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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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51화 청웅 사타부언(6) 톨루엔은 폭발이야 팬픽

"................"

스나이더-엔필드 후장식 단발소총을 등에 매고 한다치를 뽑아 기세 좋게 돌입한 전습대원들의 눈앞에는 그냥 아무도 손 안댄 지 오래된 낡은 공장의 전경만이 펼쳐져 있었다. 인신매매&사타부언 조직과의 웅대한 결전을 각오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돌입한 전습대원들에게는 맥이 탁 풀리는 결말이었다.

다행히 전기 자체가 끊어지지는 않은 듯, 실내등은 환했다. 대원들이 곧 소대장의 지시와 함께 샅샅이 수색을 개시했지만 수색을 해 본들 이렇다 할 물건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100%울로 만든 모자가 머리 위를 뎁혀놓아서 답답해 모자를 벗고 턱끈을 줄이면서 머리를 긁고 있는 와중에 대원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사람의 뇌가 있습니다!"

김형사와 내가 급히 가보니 척수다발이 예리한 가위로 잘린 채로 뒹굴고 있는 것은 분명히 사람의 뇌가 틀림없었다. 내가 법의학자는 아니지만 말라비틀어지지 않은 것을 볼때 그다지 적출된 지 오래된 것은 아니지 싶었다. 겨울이니 구더기가 증식하거나 쉽게 썩을 상황은 아니고..

"와 씨발... 이게 왜 이런데 굴러다녀?"
"잠깐만요. 영화에서 보면 꼭 이런게 부비트랩이더라구요."

LED라이트를 켜고 천천히 비추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반사가 이상하게 되는 실 같은 게 있었다. 낚싯줄이다. 그리고 이것은 벽에 고정된 일종의 리모컨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제 사각형 뭔가에 연결되어 있었다. 김형사가 데려온 4명의 경찰들은 계속해서 디지털 카메라로 여기의 뇌와 사각형 장치, 그리고 공장 내부의 전경을 촬영하고 녹화하느라 정신없었다. 다른 대원들의 보고가 계속해서 들어왔는데, 뭐가 가득 찬 것 같은 드럼통이 4개 정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손은 대지 말고, 내가 한번 가 보지."

드럼통 근처로 가서 냄새를 맡아 보니 희미하게 신너 같은 냄새가 났다. 괜히 손대면 무슨 일이 날 지 모르고, 수색은 이것들 외에 이렇다 할 물건들이 나오지는 않았으므로 일단 대원들을 외부로 철수시켰다.

"우리가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봐도 부비트랩 같은 것도 있으니 있어봐야 위험할 것 같으니 일단 철수하시죠."

김형사도 동의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 공장은 보기 드문 콘크리트-벽돌 마감 공장으로 만들어진 지 오래된 것이 분명했지만 외부 관리는 그럭저럭 잘 해온 듯 낡은 건물 특유의 구질구질함은 없었다. 이 공장은 원래 유공압 피팅 도구를 만들던 곳이었다고 들었는데, 외국 자본에 헐값으로 인수된 이후 기계들은 대부분 반출되고 공장은 최소한의 외형만 유지하는 정도의 관리만 받고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사실상 빈 공장이다.

공장 중에서는 생산 건물보다 부지가 더 넓은 축에 속했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학교 운동장 정도의 부지가 조성되어 있었고 그중 절반은 잔디밭이었다. 좀비사태 이전에는 나름 건실한 회사였지 않았을까 싶다.

쿵-쿵-쿵-

갑자기 서쪽 시화공단 방면에서 둔탁한 천둥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곧 경찰 무전기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말을 듣던 김형사의 얼굴도 급격하게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니미...."
"설마 그 사이비 관장이랑 같이 간 팀에 무슨 일 난건 아니겠죠?"
"눈치는 참 좋아~ 아무래도 들어갔다가 터진 모양이야."

우리 전습대 본영에서도 시화공단 쪽으로 쿼드콥터 UAV를 보냈으므로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영으로 연락하려던 참에 개방시켜놓은 통신망에서 작전지도역 여원홍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은 다행히 별일 없어 보이는군요."
"그렇습니다. 시화공단쪽은 어떻게 된 겁니까?"
"난리도 아닙니다. 경찰과 관장네들이 돌입하고 나서 10분 후에 터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UAV도 파편에 맞았는지 갑자기 추락했구요. 시화공단 쪽의 현장 감시는 이로써 15분 정도는 아웃입니다. 곧 예비 UAV를 출발시킬 겁니다. 그리고 주변 현장감시 중입니다만 왠 사람들이 주변 공장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대비하시길. 주변 공장지역은 다 버려진 곳들이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여원홍과의 통화가 막 끊어진 직후 뒤에서 등을 툭툭 치는 자가 있어 돌아보니 김형사였다.

"아무래도 지금 빨리 가야겠어."
"시화공단 지원하러요?"
"아니! 지금 일루 왠 패거리들이 온다니까!"

아무래도 김형사도 비슷한 정보를 전해들은 모양이었다. 급히 소대장들에게 내용을 전달하자 소대장들이 대원들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신속하게 경찰 버스 2대에 대원들이 빠르게 탑승하기 시작했다. 곧 창문들이 열리며 밖으로 스나이더-엔필드 소총의 총구들이 나왔다. 김형사의 지프 랭글러도 시동을 걸었고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때 마침 공장 정문 쪽으로 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장대 위에 번쩍이는 게 있는 걸로 봐서는 십중팔구 장대에 사시미를 테이프로 감아서 만든 급조 창들이다. 한마디로 저놈들은 우리를 기습하기 위해 나온 폭도들이다.

김형사의 지프 랭글러가 우렁찬 고RPM 엔진음을 내며 급속 출발하며 속도를 내자 기세등등하게 달려들던 놈들이 당황해서 옆으로 피했고 어리버리하던 몇놈은 김형사의 자랑 강철범퍼에 들이받히며 날아갔다. 지프 랭글러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며 4인의 경찰이 탄 경찰차가 함께 탈출했고 뒤를 이어 커다란 경찰 버스가 달려들자 놈들이 반쯤 혼비백산하기 시작했다.

"우찌가타 하지메!"

사격 허가명령이 떨어지자 창문 밖으로 삐져나온 총구에서 일제히 총성과 화염이 번쩍였고 몇놈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놈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대원들의 조준 사격이 계속되었고, 놈들은 쫓는 것을 포기하고는 담벼락에 숨어 총알을 피하는 데에만 신경쓰고 있었다.

15분 후,

반월유통상가 앞 큰도로에서 차량들이 일시 정차해 있었고 대원들이 사방으로 총구를 내밀고 감시하는 가운데 나와 소대장들, 김형사가 향후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근데 이제 어디로 가지?"

의외였다. 시화공단으로 가서 위기에 빠진 그들을 구원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런 말은 일언반구 한마디도 않는다.

"시화공단에 가서 그친구들 구하잔 말씀은 안하시네요?"
"불난 곳에 우리가 가면 뭐할건데? 공단 소방대도 있으니까 그들이 알아서 할 거야. 그리고 아직 거긴 패거리가 습격한다던가 하는 말도 없으니까 더 큰 문제는 없을거야. 그리고 거긴 시흥경찰도 나와 있으니 뭐 지들이 잘 하겠지!"

그때 마침 생각난 것이 있었다. 정보들을 취합해서 유추해낸 놈들의 공장 위치는 총 5곳, 그중 1곳은 사람 팔다리로 FUCK YOU의 인간 문자를 만들어놓고 우리를 농락했던 곳이고, 2곳은 오늘 통수를 맞은 곳이었다. 기왕 이렇게 나온 거 이대로 돌아가기는 뭐하고, 또 이건 시간 싸움이다. 시간을 끌수록 놈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잠수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속전속결로 일을 처리해야 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기면 관군, 실패해도 본전이라면 지금 당장 나머지 2곳의 주소로 쳐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은..."

우리에게는 정보를 취합해서 얻어낸 나머지 2곳의 주소가 있다고 하며 김형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김형사는 당장이라도 홍콩으로 출국하실 듯 흥분해서는 왜 진작에 말해주지 않았냐면서 풀발기를 개시했다. 그런데 남은 한가지의 문제가 있었다. 우리의 규모가 별로 크지도 않기 때문에 2개조로 분리했다가는 위험부담이 크고 하니 하나하나 쳐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어디를 먼저 가느냐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김형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옆에 서 있던 경찰의 홀스터에서 리볼버 권총을 꺼내더니 바닥에 대고 돌려버렸다. 서너바퀴 돌던 리볼버의 총구가 나를 향하면서 멈추었고 김형사는 총을 주워서 원래 주인인 경찰에게 쥐어주면서 밑도 끝도 없이 지프 랭글러에 타려고 문부터 열어제꼈다.

"결론이 뭡니까?"
"1번 주소지부터 먼저 가보자구!"
"거기라는 근거는 있는겁니까?"
"내 감이야!"

그는 시동부터 걸고는 다짜고짜 차를 몰아서 U턴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도 다른 질문을 할 겨를도 없이 그를 쫓아 엑셀을 밟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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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52화 청웅 사타부언(7)
언젠가 씁니다.

덧글

  • 까치대부 2014/02/15 17:01 # 답글

    이른 아침에 보고가는 다크♂판타지
    ps.이번달 중순쯤에 레이피어가 미국 트래커에 도착할 예정, 마이어는 3월에 거기로 들어간다던데... 곧 오리라 믿습니다
  • 위장효과 2014/02/15 07:20 # 답글

    워낙 중국에서 유입된 조직폭력배들이 장기 이식, 납치후 유기등 범죄와 연관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오지호를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 "처용"-OCN 계열에서 만들었습니다^^-에서도 이야기 시작이 중국 조폭+장기불법매매로 하더군요. 딱 처음 보면서 "커닝햄님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거냐????"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 판테르 2014/02/15 11:29 # 삭제 답글

    인정이 넘치고 싱나는 모험의 도시 안산시!......인건가요 ㄱ-
  • Zimen 2014/02/15 15:23 # 삭제 답글

    헉헉 빨리 다음편점여 현기증남;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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