중에 찾아온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죠. 쇠가 더 많이 들어가니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레제니 스탠다드 피더를 생각하던 도중 멤버인 단테햏에게서 수입한지 얼마 안된 레제니 트르나바 피더의 판매 제의가 왔습니다. 단테햏은 빠른 속도와 체중을 싣는 묵직한 베기가 주특기인데 트르나바 피더는 특성상 끝부분에 무게가 실려서 자기가 쓰면 부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죠. 하필 당장 마이어를 대체할 물건이 필요하던 입장이라 바로 오케이했고 지난주 세션에서 인수했습니다. 마이어는 비주얼이나 마무리가 우월한 만큼 향후 벽에 걸어놓고 장식용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물론 스탠다드 피더는 그대로 구입할 예정입니다.

Overview





이 제품은 카탈로그 모델이 아니라 길이와 가드를 선택하여 주문한 커스텀 모델입니다.
기본 블레이드는 Trnava "Light" blade입니다.

Measurements and Specifications:
전체길이(Overall length) : 124cm
칼날길이(Blade length) : 가드에서 95cm
칼날폭(Blade width) : 쉴트 65mm ~ 67mm / 칼날 21mm
칼날두께(Blade thickness) : 6mm ~ 2.4mm
무게중심(P.O.B) : 가드에서 7.2cm(2.8")
무게(Weight) : 1552g
손잡이 길이(Grip length) : 퍼멀 포함 28cm


레제니 제품의 정규 옵션 중 하나인 28cm크로스가드 양쪽 사이드링 버젼 가드를 장착했습니다. 가드의 재질은 스텐레스가 아닌 일반 철입니다. 그래서 관리가 소홀하면 녹이 납니다. 강도는 충분합니다. 사이드링은 크로스가드 특유의 단점인 손가락이 찍히거나 베이는 약점을 압도적으로 보완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반대로 크로스가드를 이용한 유술기나 장병기를 상대하는 파지법인 리버스 그립으로의 전환이 어려워지고, 또 크로스가드를 이용한 손방어를 소홀히 하게 되는 문제가 있어 장단점이 있습니다. 

손잡이는 가죽으로 감쌌습니다. 이 또한 정규 옵션 중 하나입니다. 다만 스파링 중 손잡이에 칼이 날아들 경우 나일론 끈에 비해 손상은 확실히 큽니다. 


최대 67mm에 달하는 거대한 쉴트. 쉴트는 피더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카운터 웨이트이자 손이 찍히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1차적인 걸림턱 역할을 하는 부분입니다. 쉴트를 보면 갈고리처럼 앞쪽으로 굽은 것, 평평하게 만들어진 것, 그리고 사진처럼 뒤쪽으로 각이 진 것들이 있는데 뒤쪽으로 각이 진 것은 칼이 흘러서 가드로 받아지기 위한 설계입니다. 앞쪽으로 굽거나 평평하게 만들어진 것은 쉴트에 칼이 걸리기 때문에 크로스가드를 이용한 손 보호 기법을 오히려 제대로 훈련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손을 보호하는 점만 생각하면 앞으로 굽거나 평평한 것이 더 좋습니다. 앞으로 굽은 건 오히려 부상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알비온 마이어가 대표적인 그런 제품입니다. 

찌르기를 위한 안전 팁. 원조인 트르나바 피더 유물은 물론 고전 피더에는 이런 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16세기에 들어서는 찌르기를 독일 지방에서 금지했으며, 연습중이라도 찌를 경우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중죄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굳이 이런 찌르기 대비용 안전팁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HEMA에서는 찌르기가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며 고전 피더와 같은 칼끝은 마스크나 방어구를 파고들어와 살을 찌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팁이 붙습니다. 우리 팀은 노 마스크시에는 얼굴을 찌르지 않지만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 이런 팁은 무조건 필요합니다. 



Handling Characteristics

조작감은 확실히 알비온 마이어보다는 끝부분에 무게가 실립니다. 커다란 쉴트를 제외하면 칼날 폭의 변화 없이 끝까지 일정하고, 끝부분에 쇠를 말아놓은 팁이 있는 것도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오히려 알비온 마이어보다 훨씬 낫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무게가 실린다는 느낌도 단지 마이어에 익숙해서 그런 것이지 좀 휘두르다 보니 오히려 약간만 움직여도 검에 속도가 잘 붙고 휘두르기 편해서 좋더군요. 원하는 시점에 잘 멈추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구요. 물론 어느 정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어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바로 이거 들고 노마스크 스파링 들어갔다가 자칫 실수할 수도 있겠더군요.

손잡이는 커스텀오더인 가죽제인데 맨손일 경우 조작감이 좋지만 장갑을 꼈을 때는 딱히 플러스되는 것은 없습니다. Pear-shape 타입 퍼멀은 당연히 조작감의 최고존엄답게 매우 뛰어난 조작감을 자랑합니다. 가드는 커스텀오더 카탈로그에 포함된 28cm길이의 사이드링 크로스가드인데 링이 커서 다양한 숏엣지 컷을 할 때 엄지를 블레이드에 대기 편합니다.

전체적으로 조작감이나 사용감은 매우 좋습니다. 트르나바 유물 원본은 끝으로 갈수록 오히려 칼날 폭이 넓어지는데 처음엔 그걸 보고 누굴 때려죽이려고 저렇게 끝으로 갈수록 커지나 했지만 역시 무게가 어느 정도 전방에 실려서 균형을 맞춰주는 편이 좋다는 걸 알겠더군요.



Fit and Finish

흠, 이 점에선 알비온 마이어가 압승입니다. 모든 마무리와 외관에서 압도적이죠. 개인적으로 정말 알비온社가 마이어 같은 연습용 검에도 CNC가공을 처리할까에 대해서 의심을 품었는데 폴란드의 엔시퍼 제품과 헝가리의 레제니 제품을 다 본 소감으로는 틀림없는 CNC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도검의 칼날은 끝으로 갈수록 폭뿐만 아니라 두께도 좁아집니다. 폭 좁아지는 거야 처음에 레이저로 강판 따올 때 그렇게 따면 그만입니다만, 강판의 두께는 일정하기 때문에 두께를 좁히는 건 도검사가 알아서 해야 됩니다. 그런데 엔시퍼나 레제니 모두 두께를 줄이면서 벨트샌더에 대고 마구 문질러서 갈아냅니다. 표면에 보면 그렇게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트르나바 피더에서도 대충 봐도 다 보일 정도죠. 불빛에 비춰보면 금방 다 보이구요. 그냥 울퉁불퉁하고 말면 모르겠는데 삑사리를 좀 내놓아서 미묘한 부분이 한두군데 있습니다.


(칼날 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울퉁불퉁이 보입니다.)


알비온 마이어는 이런 부분이 절대 없죠. 알비온도 최종적으로는 벨트샌더로 갈아내는 건 똑같습니다만, 단지 모서리 날카로운거 잡는 거랑 표면 마무리 차원일 뿐 벨트샌더로 두께를 확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요. 폭도 두께도 다 CNC로 잡아놓았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건 레제니는 진검형 블런트는 이런 울퉁불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커스텀오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건지 아니면 지그 형틀을 만들어서 거기에 물리고 가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후자일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제품은 무려 처음 들어올 때부터 휘어서 왔습니다. 아주 무서운 사실이죠. 열처리 과정에서 휜건지 배송 중에 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처음에 그거 보면서 안사길 잘했네 하고 생각했었죠. 전 소유주인 단테햏이 도로 펴놓았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휘어 있었거든요. 집에 가지고 와서 어차피 연습용인데 굳이 더 손을 대야 하나 생각했지만 바이스와 망치를 이용해서 핀포인트 타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두군데를 수정했습니다. 가드에서 보면 멀쩡해 보여서 괜찮은가 했는데, 다시 칼끝에서 보니까 중간에서 칼끝으로 5cm쯤 더가서 한군데, 그리고 위크 부분에서 한군데 미묘하게 휘어 있더군요. 이건 애초에 보이지도 않던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올록볼록이었던 것이죠. 아주 무서운 현실이죠. 그래서 결국 어차피 연습용으로 굴릴 물건이니까 굳이 블레이드 내구성을 깎아먹을 짓을 더 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연습용이야 튼튼하면 그만이니까요.

가드는 에폭시본드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본드 일부가 가드 밖으로 흘러나온 상태로 고정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뭐 성능만 보면 에폭시본드 고정은 탑클래스 방식 중 하나입니다. 제가 여러 가드를 에폭시본드로 고정했지만 그렇게 고정하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는 놀라운 효과를 자랑하더군요. 스파링에 사용하고 칼날에 가드를 여러번 타격당해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알비온 제품처럼 강철 블록이나 정으로 쪼아서 구조적으로 물어버리는 것만은 못합니다. 도리가 없지요.

Conclusion

레제니 제품은 매우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죠. 이 제품도 실제 구매가는 34만원 정도이고, 저는 단테햏에게 27만원에 사왔습니다. 내구성은 오히려 경도를 낮춰서 안부러지게 만드는 약간 어이없는 꼼수를 사용한 폴란드 엔시퍼 제품보다 좋습니다. 경도도 충분하고 탄성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제니 롱소드 블런트는 엣지 면에 좁은데도 손상이 안가더군요. 이런게 제가 원하는 것이죠.

다만 마무리나, 특히 다른건 몰라도 여기저기 휘어진 것 등은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전 이미 다 보고 알고 샀고, 연습용 실사용으로 굴릴 생각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큰 기대를 하고 샀으면 많이 실망할 뻔 했을 겁니다. 재미있는 건 다른 멤버들이 구입했던 연습용 투핸더나 블런트는 이렇지 않았었죠. 제가 구입하는 스탠다드 피더는 부디 이런 일이 없어서 방선천리를 주름잡는 제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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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lois 2015/04/15 12:11 # 답글

    가격도 싸다니ㅠ_ㅠ 이건 커스텀하신거라 더 비싼거 아닌가여.. 근데도 30대라니.. 으아 지름신이 손짓한다
  • 희야 2015/04/15 18:47 # 답글

    진짜 같은 슈비어트를 놓고본다면 보통 40만대(단가만 보면)에서 걸리는거에 비하면 굉장히 싸지 않냐고 봐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5/04/15 21:04 #

    일단 알비온 마이어는 490달러에 수입총액 84~86만원 정도 하니까 압도적 가격이죠. 결함이 있음에도 구입을 결정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솔직히 A&A 페흐트북 피더도 80만원대 가격에 우리 멤버가 산 것은 끝이 휘어서 왔었습니다. 처지가 똑같다면 싼게 관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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