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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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75화 제2차 안산 사변 (6) 팬픽

화염병이 도로에 떨어져 깨지면서 불길이 일어났지만 그중 단 하나도 우리 방진 대열에 떨어진 것은 없었다. 원래 철근이나 대형 볼트를 날리기 위해 만들어진 새총이다. 공기 저항이 큰 화염병을 300m까지 날리기는 어렵다. 불길이 치솟자 대원들 몇몇이 살짝 겁먹었는지 총구가 움찔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중 아무도 자리를 이탈하는 자는 없었다. 잔혹한 군율 없이도 집단 의식과 연대감, 자존심만으로 모두 제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직업으로 하는 자들이고 다들 고도의 훈련을 받은 검객이라는 점도 있을 것이다.

버스들이 줄지어 속속 도착하고 사람들이 하차했지만 다들 4m는 족히 되어보이는 대나무 위에 사시미를 청테이프로 단단히 동여맨 장병기를 완벽하게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뒤에서 감히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대로라면 강력한 파워로 대원들의 머리에 구멍을 내버렸어야 할 대형 새총이 올라가는 족족 저격당해 쓰러지니 도저히 뭘 해볼 엄두가 안나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자기들의 1/3도 안되는 숫자이지만 다들 200m의 교전거리를 갖춘 스나이더-엔필드 라이플을 갖추고 있다. 감히 돌격을 시도했다간 서구 열강에 대항하는 야만족처럼 죽어나갈 것이 뻔했다.

그자들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기존의 일들이라면 패턴이 뻔했다. 경찰이 업장 내로 진입을 시도하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위치할 때까지 자리만 사수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기동력이라곤 존재하지 않는다고밖에 할 수 없는 부탄가스 볼트 산탄포, 거대 새총 등을 이용해 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탄판 하나도 부착되지 않은 느려터진 철구조물에 다름아닌 볼트 산탄포를 끌고 나와봐야 저격의 일순위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경찰은 시위대에게 실탄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룰이 사라진 이상 그런 장비들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다.

저격조는 훌륭하게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버스 뒤로 머리만 내밀어도 가차없이 스나이더-엔필드의 브리티쉬 .557 탄환이 머리가 있던 곳에 적중하여 불꽃을 튀기는지라 감히 관측조차 할 엄두를 낼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대치 상황. 우리가 확고전진을 개시하여 전진 사격전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150m안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심각하게 어려워진다. 150m안으로 들어가는 즉시 비장의 부탄가스 볼트 산탄포가 작동하여 우리 대원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부탄가스 볼트 산탄포란 철구조물에 쇠파이프를 용접한 다음, 뒤쪽에 부탄가스통을 삽입하고 폐쇄한다. 그 다음 종이나 기타 재질로 가스압을 받기 위한 격목을 삽입하고 대형 볼트 여러개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부탄가스통이 삽입된 부분에 불을 피우고 가스통이 열받아 폭발하면 발사되는 원리이다.

설사 조작원이 저격을 받고 사망한다 하더라도 불이 꺼지지 않는 이상 타오르다가 자동으로 발사된다. 희생을 각오한다면 못할 것은 없지만 지금 우리는 단 한명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금속노조 지역 지부와 떨거지들 연합 따윈 전초전에 지나지 않는다. 50대를 넘는 대형 버스에 분승한 전대협 본대가 도착한다면 이자들 이상으로 어려워진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의미없는 저격전으로 총알을 낭비할 수도 없었다. 지금 여기로 들고나온 총탄은 우리가 보유한 전부였다. 각 대원 1인당 60발의 브리티쉬 .557 탄환이 다 떨어지면 어디서 보급을 받을 방도도 없다. 그러니 한시바삐 이 대치 상황을 타개하고 대원들이 한숨 돌릴 여유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띠- 띠- 띠-

뭐야 이건? 지게차 후진하는 소리잖아?

"어어어..."

대원들이 일제히 시선을 집중하며 탄식을 내지르는 방향에는 시커멓고 커다란 철판이 풍경을 가리면서 천천히 전진해오고 있었다. 아래쪽에 보이는 거대한 타이어와 포크 같은 건 이 철판을 싣고 오는 게 지게차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 큰 지게차가 아니다.

문제는 놈들의 4m는 되어보이는 사시미 매단 대나무 창이 지게차를 따라 움직이는 게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분명히 지게차 뒤에는 부탄가스 볼트산탄포도 같이 따라가고 있을 것이다. 지게차가 충분한 위치까지 접근했을 때 산탄포를 내밀어 발사하고 대원들이 아비규환이 되면 그때 4m창과 쇠파이프가 돌격을 개시할 것이다.

저격조가 노출된 타이어를 향해 사격을 개시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당연하다. 지게차의 타이어는 자동차 타이어처럼 공기를 넣는 타이어가 아니라, 통고무로 된 물건이었다. 총알이 천날백날 박혀봐야 아무런 효과도 없다. 그렇다고 지게 부분의 유압장치를 저격할 수도 없었다. 철판을 낮게 들어서 유압장치가 전부 가려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운전석도 가려져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특공조를 편성하여 지게차를 저지하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항일대도를 등에 멘 김무정이 자기를 보내 달라는 듯이 눈을 빛내며 내 앞에 섰다. 지금 지게차를 저지하는 것이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소규모 특공조를 편성하여 건물들 사이길로 우회하여 지게차 운전석을 저격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도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더군다나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전대협 안산 진입까지 앞으로 40분! 이대로는 전습대 출장본영은 각개격파당해 함락되는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안돼! 지게차를 저격해도 완파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시간만 지체할 따름이다. 이대로 전원 백병 돌파하여 출장본영까지 퇴각 후 사수한다!"

김무정은 비장한 얼굴로 알아들었다는 모션을 취했다. 군평정을 소집하자 소대장들이 모여들었다. 방침은 오직 하나뿐!

"우리는 이제부터 서쪽 주택가를 통하여 소대별로 각자 돌파하여 출장본영에서 합류한다. 도로를 통해 나가면 새총과 장창에 의해 열세에 몰리고 산탄포가 작동할 것이니 부득이하다. 사방으로 일제 사격 이후 이동한다. 기동 중 총원은 절대로 총탄을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며 오직 군도와 총검만으로 싸울 것을 허락한다. 불퇴전 육탄행의 무적의 총검에는 불가능이 없다!"

소대장들이 제 위치로 돌아가자 곧 사방을 향해 일제 사격이 가해졌다. 그와 동시에 김승조(가쓰스케)의 시체를 들쳐업고 일어섰는데, 마침 아까 그 벤츠 꼰대가 눈에 띄었다. 겁에 질린 얼굴로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자에게는 그만한 최후가 필요하다. 주머니에서 멀티툴을 꺼내 칼로 그놈의 다리를 묶은 케이블 타이를 끊어버리고 발로 두어번 차이 마치 두들겨맞은 개처럼 눈치를 보며 허둥지둥 일어서는 것을 발로 지게차 방향으로 몇번 차자 바로 그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그자가 화약 연기 탓에 앞에 뭐가 있는지도 모를 것이라는 것이다. 곧 부탄가스 볼트 산탄포 터지는 텅 하는 소리가 나더니 뭐가 땅에 퉁 하고 울리며 엎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놈에게 어울리는 최후다.

대원들의 최후미를 따라 주택가로 흩어져 돌입하던 와중, 총참모에게 화력 지원을 부탁하기로 했다.

"총참모! 암스트롱 12파운드는 사용 가능한가?"

하지만 통신망 너머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 이게 무슨?!

"총참모! 여원홍!!"

설마 사이비 관장네가 그곳을 급습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게 도대체...!!

전화가 왔다. 사람 들쳐업고 전화받기는 정말 힘들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전화를 건 사람은 참모부의 김책 동지였다.

"통신망은 완전히 나갔습니다. 지금은 일반 전화 외에는 통신이 불가능합니다."
"총참모는 있나? 암스트롱 12파운드 지원이 필요하다. UAV는 살아있지?"
"그.. 그게 말입니다."

전화를 낚아채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의 정체는 여원홍이었다.

"총참모입니다. 12파운드 암스트롱의 지원은 불가능합니다."
"왜 안됀다는 거요?! 옥상에 2문 거치해놓았을 텐데!"
"이미 상황은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라도 전대협에 깡패들까지 합하면 3000명은 족히 될 겁니다. 아무리 우리라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더욱 암스트롱이든 뭐든 다 써야지!"
"이제 30분밖에 안남았습니다. 현재 서류와 자료의 파기가 진행중입니다. 출장본영은 곧 포기될 겁니다. 그리고 국가 개입을 요청하는 성명이 곧 발표될 겁니다. 이는 요시노부 공의 의중이기도 합니다."
"총참모! 하, 도쿠가와의 핏줄에는 싸움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유전자라도 들어있는 모양이지!?"
".............."

전화는 이미 끊어져 있었다. 도쿠가와 요시노부... 146년전의 자기 조상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렇게 다른게 없단 말인가? 정말 요시노부라고 이름만 지으면 절체절명의 순간에 도망치는 운명이라도 각인되는 모양이지? 쓰레기같은 도망자 놈....

"총원 최대한 신속으로 돌파하라! 총탄을 사용해도 좋다!"

하지만 통신망은 이미 다운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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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76화 제2차 안산 사변(7)
언젠가 씁니다.


12파운드 암스트롱포. 구경 약 75mm의 야포입니다. 전습대는 인터넷에 떠도는 설계도면을 받아다가 반월유통상가의 가공력을 빌어서 2문 제조해놓았죠. 당연히 불법무기입니다.

덧글

  • 존다리안 2014/05/20 15:37 # 답글

    이젠 아예 파워드슈트라도 동원해야 할 판이구만요.
  • 소시민 J 2014/05/20 17:07 # 답글

    불이 맹렬할때는 잘 타는걸 보기만 하면됩니다.
    불길이 사그라 들때, 그때가 기회죠.
  • 까치대부 2014/05/20 19:44 # 답글

    논문제출 후 기진맥진하고 돌아와서 읽는 맛이 새롭네요
  • 존다리안 2014/05/20 20:08 # 답글

    트랙백 신고합니다. 보아하니 전습대에게는 암스트롱포 말고 다른 무기가 필요했어요.
  • 지나가던과객 2014/05/20 20:51 # 삭제 답글

    허접한 검술이나 배우니 저렇게 밀리지요.

    포스를 수련했어봐요. 손 짓 한번에 저정도 인원은 날려버립니다.

    그래서 요다선생님이 포스수련생을 모집합니다.

    선착순 50명까지 20%할인된 가격에 훈련을 받을 수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ㅋㅋㅋ 2014/05/20 22:04 # 삭제

    나는 다스 레반인데, 애송이 요다 따위보다 훨씬 잘가르칠 수 있으니 나한테 오시우.
  • 존다리안 2014/05/20 22:11 #

    요다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역대 최강의 제다이 마스터 루크 스카이워커느님이 계십니다!
    루크님의 신 제다이 사원에서 포스 수련생을 모집합니다!
    기존의 훈련법보다 업그레이드되고 실용적이 된 새로운 훈련을 받아보세요!
  • 지옥열차 2014/05/20 23:55 # 삭제 답글

    암스트롱포랑 수동식 개틀링으로 벌집피자좀 만들어보시요.핰핰.
    MORE BLOOD!!!!!
  • 암호 2014/05/21 00:31 # 답글

    철판달린 지게차...
  • 지나가던과객 2014/05/21 15:43 # 삭제 답글

    존다리안/ 당신 시스 학원에서 나온 사람이지!!
    지 아버지랑 싸우다 손목 날라간 불효자가 무슨 제다이 마스터요!!
    우리 요다 포스 수련원에서는 인격 수양도 겸하기 때문에 그런 불효자는 없습니다.
  • 옆뱀 2014/05/22 18:12 # 답글

    곡사포까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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