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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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39화 사랑의 김 아무개(1) 팬픽

이야기는 전9일의 역 진행중의 어느날로 되돌아간다. 집에 돌아와서는 밥 먹으면서 김 아무개와 대담을 하였는데,

"듣자하니 니가 원곡고로 진학할 생각이라 들었는데, 왜 하필 거기야?"

김 아무개는 이양반이 또 왜이러냐는 눈으로 1초정도 쳐다보더니 다시 라면을 후루룩거리며 입에 라면발을 집어넣고 있을 수 없는 발음으로 중얼거린다.

"여기선 아무리 칼 잘써봐야 남사스러워서 말도 못하지만 거기선 내가 짱먹을 수 있잖아. 후루루룩..."

어이가 털림을 참으며 조용히 말을 시도했다.

"거긴 지금도 위험한 곳인데 얼쩡대다가 무슨 꼴을 당하려고?"

라면에 파를 던져넣으며 면발에 딸려올라온 파를 어그적어그적 씹으면서 김 아무개가 말하기를,

"괜찮아. 내 칼(m1902 미육군장교도)차고 다니면서 혼내주면 돼."

왠지 뒷목의 림프절이 터질 듯한 느낌이다. 이 애는 실전을 안해봐서 군사 예술에서 저지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는데 얘한테 내가 가르치는 주세페 라델리의 이탈리안 결투 세이버 검술은 절대 사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없다. 먼저 피를 내어 규칙에 의한 싸움을 끝내는 데 특화된 결투 전용 검술이란 말이지..

흥분하고 기세로 달려드는 실전에서의 범죄종자를 잡기 위해서는 일격에 중추신경을 파괴할 정도의 위력을 갖지 못하면 나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할 수 없는데 아무리 강하게 휘둘러도 m1902로는 절대 중추신경을 작살낼 수도 없을 뿐더러 여기에 쓰는 검술이 이탈리안 결투 세이버 검술이라면 설사 일본도를 쥐어줘도 위력을 낼 방도가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김 아무개의 발언은 실전의 기세를 경험 못해본 근거없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스파링하면 어디를 치겠다고 말하고는 능숙한 페인트로 가드를 풀게 만들고는 선언한 곳을 정확하게 팍팍 쳐주는데다가, 콜드스틸社의 돼지 써는 비디오를 보고는 m1902로도 못할게 없다는 신앙심을 가진 이녀석에게 검술의 실전성 운운하면 당장 여기서 피꺼솟하고는 고집불통이 발동하여 설득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므로, 나는 다른 화제로 돌려서 원곡고 진학을 단념시킬 수밖에 없었다. 허나...

"원곡고는 염색도 못하게 하지!"
"난 원래 금발이 싫었어!"

"미니스커트도 용서하지 않는데?"
"지기 싫어서 입는거지 좋아서 입는거 아니거든?"

"거긴 근대 교육으로 완전 통제하는데다 전습대원이 수업 전체를 감시한다고!"
"잘됐네. 난 남자놈들이 체통없게 여자애들이랑 어울려서 씨발씨발거리는거 진짜 싫었거든. 난 시끄러운거 진짜 싫어하는데, 솔까말 존나 거슬렸어."

이런 식으로 모든 설득은 실패했다. 나중에는 귀찮았는지 그냥 라면에서 쌀떡을 꺼내 먹으며 무시를 시작했다. 이후 마침 오뎅집에서 어슬렁어슬렁 돌아온 김추자에게 김 아무개에 대한 설득을 부탁하여 보았다. 자초지종을 설명한 다음, 손바닥을 박수치듯이 짝 소리내면서 모으고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이와 같이!"

김추자는 곤란해하기는 커녕 뭔가 우쭐한 표정이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말만으로는 효과가 없어요. 새전을 내야죠?"

그래서 만원을 건내주자 싱글벙글하며 두손으로 공손히 받아서는 세겹으로 접어서 주머니에 넣는다.

"여자로써 충고하건데 애한테는 어렸을 땐 해 달라는 걸 해 주는 편이 좋아요."
"아니 그래서 말을 안해준다는 겁니까?"

"내가 한국말 못하는거 잊었어요?"
"돈 도로 내노쇼..."

"안 되면 자기탓, 잘 되면 신 탓, 종교의 기본이에요!"

하면서 자랑의 세미롱헤어를 휘날리며 자기 방으로 쑤욱 들어가서는 문을 쾅 닫고 잠가 버렸다.

그리하여 나로써는 어찌할 도리가 없이 김 아무개의 진학을 허락할 외에 달리 도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다시 후3일의 역이 끝나고 <4년동안 찌푸렸던 미간을 오늘에야 펴본> 다음 집에 가니, 김 아무개가 없어서 노심초사하던 도중 문을 쾅 닫고 들어오는 자 있어 보니 못보던 여자라 경계했는데, 머리를 검게 염색한 김 아무개였다. 생머리 상태로 돌아다닌 적은 많지 않아서 내가 알아보지 못한 바 있었는데, 그전에는 시끄러운 왈가닥의 이미지가 컸지만 저리 하고 나타나니 이미지가 확 변했다. 입을 다물고 칼만 잡지 않는다면 양갓집 규수로 볼 만 했다는 것이다.

김추자는 아무개를 보더니 일본말로 이쁘다를 연발하면서 어깨를 잡고는 이리저리 돌려보았는데 김 아무개는 김추자가 감탄하고 좋아하니까 자신감에 더해 보람까지 더해졌는지 얼굴에 숨기려 하지만 숨길 수 없는 미소를 띄우면서 그냥 김추자가 흔드는 대로 흔들렸다. 세상에 정말 많은 헤어스타일이 있지만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동양인 여자에게는 흑발에 생머리가 제일이다. 자기도 찰랑찰랑하는 머릿결과 새로워진 자신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나중에는 김추자가 잡고 돌려보지 않아도 자기 혼자 여기 저기 돌려보며 새로워진 자기 모습을 보며 흡족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타심통으로 꿰뚫어 보건데, 김 아무개는 자기 안의 여성성의 나약함을 부정하는 성격이었다. 좀비사태를 비롯한 사태에서의 트라우마가 무력함을 이겨내고 나약한 여성성을 구축하려는 의식을 형성했으며, 금발 염색이나 동성 혐오도 그런 트라우마에 의해 형성된 것이었다고 본다. 가령 김 아무개는 처음에 김추자를 싫어한 것이 김추자가 여성성을 무기로 꼬리를 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하필 나같은 사람이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하는 바람에 검술이라는 기예를 추구하고, 반 여성성의 성격을 고착화시키는 <힘>의 논리를 얻어내는 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자기 안에 숨겨진 여성으로써의 아름다움을 이날 재발견하면서 여성으로써의 자신을 조금은 긍정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 무엇이 어떻게 작용한다 한들 그녀 또한 천상 여자인 셈이다.

사실 나의 경우도 검술을 가르쳤지만 그녀가 여성으로써의 자신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3년전 초딩이었던 김 아무개를 떠안으면서 생각한 것은 이 꼬맹이는 겁도 없이 들이댄다는 것이었는데, 그 활달한 성격 탓에 금세 친해질 수 있었지만 나의 놀라운 통찰력으로 꿰뚫어보건데 김 아무개의 활달함은 트라우마의 반동임이 확실했다. 나중에 별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기름 떡칠해서 랩으로 싸서 창고에 집어넣은 m1902세이버를 보고 환장한 김 아무개를 보고는 발톱 없는 고양이가 불안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녀의 심리적 치료를 위해 이걸 쓰려면 검술을 배워야 한다고 꼬셔서, 샌드백 역할을 몇달간 해주면서 검술에 빠지게 만들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게 주세페 라델리의 이탈리안 결투 세이버 검술이었다는 것은, 이것은 근력과 기세보다는 민첩함과 섬세함이 더욱 중요한 기예이므로 그녀에게 <힘이 있음으로써의 안심>을 줄 수 있으면서도 여성으로써의 한계에 부딪쳐 절망하지 않도록 할 수 있었고, 또 그럼으로써 그녀가 검술을 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여성성의 끈자락을 항상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흑발 생머리에 흡족해하며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여자로써의 자신을 긍정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속에서 무시무시한 다크 망상이 피어오르고 있다. 그것은 요컨데 빌어먹을 좇벌레들이 나의 딸인 김 아무개에게 들러붙어 감히 오염을 시키려 들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24시간 UAV를 띄우고 에이젼트를 파견해서 더러운 쌩양아치들을 뵈는 대로 인체의 신비전으로 보내버리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니가 여동생에게 찝쩍대는 놈을 병원에 입원시킨 이유를 알 것 같다."
"형님 그러게 제가 뭐랬습니까. 여동생 없으면 영원히 이해 못한다고 제가 그랬잖아요."

대담의 대상은 덴슈 사부로 이상평이다. 이녀석은 몇년전 여동생과 좋은 사이가 되어가려는 남자애를 말 그대로 개패듯이 패서 병원에 입원시킨 전적이 있었다. 물론 그 반동으로 여동생과는 매우 냉랭한 관계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이해를 못햇으므로, "여동생이 그리도 좋더냐?" 라고 묻자 약 3초간 괴이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형님은 절대 이해 못할겁니다." 라고 하길래 나는 의아해한 적이 있었는데, 참으로 이제는 이해할 만 하다. 아니, 이해할 만 수준을 떠나서 다시 다크 불안이 폭주하기 시작해서...

"으으... 아니야 그 애는 내 딸이라고, 난 걔 마음의 아픔을 다 알아. 그래서 내가 보호해 줘야만 돼. 그런데 청웅 사타부언에 빡치면 망치 사시미로 후벼대는 이 구시가지로 굳이 오겠다니, 거기에 내 가족이란 걸 알면 그 사기꾼 관장놈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아? 안돼 세상은 너무 위험해, 아직 그 애한테는 너무 어려워, 아직이란 말이지, 그 애는 아직 세상에 나설 준비가 안됐어, 아직이야! 아직이라고!!

그 애는 내가 보여주는 것만 보고 내가 들려주는 것만 듣고 내가 주는 칼만 쓰고 내가 가르쳐주는 검술만 배우고 내가 사주는 옷만 입고 내가 주는 용돈만 받아야 돼, 진리가 무엇이냐? 바로 이 사람이오! 그 애가 운다면 내 가슴의 전 우주는 물에 뒤덮이고 누가 그 애를 때린다면 DNA염기서열을 분석해서 비슷한 나선구조를 지닌 것들까지 싸그리 죽이겠어! 나의 아우슈비츠가 폭발한다아아아!!"

노발대발해서 씩씩대는 나를 사부로는 한참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말하기를

"형님... 혹시 찝쩍대는 애 있으면 차라리 그냥 패버리세요..."

이후로도 여원홍, 김석원 등의 연장자를 찾아다니며 김 아무개에 대해 토로해댔으므로, 곧 전습대 내부에서는 보병지도역의 마음은 아버지 마음이라는 소문이 쫙 퍼졌다. 곧 대치동 김씨와 누님도 나의 한탄을 듣게 되었는데 대치동 김씨도 나와 같이 좌절에 빠졌지만 누님은 김 아무개가 여자로써의 자신을 찾기 시작한 모습에 아아아주 흐뭇한 듯한 모양새였다. 김추자와 대치동 누님은 틈만 나면 김 아무개의 머리카락을 빗겨주는 취미가 들려 버렸고, 특히 누님은 머리는 여자의 생명이니 하면서 본격적인 여성성 세뇌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약소하지만..."
"으따 시부엉 뭔 돈을 이리 많이 줘분당가요?"

라성양복점의 주인이자 전습대 내무교도단장인 전남 나주 출신의 존 테일러. 이자로 말하자면 조부가 선교사로써 미국에서 전라도로 왔었는데, 봉사의 사명감을 참지 못하고 개척교회를 세워 정착하면서 3대째가 한국에서 산다. 그래서 존 테일러는 영어 독해는 해도 회화는 잘 못한다. 성이 테일러(양복쟁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국-미국-한국에서 6대에 걸친 양복집의 비전을 유지하여 19세기 전통 방식의 노하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짜고짜 100만원을 만원짜리 현찰로 묶어서 밑도끝도 없이 들이대고 시킨 주문은 김 아무개의 교복. 우리 아무개가 입는 교복에는 단 한푼도 아깝지 않다! 존 테일러는 몇번을 고사했지만 6대 양복쟁이의 자존심을 걸어보라는 말에 부심이 폭발해서는 지금 단단히 말실수를 한 거라며 우리 양복점 비전의 기법의 맛을 보면 더이상 싸구려 기성복을 입고 살 수는 없게 된다며 주문을 수락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교복은 김 아무개의 몸매 라인을 잘 살리면서도 검술을 하는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놀라운 것으로, 김 아무개는 굉장히 만족스러워했으며 다시 전신거울 앞에서 이리 돌고 저리 돌면서 더욱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하지만 감사의 표시는 내 등짝을 후려치면서 "감사!!" 라고 말하는 것 뿐으로 평소의 왈가닥 성격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나의 뇌는 녹아버렸고 골수는 죄다 뽑혔으며 좌심방과 우심실이 합쳐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만 말해두자.

그리고 입학하고 며칠 동안 나의 순찰을 빙자한 감시가 이어졌지만 대인관계 자체는 이전처럼 왈가닥적인 측면이 엿보여서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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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 3부 신세기 괴신사집단 전습대 40화 사랑의 김 아무개(2)
언젠가 씁니다.

덧글

  • 암호 2014/01/17 20:25 # 답글

    상사가 미래 사위이겠군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01/17 20:40 #

    딸이란 건 그냥 제 생각이니 김 아무개는 다르게 생각하겠죠.
  • 위장효과 2014/01/17 21:47 # 답글

    이젠 아버지 노릇까지...고생많으십니다...
  • ㄱㄱ 2014/01/17 22:09 # 삭제 답글

    김 아무개 양. [개돼지야 누가 돈 달래?] 했던 때가 어제 같은데...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01/17 22:24 #

    지금도 성질머리는 변함없어요. 수틀리면 칼집으로 제 명치 찍습니다. 이번 에피소드 중에 나오게 될 겁니다.
  • 煙雨 2014/01/17 23:19 # 답글

    으아니챠! 절묘한 끊기 신공이라닛!!!!
  • 동아 2014/01/17 23:25 # 답글

    으음,,,,어느 좆벌래가 김아무개를 차지하려나요;;;
  • 암굴왕 2014/01/18 03:27 # 삭제 답글

    본문에 서술된 그대로 자신 안의 여성성을 부정하고 강한 이미지를 동경하는 사람은
    정말 말투부터 행동까지 김 아무개와 같더군요
    다만 김 아무개처럼 걸출한 멘토가 없어서 힘을 행사하는 법이나 건전한 자신감이란 거를
    가지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란게 문제인 것이지...
  • Zimen 2014/01/18 06:41 # 삭제 답글

    으따 시부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사장 아조 기냥 남도사투리가 꼬셔분다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부터 뭔 엔돌핀을 이리 많이 줘분당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지나가던과객 2014/01/18 10:30 # 삭제 답글

    질투의 마음은 아버지의 마음!!

    이제 주인공도 질투단에 가입할 자격이 되었씁니다!!
  • 묵돈 2014/01/18 12:41 # 답글

    문장이 참으로 찰집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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