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zairai.egloos.com

포토로그



전습대 50화 청웅 사타부언 (5) 팬픽

슈퍼 할머니에 대한 황산테러 직후 내걸린 <반인륜 역적패당을 고발하는 특별 전화번호>를 통해 이틀간 수집된 정보들은 매우 다양했고, 개중에는 자기가 원한 가진 사람을 해코지하려는 것이 뻔히 보이는 코웃음나는 것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정보들 속에서 퍼즐 조각을 취합하듯이 진실만을 짜맞추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작전지도역 총참모인 여원홍과 차출된 부하들, 그리고 1소대장 김진철의 몫이다.

김진철.. 이 친구는 원래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대원들의 추천으로 1소대장에 올랐지만 요즘 들어 그다지 전투소대장으로써의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참모부로 전속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으나, 아직 마땅한 후임이 없어 연임중이었다. 하지만 곧 적당한 후임자가 나올 것인데, 일단 소대장이 되면 일당 2만원 추가에 무엇보다 간부로써 핵심적인 위치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난세에는 야망을 가진 자가 많은 법이므로 누군가는 하려 할 것이다. 후보 추천은 일주일 후이고 선거는 이주일 후로 정해놨는데, 아직까지는 대원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파벌싸움이나 분열, 논란 등의 별 이야기는 없는 듯 하다.

그리고 김진철이 참모본부로 전속된다는 걸 알자 김책 동지도 참모본부로 빠져나갈 생각을 품고 있는 듯 하였으나, 나의 부탁으로 2소대장을 더 맡기로 했다. 사실 이 둘은 원래 인텔리 포지션에 더 걸맞는 사람들이고, 나머지들처럼 용장 스타일은 아니니 이해할 만 했다.
그리고 이놈들이 수단 방법을 안가리고 잔혹한 테러리즘을 수행할 거란 내 예상을 그대로 반영하듯, 슈퍼 할머니 황산테러 사건 이후 이틀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흑호방 놈들의 공세는 더욱 교활해졌다. 일단 슈퍼 할머니를 문병하고 돌아오던 날의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한도병원 주차장에서 나와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도중이었는데, 가끔씩은 써프라이즈한 조치가 필요한 법이라 신호/과속 단속카메라를 무시하고 갑자기 풀악셀을 밟아주었다. RPM이 솟구치고 사람들이 뒤로 쏠리며 급출발을 하자 단속카메라의 사진촬영을 뜻하는 빨간불이 번쩍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그래!? 미.."

짜증 폭발하는 김 아무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쪽에서 차가 충돌 사고를 내고는 전봇대를 들이받는 소리가 크게 났다. 김 아무개와 김무정은 놀라서 크게 뒤를 돌아보고는 그제서야 나의 조치를 납득한 듯 했다. 뒤에는 낡아빠진 크레도스가 엔진 본넷이 크게 찌그러진 채로 전봇대에 틀어박혀 있었고, 그 모습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는 다음과 같은 말로 현 상황을 압축해서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는 탈레반에 둘러싸인 미군이고 빨치산에 둘러싸인 독일군이야. 평소처럼 생각하면 안돼."

여기에 이틀간 6번이나 대원들에 대한 사시미 습격이 빈발했는데, 다행히도 대원 둘이 허벅지를 옅게 찔리고 손가락을 약간 베인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습격조들은 무자비한 한다치 내려베기에 싱싱한 속살을 군데군데 드러내며 쓰러져 죽었지만, 다행히도 그중에서 세놈을 잡아와 여기에 감금하고 있었다.

<반인륜 역적패당을 고발하는 특별 전화번호>를 통해 들어온 엄청난 잡정보들의 홍수를 두고 여원홍과 김책, 김진철이 머리를 싸매고 골몰한 결과 나온 결과를 취합해보면 본거지로 추정되면서도 작업 공장이기도 한 곳이 총 5곳으로 압축되었다. 하나는 이미 경찰과 우리가 쳐들어갔다가 사람 팔다리로 만든 F.U.C.K. Y.O.U. 인간 문자를 보고 허탕쳤던 곳이었고, 반월공단에 2곳, 시화공단에 2곳이 남아있었다.

여기에 흑호방의 사시미 습격조가 내놓은 정보에 의하면 반월공단 1곳, 시화공단 1곳의 폐공장들이 바로 그 문제의 아지트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양한 정보들을 취합해 나온 5개의 후보지 중 두곳과도 일치했기 때문에 당연히 신빙성 있는 정보로 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흑호방과의 대결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끝을 내야만 했는데, 사시미 습격, 황산테러, 자동차 테러에 이어 무슨 빨치산 전법을 동원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서너시간동안 포병화력을 동원해서 싸우고 이틀 쉬는게 낫지, 사흘동안 무작위로 터지는 소규모 교전이 사람 미치게 하는 데에는 제격인 법이다.

그리하여 김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더니, 역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비법을 적용한 결과 놈들이 불었다는 곳도 역시 우리가 들은 그곳이 아닌가. 김형사는 특히나 흑호방 패 두놈이 방문객인 것처럼 위장해서는 경찰을 습격해서 권총을 탈취하고 화염병을 던지며 빠루로 유치장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경찰들의 권총 사격에 벌집이 된 이야기를 하면서 피꺼솟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정보가 나온 2곳으로 오늘 중으로 진압작전을 가하기로 했는데 그중 우리가 갈 곳은 반월공단 쪽이라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한곳은 경찰이 직접 처리하게요?"
"뭔 소리야, 우리 그만큼 경력(경찰력) 없어! 그 관장네 패거리들... 정무림인가 하는 애들이 갈거야."
"정무림이요? 걔네들이 자칭 정무림이래요?"

이 무협지스러운 이름을 보아하니 꼭 곽원갑의 정무문과 황비홍의 보X림을 합체시킨 이름이 틀림없는데, 결과물은 진짜 삼류 무협지에서 빈곤한 상상력의 산물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어휴... 역시 어설프게 아편전쟁을 하니까 이놈들이 의화단 운동 루트로 빠져버린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보다 문명개화의 사명을 가지고 백인의 의무를 다했더라면 이런 참담하고 쪽팔리는 결과는 없었을 터인데.. 무협지 싸이코를 성토하는 제갈 진욱의 눈 뒤집히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현장지휘는 우리들이 할거고 아무튼 오늘 중으로 좀 수고해줘."
"물론이죠. 전습대도 지금 그놈들 테러가 장난이 아닙니다. 빨리 처리하고 싶은 마음은 저희가 더할 겁니다."
"그래그래, 아무튼 적당히 준비해놔."
"아, 그런데 왜 그 관장네가 더 먼데를 가죠?"

김형사의 한숨이 3초 정도 이어지더니 하는 말이란 이러했다. 한마디로 그쪽은 꼰대들이 많고 오합지졸이라 다들 자기 차가 있으니까 그걸로 죄다 알아서 간다는 것이다. 은밀해야 할 체포 현장 근처가 협객 부심 폭발하는 꼰대 노땅들의 예식장 주차장 꼴이 될 것이 안봐도 비디오였다. 크...

그리하여 긴급 소집을 걸고 간부들이 모두 모였는데, 정해진 방침은 이러했다. 총재 도쿠가와 요시노부, 작전지도역 총참모 여원홍과 김책, 김진철은 작전지휘를 맡고, 1,2소대는 이른바 총재근위의 임무를 부여받고 원곡고 출장본영을 경비, 3,4,5,6소대가 현장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김 아무개는 또 떼를 쓰기 시작했다.

"나.. 나도 갈거야!"

막 사무실을 나서던 간부들이 김 아무개를 주목했다. 이전부터 자꾸 전투현장이 있다 싶으면 참여시켜달라고 조르는 탓에 간부들은 또 저러나 했고, 아직 17살의 여자아이니 그냥 무시하고 말았는데, 덴슈로쿠로 김석원은 이전부터 나한테 말버릇이 고약했던 김 아무개의 말투에 더해 진지한 전습대의 일에 자꾸 아이처럼 조르는 김 아무개의 행동을 보고는 단단히 혼을 내주리라 마음을 먹은 모양이었던지, 곧 호통이 사무실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긴 비쇼! 덴슈타이오 난다토 오못테이루! 미나 소레나리노 닌무가 아리 소레오 가쿠지 하타스노가 군부다토 유우 모노다. 히쇼니와 히쇼토시떼노 닌무가 아루, 소레오 지가쿠세이! 아오이 부쥬츠카 미타이니 짓센니 쯔레떼잇테나도 코도모노 아마에루 요나 마네와 이카겐 야메떼 모라엔노카!"

김 아무개는 완전히 압도되었는지 풀이 완전히 죽어서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 그래도.. 할머니 복수.."

김 아무개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한국말로 조용히 말했다.

"넌 내 옆에 있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요시노부를 돌아보는 김 아무개를 향해 요시노부가 턱을 괸 채로 미소를 지으며 말하기를,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이 할머니의 복수를 하는 길이다."

라고 했다. 김 아무개는 그 말을 듣고는 교복 소매로 눈물을 훔치더니 왼손으로 m1902세이버의 칼집을 단단히 잡으며 요시노부 옆에 섰다. 김석원은 허리를 굽히며 요시노부를 향해 사죄했다.

"쇼군노 고젠데 다이분 부레이 츠카마츠리마시타. 데스가 슈츠진노 유에, 쇼분와 카엣떼.."
"요이! 쇼군노 숏켄데 유루스. 노꼬루 츠미와 유우모나루 후루마이오 못떼 츠구나에요."

여전히 삐딱하게 턱을 괸 요시노부의 용서가 내려지자 김석원은 다시 허리를 숙이고서는 사무실을 나섰다. 복도를 걸으면서 나는 내내 의아한 점을 질문했는데, 그것은 일단 김 아무개는 일본말을 못알아듣는데 구태여 일본말로 호통을 친 이유에 대해서였다. 김석원은 미소지으면서 답하기를

"아직 어린아이가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당하면 마음에 상처를 받을까봐 일부러 못알아듣는 말로 호통을 친 것입니다. 그리고 요시노부 총재가 그 아이를 좀 잘 제어해주길 바라는 것도 있었죠."

그리고 다시 좀 걷다가 김석원이 다시 말하기를,

"그리고 보병지도역께서는 어차피 그 애한테 꼼짝도 못하지 않습니까?"

하며 웃었다.

---------------------------------------
전습대 51화 청웅 사타부언(6) 톨루엔은 폭발이야
언젠가 씁니다.

덧글

  • ㅅㅋㄹㅋㄷㅇㅅㅋ 2014/02/11 16:58 # 삭제 답글

    오오미..
  • Zimen 2014/02/11 16:59 # 삭제 답글

    으아 드디어 목매고 기다리던!> <
  • 장궤 2014/02/11 17:59 # 삭제 답글

    일본어는 해석 좀 부탁드립니다..
    간간히 나오는데 못알아듣겠으요 ㅠㅠ
  • 11th ACR 2014/02/11 21:28 #

    저도 일본어전공자가 아니라 확실치는 않지만 대충 김석원선생의 말을 해석해보면...

    "김 비서! 전습대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나! 모두에게 나름대로의 임무가 있고, 그것을 각자 맡아 하는 것이 군대라는 것이다. 비서에겐 비서의 임무가 있어. 그것을 깨달아라! 풋내기 무술가처럼 실전에 데려가 달라느니하는 어린애 떼쓰기 같은 짓은 이제 그만두지 못하겠나!"

    그 이후 김석원이 요시노부에게
    "쇼군의 어전에서 큰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출전을 앞두었으므로 처분은 돌아와서..."

    하자 요시노부가
    "괜찮다. 쇼군 직권으로 용서한다. 남은 죄는 용맹한 행동으로 갚으라."

    인 듯합니다
  • Zimen 2014/02/11 23:39 # 삭제

    옛날 일본 시대극풍 말투가 귓가에 울리는듯여 ㅋㅋ
  • 판테르 2014/02/12 00:51 # 삭제

    오오오 해석 오오 감사시마스 고맙습니다. 40프로 알아먹었을 뿐인데 이렇게
  • 장궤 2014/02/12 03:01 # 삭제

    감사합니다. 진짜 시대극 같네요 ㅋㅋㅋ
  • 판테르 2014/02/12 00:55 # 삭제 답글

    뭐 톨루엔은 폭발이죠 헌데 그 앞에 '트리니트로-'라는 말이 붙으면(......)
  • 이실드 2014/02/12 09:51 # 삭제 답글

    정무문의 관장 양반은 나름대로 한가락하는 것 같은데 나머지 멤버들의 실력은 괜히 갔다가 조공이나 바치는게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 Zimen 2014/02/14 05:47 # 삭제 답글

    로쿠로아자씨 매력만점ㅋ 일본군빠만 아니라도 어휴ㅠ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