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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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70화 제2차 안산 사변 - Starting Tonight 팬픽

SNS와 트위터 등으로 엄청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에 대한 옹호는 사실상 0.45%에 불과할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허무도는 김 아무개가 싸대기를 맞은 걸 가지고 어떻게든 만회해보려고 했지만 여고생이 칼을 가지고 가서 시비를 튼다는 것만 봐도 저 전습대라는 곳이 사람의 머릿속을 얼마나 이상하게 뒤집어놓는가라는 소재 탓에 도무지 되는 일이 없었다.

원래 인터넷 공간은 젋은이들이 많고, 또한 여론몰이에 취약하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우리의 포지션이나 이미지는 이미 그 누구도 옹호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있었다. 그쪽 언론에 의하면 우리는 도쿠가와 요시노부를 선봉으로 한 일본 침략 세력의 끄나풀에 지나지 않으며 이주 일본인들을 위해 돈없는 불법거주자들을 무단으로 쫓아내고 죽이기까지 한 인륜을 저버린 매국 집단이며, 또한 전쳘연의 이미지는 그렇다치고 휘발유 분사로 불로 세례를 내리는 기적은 인간이 할 수 없는 대범죄로써 이자들을 놔두면 천하의 암흑에 빠질 것이요, 또한 이를 옹호하고 써먹는 경찰과 정부는 역시 친일 반민족정부이며 그 태생만 보더라도 정권 퇴진과 혁명이 마땅하다는 것에 이르른지라, 이제는 광범위한 반정부 운동의 불씨로 타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메이저 언론사들도 우리에 대한 옹호를 거의 관두었고, 이쯤 되면 거의 일본육군 vs 대한독립군 정도의 구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테레비에서는 연신 전습대+친일정부+견찰에 의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촛불집회와 항의시위를 보도했고, 인터넷 언론은 어려운 삷을 낫게 해보고자 한국에 와서 꿈을 키우다 전습대의 일본도 칼날에 사그라든 생명의 사례를 보도하는 등, 그냥 답이 없었다.

허무도는 거의 정신줄을 놓은 듯 했다. 자칭 괴벨스 환생이라고도 하지만 허무도는 그냥 망한 광고대행사 사장이었던 현직 월급 자경단 한명일 뿐이었고, 아무리 메이저 언론사에 비하면 껌이라지만 허무도 한명보다야 압도적인 인지도와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허무도는 계속해서 과거 경찰이 통구이가 되어버리고 파출소가 방화되어 방치될 정도의 상태를 비롯한 험악한 북두신권 세상의 이미지를 좀 더 뻥튀기시켜서 전습대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었지만, 이미 <코리안 팔루자 통구이 사건> 따윈 지금 와선 옛일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치안이 안좋으면 경찰을 충원해야지 일본도를 차고 다니면서 사람을 죽이면 된다?> 라는 반응이 수백 수천건 넘게 리트윗되는 등, 그러니까 전습대의 모든 노력은 마치 태평양에 신나 한병 푸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보면 된다.

제갈 진욱은 위에서 엄청난 조인트 까임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의 친구인 김형사께서 말씀하시길 경찰서 분위기는 폭도들을 당장이라도 쏴죽일 분위기이며, 또 괜시리 전습대나 그 사이비 관장네 자경단, 이른바 정무림인지 뭔지를 괜히 음모나 꾸며가지고 엿먹이려다 일만 말아먹은 제갈 진욱에 대한 원망도 굉장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어찌되었든 도시의 치안을 방기해서는 안된다는 협박(?)은 제갈 진욱을 쏘아붙이다시비 했고, 제갈 진욱은 여기에 총기무장 전투경찰이나 군대를 파견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계급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한 다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찰이나 군대가 총 딱 한발이라도 쏘는 순간 정권은 끝장이다. 전습대가 150년전 설계의 고리타분한 스나이더-엔필드를 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전습대는 어쨌든 경찰 보조 자경단이지만, 전투경찰이나 군대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내부 조직>이기 때문이다. 좀비사태 이후 대충 망한 한국 사회에 대한 증오는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끓어오르고 있었고, 냄비 뚜껑의 구멍으로 김을 빼내서 폭발을 겨우 막는 그런 상황 비슷한 이런 입장에서, 정권에 의한 국민 사망이 한명이라도 나온다면 정권 퇴진은 물론이고 전국적인 대폭동도 어렵지 않다. 더군다나 항상 세상의 여러 사건을 이용하고자 암약하는 이익 집단은 어느 진영 어디나 있기 마련... 자칫 대처 실수에 따라서는 혁명이 촉발될 수도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부도 언론도 시민도 심지어 암흑가조차도 적대적인 입장에서 뻔히 눈에 보이는 이 사태를 오직 우리 전습대 삼백 채 못되는 인원과 안산시경 만으로 감당해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태는 언제부터 시작인가? 바로 오늘 밤부터 시작이지..

밤이 깊은 지금 도쿠가와 요시노부는 예의 프랑스 군복을 입지 않고 군청색의 100%울로 만들어진 수수하지만 황금 단추가 눈에 띄는 전습대 제복을 입고 있었다. 다섯개의 황동 단추로 잠궈지는 차이나 칼라의 색 코트는 여타 대원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존 테일러가 손수 만든 그의 케피 모자에 수놓아진 금실 문양에 의해 그가 총재라는 것은 확실히 표현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얼굴에서 아직도 맨소래담 향이 나는 김 아무개와, 그리고 사무실에 자리한 간부들이 가라앉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미 안산 시내에 폭도들이 상당부분 잠입한 것이 정황상으로 확인이 된다고 합니다만, 이것들이 대세력을 형성하기 전에 각개격파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덴슈고부로 오진우의 발언은 타당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폭도란 구 전대협 출신자들이 지휘하는 오월대, 녹두대가 아니라 인천 부천 등지에서 중국인 조폭, 그러니까 흑사회의 각 방에서 파견한 <인권탄압에 항의하는 중국인 시위대를 가장한 전습대 파멸을 위한 자객 패거리들>을 말하는 것이다. 오월대 녹두대를 비롯한 시위대들은 생각보다 합류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20분 전에 겨우 출발했다고 한다. 경남, 전남북에서 출발한 전세버스들이 도착하려면 빨라도 세시간 이상이다.

"전술적으로 본다면 고부로의 말대로이겠으나, 지금 우리는 묶인 신세나 다름없으니 저들이 행동을 일으켜 폭동으로 발전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가뜩이나 이 사천만 동포 중 우리 편이라곤 오백명도 안되는 신세이니 선공을 가하여 피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 것은 금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말이다. 다음엔 불만 섞인 덴슈로쿠로 김석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하지만 저들이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춘 다음에 공격해온다면 더 위험하지 않습니까. 증오가 대단하니 우릴 죽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자들일 겁니다. 어찌되었든 지금 나서서 격파를 하던지 해야지요. 총참모께서 말하신 바에 따르면 지금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지 않습니까? 깡패놈들이 상인들에게 시비도 안 걸고 가만히 있는 걸 보면 분명히 사전 협의를 하고 일격에 공격할 생각일 겁니다."

확실히 그러했다. 오늘은 전습대원들은 죄다 학교 안에 주둔중이므로 외부에는 치안을 유지할 자들이 하나도 없다시피했다. 물론 원곡파출소도 텅 비어있었다. 하지만 쿼드콥터 UAV가 송출하는 영상에 따르면 아직 전혀 큰 문제가 발생하거나 파출소가 박살나는 것도 아니었다.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긴 했지만, 드물게 영업하는 가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벌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깡패로써의 약탈본능을 억제하지 않을 수 없는 뭔가 계획, 지휘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이지만, 전습대는 이미 인천의 정경유착 폭력조직인 간석동 간지대장파 1000여명을 지옥으로 보내버린 한국의 북양군벌, 아무리 전 조직들이 나선다고 하지만 서로 약하면 잡아먹을 생각 가득한 깡패 조직들일 뿐이다. 전습대를 공격했다가 우리 편이 대규모로 죽어나가기라도 한다면 그걸 어디서 보충할 것이며, 또 그렇게 약해진 조직이 다른 조직에 먹히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나? 이런 생각 탓에 다들 함부로 나서기보다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저들이 언제 시작할 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들어온 정보라고 하지만 오전 0시설에 12시설에 종잡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끌려다니다가는..."

김석원의 볼멘소리가 이어졌지만, 나라고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당연히 나라고 끌려다닐 생각 같은 건 없다. 이미 낮에 왕조명과 했던 협의가 있었지.. 왕조명은 천웅방 조직원들은 여기 사람들과 다 안면있고 그런데 그럴 수가 있겠냐면서 다시 껄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같이 망하고 죽는 길을 택하겠느냐는 일갈에 매우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동의했다. 그리고 왕조명과 약속한 시각은 밤 12시. 시간은 12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 밤 시작입니다."

내 말을 들은 간부들이 내 얼굴을 일제히 보는 순간, 어디서 가스통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함성과 욕지거리 같은 것도 시끄럽게 들려왔다. 소요사태를 직감한 덴슈 고부로 오진우가 일어섰다. 원래 이 친구가 이끄는 5소대는 주특기가 고속 도보 기동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본능적으로 출동해야 된다는 것이 몸에 기억되어 있어 무의식적으로 움직인 모양이지만, 나는 그를 만류했다.

"총참모는 이를 경찰에 즉시 알리세요. 치안 유지의 근본 책임자는 경찰입니다."

총참모 여원홍이 고개를 끄떡이고는 즉시 전화통을 들었다. 대규모 소요사태의 시작을 경찰이 알고도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지. 조금 후 곧 경찰에선 아직 경거망동하지 말고 전습대가 상황을 파악할 것을 요구했다. 이건 곧 최초 대응에 대한 시비거리가 생길 경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에 대한 치킨 게임이다. 우리는 물론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지. 김책 동지가 만든 쿼드콥터 UAV의 힘으로 말이다. 경찰이 말하는 파악이란 대원이 나가서... 칼질이라도 좀 해가지고서리 뭐 그런 걸 바라는 모양이다만, 그럴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경찰이 그러라 하니 좀 더 기다려 봐야겠군요."

불이 좀 나 봐야 진압 명령을 내릴 생각인 모양이다. 짐짓 창밖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폭동이야?"

다시 고개를 돌리다 요시노부의 눈을 본 듯 했는데, 급히 그의 눈을 피했다. 케피 모자의 가죽 챙에 가려진 그의 눈동자를 볼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가 호의적인 의미로 나를 향해 살짝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직감 탓이었다. 나는 왕조명에게 소요사태를 촉발시키라고 한 걸 요시노부에게 말한 적은 없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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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71화 제2차 안산 사변(2)
언젠가 씁니다.

덧글

  • 장쾌 2014/05/05 21:48 # 삭제 답글

    이런 정도 까지는 갈 줄 몰랐는데 재밌게 되어가네요.
    과연 어떻게 극복할지, 흑호방주 진기서는 껍질이 벗겨질지 흥미진진해 집니다.
  • 암호 2014/05/06 01:01 # 답글

    어째 흑형, 흑누님 일행이 합류할 듯한 생각이 드네요.
  • 수련권사 2014/05/06 19:06 # 삭제 답글

    이걸로 정주행끝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지는 군요. 뭐든지 잘풀리는 걸좋아 합니다만 다크판타지니 그렇게 좋을 대로는 안되겠죠?
  • 옆뱀 2014/05/06 19:43 # 답글

    저 시대의 강무전습소 이글루는 어떤 험악한 꼴을 당하고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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