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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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대 32화 전9일의 역 9일째 팬픽

"그러고보니 책사인가 뭔가 하는 이가구란 자는 어떻게 된겁니까?"

여원홍은 대답하기 곤란한 듯 왕조명에게 눈짓을 하자 왕조명도 곤란해하며 입을 열었다.

"...그게... 어디 갔는지 모릅니다. 도망간 것 같습니다."

"뇌척수액이 스테로이드 같은 채욱이가 믿고 신뢰하는 자라면 보통이 아닐 듯 한데..."

왕조명이 말해준 바에 따르면 항적방은 사실상 끝났고, 특히 조직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항적방 대원들이 케이블 타이에 묶여서 옴짝달싹도 못하면서 행인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나 지르는 것을 한심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절대다수였다고 한다. 결국은 저 근육은 다 약먹고 키운 풍선근육이고 그러니 그 평범체형인 전습대원들에게 두들겨맞았지 하는 인식이 단 하루만에 싹 퍼져버려 내 의도대로 항적방은 폭력조직의 필수 요소인 두려움, 명예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여기에 채욱이 숨어있다가 도망치려다 떨어져 죽었다는 소문도 함께였다.

원곡동에서 최고의 세력을 자랑하던 항적방이 졸지에 소멸하면서 반대급부로 전습대의 Respect는 하늘을 관통할 정도가 되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힘이면 힘, 가오다시면 가오다시 어떤 면에서나 압도적인 위압감을 선사하여 중국인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항적방 조직원들을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릴 정도의 무력이라면 과연 얼마나 대단하겠냐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

8일째 저녁에도 전습대원들이 여지없이 순찰을 돌았지만 그 덩치 좋은 항적방 친구들은 완전히 사라져서 눈에 띄지도 않았다. 평소라면 괜시리 팔을 휘적거리며 덩치를 과시하던 조직원들이 한둘은 있었겠지만 이제는 아예 어디로 죄다 숨어버린 것이다.

9일째인 오늘도 방금 전까지는 평화롭기 그지없었지만, 1분 전쯤부터 뭔가 소란스러운 감이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을 보니 후문 쪽에서 왠 놈들이 후문의 철문을 열어젖히고 있었고 학생보초 둘이 급히 학교 건물 쪽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곧 내 책상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보병지도역입니다."
"학생회장입니다. 후문 쪽에서 거수자 수십명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봤네. 명령 대기하도록!"

철문을 열어젖히고 거들먹거리며 들어오는 놈들을 보니 덩치 좋은게 딱 항적방 잔당놈들의 티가 났다. 떼로 모이면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떼거지로 몰려왔는데 그 숫자는 한 35명 정도 되어보였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케이블 타이가지곤 부족했나 보군..."

하면서 한숨을 쉬자 여원홍이 현재 4,5,6소대 비번들이 교내에 있다며 내보내서 제압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마침 좋은 생각이 있다.

"학생예비대를 활용 가능하겠죠?"
"학생예비대를요?"

학생예비대란 동원소대인 4,5,6소대가 비상시 학생을 충원받아 완전편제가 되는데 그때 동원하기 위해 특별히 훈련시킨 학생들이다. 일단 학생인 만큼 부활동의 형식을 빌어 방과후 활동을 통해 일반 학생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전습대 커리큘럼으로 훈련받았기 때문에 실력은 전습대원으로써의 기본은 다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래도 학생이었고 비록 서약서는 받아내었으나 부모 등의 입장도 있었기 때문에 전습대 임무에 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디까지나 비상시에 쓸 수 있는 예비대로써의 성격이다.

"항적방 잔당들도 흉포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학생예비대라 한들 감당이 되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싸움 한번 할 거 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내선 전화로 학생회장에게 전달하자 곧 현관 앞으로 무장한 학생예비대가 모여들었다. 숫자는 총 60명이다. 그리고 이들은 허리에 나무 몽둥이를 차고 있고 손에는 2.7m정도의 창을 들고 있다. 4,5,6소대에 충원될 인원이라 20명씩 3개 제대로 나뉘어 있다. 전습대원의 구령이 떨어지자 20명씩 3개 제대로 나뉘어서 기동했고 한데 뭉쳐서 유리창을 깨며 의기양양하던 항적방 잔당들은 곧 60자루의 서슬퍼런 창날이 세 방향에서 자기들을 포위하자 금방 기가 질려서는 몽둥이를 버리고 항복했다. 좋은 센스다.

20분 후 학교 건물 뒤편.

정확히 36명의 항적방 잔당 패들이 추운 겨울날 웃통을 벗고 손은 케이블 타이로 뒤로 묶인 채로 줄지워서 무릎꿇려져 있고, 그 앞에는 나와 왕조명이 서 있다. 그냥 케이블타이로 결박당하고 망신 당하는 걸로 말지 괜시리 자존심 내세워 패거리로 쎈척 한 댓가는 지금부터 철저하게 치룰 예정이다. 단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려면 중국어는 해야 하므로, 통역은 왕조명이 맡기로 되었다. 단지 통역 뿐만이 아니라 왕조명이 전습대 봉행과 같이 있으면서 통역 셔틀을 하는 것을 보면 천웅방과 전습대가 매우 가깝다는 것이 며칠 안에 입소문으로 전 안산에 다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천웅방이 항적방의 기존 소유사업을 접수하는 것도 매우 편해질 것이다. 물론 그중 알짜배기는 우리 차지다.

"조명아, 통역해라."
"알았어요."
"분명히 대자보에는 항적방 티를 내면 하루도 살 수 없다고 써 놓았다!"

왕조명이 중국어로 통역하자 몇놈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아무래도 죽인다고 이해한 모양이다.

"그런데 너희들이 참 한심하고 하니 선택을 한번만 시켜주겠다. 죽을 테냐? 매를 맞을 테냐?"

항적방 잔당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소란스러워지자 왕조명이 뭐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자 다시 조용해진다. 왕조명이 말하기를 매를 맞겠다고 하지 죽겠다는 자는 몇명 안되었다고 한다. 역시 개똥밭에 굴러도 살고는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들이 한 선택은 별로 현명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번에 본보기를 확실하게 보이기 위해 10대만 맞으면 똥오줌 못가린다는 지옥 채찍, 콜드스틸 샴복을 무려 10개나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좋아! 너희는 딱 20대만 맞으면 된다! 그 다음엔 집에 가도 좋다! 단 두번째로 눈에 띄면 40대를 맞을 것이다!"

왕조명이 통역하자 이것들 얼굴이 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죽을 줄만 알았더니 매만 20대 맞으면 그만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러나 한때 불운한 학내 양아치, 친다오밍의 비극을 만들어냈던 섐복을 20대나 맞는다니 이것은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형.. 고작 저런거 스무대 가지고 이것들이 말을 듣겠어요? 이놈들 우리가 가만히 있었으면 무슨 짓을 할지도 몰랐을 건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스무대의 위력을 알거다. 전 전습대원들은 준비! 엄한 매로 다스려라!"

전습대원들이 일제히 섐복을 들고는 자세를 취했다. 왕조명은 섐복을 본 적이 없으니 그저 그런 회초리 취급을 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이제부터 보고만 있으면 될 문제다. 모든 타격은 숫자로 호명되며 그 숫자도 라틴어를 쓴다. 곧 소리 높여 라틴어가 울려퍼졌다.

"우누스!!"

대원들이 일제히 앞으로 달려가면서 섐복을 휘둘렀다.
매질이 끝나고 나서 집으로 기어서 가지 않는 놈이 없었고 이후 두번 다시 항적방 잔당들이 설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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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 3부 신세기 괴신사집단 전습대 33화 야망의 경찰서장 제갈 진욱
언젠가 씁니다.

* 콜드스틸 섐복의 위력

덧글

  • heilel 2014/01/01 04:53 # 삭제 답글

    저걸로 이십대요......? 한대만 맞아도 육두문자가 방언처럼 쏟아져나오고 이십대 다 맞으면 말할 힘도 없을 듯.......
  • 지나가던과객 2014/01/01 07:07 # 삭제 답글

    다음 편 제목이 '야망의 경찰 서장'이라......

    하긴 저런 사설 단체가 구시가지를 장악할 만큼 성장했으니, 이제 폭력단체로 몰아서 경찰의 권위를 회복해야겠지요.

    어째 공권력이 뒤통수를 칠 것 같더라니, 그래도 작가의 주인공보정 때문에 좀 구르더라도 잘 해결되겠죠.
  • 판테르 2014/01/01 11:45 # 삭제 답글

    ........다음편이 마지막은 아니지요?
  • Zimen 2014/01/01 14:23 # 삭제 답글

    악질 군벌종자 타도해주겠노라 뭐 이런거면 골룸한데
    나의 딥★다크★팬터지를 지켜주세여ㅋㅋㅋ
  • 아키캐드 2014/01/01 19:55 # 삭제 답글

    혹시 이가구의 정체가...
  • 판테르 2014/01/02 13:57 # 삭제 답글

    생각해보니 레즈노프 영감님은 뵈었고 니꼴라이가 안보입니다.
    그 친구는 뭐하고 있습네까?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4/01/02 15:43 #

    그친구는 구로에 무역 사무실 차렸습니다. 수금이 잘 안되서 죽을려고 하더군요.
  • 판테르 2014/01/02 18:13 # 삭제 답글

    답변감사합니다. ㅋㅋ 안그래도 궁금했거든요. 정말 재미있는 케릭인데
  • Zimen 2014/01/03 08:02 # 삭제 답글

    잌 니꼴라잌ㅋㅋㅋㅋㅋㅋㅋㅋ 귀요미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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