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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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 마상무예 전술적 관점



볼만하네요. 유럽에서 랜스는 17세기를 거치면서 쓸모없는 물건 취급당하고 퇴출됐었습니다. 랜스의 용도란 대열을 짓고 돌격하여 기병을 요격하고 보병대열을 없애는 것이었지만 보병화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불가능한 일이 되자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됐죠. 그대신 기병은 산개하여 보병대열의 측면, 후면을 치거나 정찰, 전략기동을 하는 기동전 임무로 전환되었고 권총과 검을 장비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 시대 폴란드 창기병이 나폴레옹 앞에서 정예 흉갑기병 셋을 혼자서 낙마시켜버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기병의 주요 임무인 대 기병 요격에서 압도적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후 유럽의 전장에 다시 창기병이 복귀하게 됩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등 여러 곳에서 활용하죠.

위 영상은 그런 근대 기병전술을 복원하는 곳 같습니다. 복장도 거진 1차대전 전의 19세기말~20세기 초 복장이고, 랜스나 검, 권총의 사격도 보입니다. 참가자들이 프로이센 옷 입고 즐거워 보이네요. 독일은 2차대전 이후로 국가주의나 과거의 영광을 함부로 노래할 수 없게 되었지만 사람이란게 어쩔 도리는 없습니다. 자신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영광의 시절을 회상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죠. 하지만 2차대전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자국민들도 딱히 좋아하지 않으니 좋은 대안이 바로 독일이 국력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나쁘지 않았던 근대 프로이센 시절이었던 것이겠죠.

공방기술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기병 돌격시 랜스나 세이버가 적을 관통했을때 그걸 어떻게 뽑고 회수하는가에 대해서 궁금했는데 왠만큼 알 수 있군요. 이 영상에서는 잘하지는 않는데 저친구들 미공개 영상에서는 랜스술 강의하는 21분짜리 영상이 있는데 거기선 자세히 보여줍니다. 어떤 방향이든 찌르고 뽑을 수 있는 요령이 있더군요. 물론 숙련되지 않으면 놓치기 쉽지만 말이죠. 독일군의 m1853을 비롯한 세이버와 그 영향을 받은 일본군 32식, 중국군65식 기병도는 검지와 중지에 끼우는 가죽 스트랩이 붙어있는데, 사용해보니 강하게 휘둘러도 손에서 안 빠져나가게 해주어 손의 피로를 줄이고 운용의 묘리를 더합니다만 저걸 보니 찌른 후 손에서 놓쳤어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있는 듯 합니다. 검을 놓쳐도 가죽 스트랩에 의해 손에 걸리면서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것이죠. 손목에 거는 sword knot도 마찬가지 역할이죠.

서양이 부러운 건 단순히 저런 것 뿐만 아니라 실제 공방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도 수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근대 교범에서는 지상검술 훈련으로 기본 공방의 묘리를 학습한 다음 그것을 마상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데 말머리를 보호하는 기법이나 상대가 전후좌우 각 방향에서 공격하는 걸 막고 반격하는 방법, 총검을 든 보병을 이기는 방법이나 말이 나란히 진행하냐 교차하냐에 따라서도 제각기 다른 대처법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중세시대 책들은 한술 더떠서 마상 레슬링이나 등자를 이용해 상대를 낙마시키는 방법 등이 존재할 정도죠. 기사들의 그 큰 랜스조차도 단순히 들이박는게 아니라 그걸 쳐내거나 밀어내어 찌르고 두손으로 잡고 운용하는 기법 등 생각처럼 무식하지 않습니다. 다만 마상무술 자체가 워낙 비용이 크게 들어가고 훈련에 제한도 많아서 애로사항이 많을 뿐이죠. 우리나라에서도 마상무예를 복원하는 곳이 여러곳 있습니다만 그 소스가 되는 무예도보통지 같은 책은 혼자서 하는 투로만 수록되어 있는지라 이런 부분까지는 어렵습니다. 서양애들은 훈련 여건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지금이라도 기병을 양성할 수 있는 가이드가 많이 남아있어서, 여러모로 축복받은 형편이죠.

덧글

  • E.Pedro 2014/12/03 02:35 # 삭제 답글

    이 영상도 있군요. 이것이 바로 근대의 유산.....

    그리고 마상무술은 랜스건 검이건 간에 일단 말이 있어야 하니 복원이건 뭐건 간에 돈이 많이 들겠군요. 기병 양성은 정말 말도 그렇고 훈련도 그렇고......
  • 터미베어 2014/12/03 04:20 # 답글

    풀메탈주스팅 같은 프로그램도 나오는거 보면 지원자 찾기도 어려워보이지 않고,
    진짜 넉넉잡아 3,4년 주면 근대기병 부활시킬만 하겠네요.
    그나저나 저는 랜스랑 마상 카빈사격이 눈에 띄는게, 볼트액션인가..
  • 도연초 2014/12/03 11:07 # 답글

    그러고보니 헝가리의 기마궁술 생각나네요.

    우리나라는 마상무예나 기마궁술을 재현하려고는 하지만 정말 사막에서 쌀이 자라는 수준.

    무엇보다도 기록과 교본이 중요하다지만...
  • Alois 2014/12/03 15:36 # 답글

    이거보니 생각나는게 술탄님 전습대 쓰실때 두람이나 매화문같은 문파들 언급하셨는데 거기 대해서도 좀 알고싶네여 ㅇ.ㅇ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03 17:45 #

    저도 이름만 들은거라 딱 거기까지가 제 아는 거 전부죠.
  • Alois 2014/12/04 00:01 #

    아하ㅠㅠ 아쉽..
  • 檀下 2014/12/04 09:52 # 답글

    20분짜리 영상을 보니 설명도 쉽고 상당히 유용하군요. 중세 기마무술하고도 여러가지로 차이점이나 공통점을 볼 수 있어 괜찮았습니다.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04 20:25 #

    전 창술을 근대 매뉴얼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제가 그나마 볼 수 있는 영어권 매뉴얼에선 말 그대로 마상에서 쓰는 기법밖에 수록하지 않았기에 금방 포기했었죠.
  • 티거짱 2014/12/04 19:58 # 삭제 답글

    독빠에 삼국지읽으며 커서 기병에 대한 로망이 있는 저한테 딱맞는 영상이네요.
  • 2014/12/04 21: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05 00:20 #

    요즘 중국에서 해외 사극 소품 외주받던 옷 업자들이 이베이로 대거 진출해서, 일본육군 19식, 33식은 물론이고 1차대전 독일군을 온갖 여단, 지역별로 다 팔고, 김정일 카센타 패션에 지금까지 꿈도 못꾸던 중국 군벌시대 군복, 하다못해 청나라 북양해군, 민국시대 북양육군 없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무려 커스텀 테일러죠. 그러니 m43을 버리시고 신시대를 열어 보심이..
  • 2014/12/04 23:0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ㅇㅇㅇ 2014/12/05 03:11 # 삭제 답글

    아니 얘들은 무슨 깡으로 관람객 모아두고 마상 사격 시법을 보이는거죠? 공포탄인가?
  • nsm9574 2014/12/05 17:37 # 답글

    그런데 듣기로는 말은 청각이 좋아서 인간보다 훨씬 소리에 민감하다던데...위의 동영상에서 처럼 마상위에서 총을 몇발씩 쏘는데도 말이 조금도 놀라는 낌새를 느끼지 않는건 사격전에 말에게 귀마개를 씌운걸가요?, 아니면 말이 총소리에 익숙해 지도록 훈련시킨걸가요?

    설마 옛날처럼 고의적으로 말의 귀를 멀게하는(!)짓거리는 못하겠고 말이죠...-_-
  • ㅇㅇ 2014/12/06 20:01 # 삭제 답글

    19세기 랜서들은 충분히 숙달되지 않으면 평범한 검기병 이하의 퍼포먼스도 보여줬다는데 저 분들은 확실히 대충 겉멋만 내는 부류는 아니군요.
  • 붕어 2014/12/06 21:49 # 삭제 답글

    자세한 기록이 있는 덕에 이미 하는 사람이 없는 무술도 복구가 가능하군요. 이유야 모든 간에 통상적으로 서양무술이 더 잘 보전되었다고 봐야겠내요. 물론 완벽하다고만 할순 없지만 사료를 통해서 복구 가능하단 건 동양계에선 무리이니..
  • 미니도라 2014/12/12 13:01 # 삭제 답글

    제가 알기로 무거운랜스의 경우는 뒷쪽에 무게추를 달아 무게균형을 맞춰
    컨트롤 용이성을 꾀하고 창의 파지점을 뒷쪽으로 끌어당겨 결과적으로 길이상의 이점을
    추구한것으로 아는데요.
    동영상을보면 가벼운랜스의 경우도 창 뒷쪽을 잡아 최대한의 길이이점을 추구한것으로 보이는데요
    둘다 저런식으로 창의 뒷쪽을 파지해 랜스차징하는게 가능하다면 굳이 왜 무거운랜스를 사용한 것일까요? 무거운랜스의 경우는 랜스차징외엔 큰 쓸모가없고 범용성도 떨어지지 않나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12 14:11 #

    창이 무거우면 쉽게 쳐낼 수 없고 충돌시 충격량도 크고 훨씬 안정적입니다. 그런 이유로 쓰인 것이죠. 가벼운 랜스는 보신 대로 범용성도 높지만 일단 가볍기 때문에 장비 중량 자체가 적어 경기병에 알맞습니다.
  • 미니도라 2014/12/12 20:34 # 삭제 답글

    그렇군요.
    어쨌든 중기병의 생명력은 충격력이니까 무거운랜스가 충격력에서 낫다면 무거운 랜스를 쓰는게 당연했겠네요. 가벼운랜스의 경우는 저렇게 뒤를 파지해도 무게중심이 안맞아서 컨트롤이 꽤나 힘들었을것같은데 가벼운랜스에도 무게추를 다는등의 개량은 가해지지않았을까요?
    가벼운랜스에 무게추를 달면 무게추때문에 무거운랜스처럼 범용성이 떨어져서 무게추를 달지 않았으려나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13 00:48 #

    가벼운 랜스는 보통 중간을 잡는데, 중간보다 약간 뒤쪽에 무게중심이 형성되어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유는 제대로 만든 창은 자루끝으로 갈 수록 굵어지고, 창끝으로 갈 수록 가늘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포인트컨트롤이 가능하죠. 보병창이든 경량 랜스든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쓰기 어렵지 않죠. 무게추 역할을 하는 게 창 자루 끝의 금속 부품, 버트캡이 일부 그 역할을 합니다만 창의 밸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루의 테이퍼 즉 굵기의 변화입니다.
  • ㅇㅇ 2014/12/12 21:41 # 삭제 답글

    오호.. 닿는 동시에 비틀면서 빼내는 식이군요... 근데 랜스가 사람몸에 꿰뚫려도 저렇게 뺄 여건이 되거나 랜스가 견딜수 있을까요?? 보통 랜스는 그냥 박은채로 다시 뒤로 돌아가지 않나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13 00:57 #

    빼는 방법이 있는데 사람이 땅에 단단히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찔리면 몸이 말과 기수의 진행방향 쪽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때까지 창을 잘 잡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뽑히게 되죠. 이것이 가장 기본이고 기병도의 찌르기를 뽑아내는 것도 같은 방식입니다.

    박고 재돌격하는 건 16세기까지 쓰던 방식인데 근대시대에는 보병화력이 너무 강해서 창기병도 경기병의 일종으로 운용되었습니다.
  • 도라도라도라 2014/12/19 11:28 # 삭제 답글

    윙드후사르들은 5m짜리 랜스를 들고 돌격했다는데
    생긴걸보면 무거운랜스와 흡사합니다
    무게추며 파지점앞에달린 뱀플레이트며
    그런데 속을 파내서그런지 무게는 오히려 가벼운랜스쪽에 가깝더군요
    그렇다면 윙드후사르들의 랜스는 가벼운랜스로 봐야하는걸까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12/19 14:01 #

    용법상 헤비랜스의 아종으로 보는게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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