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사이프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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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봉술 시연영상 전술적 관점






어제와 마찬가지로 MEMAG팀의 재현 영상입니다. 위는 요아힘 마이어, 아래는 안드레 파렌하잇의 매뉴얼에 수록된 기술을 재현한 것입니다.

사실 이것도 롱소드를 배웠다면, 아니 그보다는 르네상스 무술의 근본원리를 충실하게 익히고 쓸 줄 안다면 당장 저렇게 싸울 수 있습니다. 어려울 것이 없죠. 독일계 롱소드 검술의 시조인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는 "모든 무기에는 단 하나의 기예가 있다" 고 했는데, 최소한 그가 살던 시절에는 어떤 무기든 한가지 원리로 다뤘다는 이야기죠. 이런 이유 탓에 롱소드가 실전에서 퇴출된 지 오래인 16세기 말까지 롱소드가 <모든 무기술의 기본>으로 가장 먼저 배웠던 것이구요. 롱소드의 기술이나 싸움법이 다른 무기와 통하는 광범위한 것이라서가 아니라, 롱소드가 신체 운용법과 원리, 스텝, 바인딩과 와인딩, 선제권, 원투(Vor&Nach) 등, 지그문드 링겍이 정리한 17개의 원리를 가장 몸에 잘 익히게 해줄 수 있는 무기였기 때문입니다. 롱소드로 일당백을 할줄 알아야 다른 무기를 배운다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원리대로 싸울 줄 알게 되면 그때서 다른 무기로 넘어가고, 그때 바로바로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제가 세이버를 관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결국 그 이유입니다. 몸에 상충되는 원리가 2개 들어갈 수는 없다는 거죠. 세이버&브로드소드&에뻬를 통괄하는 근대 검술의 원리는 르네상스 검술과는 정확히 반대됩니다. 전술적인 부분도 그렇구요. 알프레드 휴턴이나 애거던 캐슬 같은 19세기 말의 명검객들이 르네상스 검술 복원을 시도했지만 결국 어설픈 창작검술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근본적으로 원리의 습득 없이 겉모양만을 보아 부족한 부분을 근대 스타일로 채워넣었기 때문입니다. 근대 검술에서도 봉술이 있지만 공통점은 있되 원리가 다른 만큼 그 양상은 다릅니다. 봉으로 함께 베고 찌르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느냐, 상대의 공격을 기다려 막고 반격하느냐의 차이가 게임의 내용까지 다르게 하죠.

아무튼 봉술은 국내에서도 배운 사람이 많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어떻게 봉술이 이루어졌나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될 겁니다. 어제도 말했듯이 저도 이런 걸 보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데, 근대 총검술과 같은 기술들이 마이어 영상에서도 제법 나옵니다만 이전에는 그런 식으로 싸우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마이어가 저랬으니 결국 하지 말란 거 빼곤 다 하는 게 이 기예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 셈이지요. 과연 "그대의 온 힘을 다해 싸우도록 하라"는 말 대로입니다.

덧글

  • Ise 2013/11/27 21:51 # 답글

    그대가 가진 온 힘을 다해 싸우도록 하라
    멋진말이에요
  • 검은하늘 2013/11/27 22:27 # 답글

    1. 무협지에 나오는 만류귀종과 같은 개념으로 봐도 되나요?

    2. 우열이라고는 좀 그런데 르네상스 검술이 나아서 그만 두신 건가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27 23:33 #

    만류귀종과는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게, 그건 수많은 다른 유파들도 따지자면 하나의 유파에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지만, 이건 처음부터 원리는 공통되며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가지를 다룰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사실 일본도 수많은 유파가 있고 있었지만 원류는 4개 정도로 압축되는데, 독일은 여러 특징을 가진 곳들이 있었던 걸로 추정되지만 리히테나워가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배우고 정립한 리히테나워 스타일이 유행을 타면서 그게 주류가 되어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지자면 하나의 유파만 흥성했다는 말이죠.


    그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단 검술에 대해서는 본인은 4가지의 단계로 수준을 구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1.상대의 오프닝을 찾아 베는 것
    2.상대의 기척이나 몸의 움직임을 보아 의도를 파악하여 막고 반격하는 것
    3.함께 베어 차단하고 주도권을 잡아 보다 세세한 오프닝을 찾거나 만들어내어 공격
    4.바인딩하고 상대의 의도를 느낌을 통해 파악하여 대응하는 것

    이정도로 보는데 근대검술은 2번에 해당하고 스코틀랜드 올드 스타일이 3번에 해당하며 4번도 일부 포함하고 있지만 역시 90도 각도의 인위적인 보법이고 검에 특화된 방식입니다. 다양한 무기와 상황에서 차별없이 통용되는 원리로 보긴 힘들죠. 결국 검술의 수준은 고전으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높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결국 처음부터 르네상스 무술에 매진하는 게 낫죠.

    또 한가지는 상충되는 원리들 때문입니다. ARMA팀 소속으로 롱소드를 배우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 도달하자 상충되는 원리들이 그냥 카운터 드릴이나 솔로드릴에선 상관없는데, 프리 플레이에서 튀어나오고 더이상 발전이 없게 되었죠. 이걸 뛰어넘으려면 결국 하나는 관둬야 합니다. 그렇게 선택의 날이 왔는데...

    무엇보다 무술 또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람들과 함께하고 만나는 부분이 적잖이 비중을 차지하며, 그러면서 함께 발전할수록 보람을 느끼고 파트너쉽, 동지애를 느끼며 하나의 목표로 나아갈 수 있게 되죠. 그런데 ARMA는 HEMA라는 이름 하에 근대검술까지 포함하거나 혹은 느슨하게 모여서 좋은게 좋은거라는 그런 대련단체가 아닙니다. 진지한 르네상스 무술 단체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합류했다 한들 자꾸 세이버나 총검 들고 나의 실력을 확인해 보겠다고 미적거린다면 그건 멤버쉽을 저해하는 행위로 퇴출 대상입니다. 한두번 와서 구경이나 하다 갈 손님의 태도죠.

    이 선택의 시점에서 근대검술을 택했더라면 커뮤니케이션은 물건너갔겠죠. 새로운 단체를 세워 멤버를 모집한다 한들 무술=동양이라는 사고방식 속에서 특히나 얕보기 짝이 없는 근대검술에 대해 흥미를 가질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겁니다. 끊임없는 택티쿨 판타지의 버프를 받는 칼리 아르니스도 규모가 그렇게 적은데 아무런 판타지도 없는, 오히려 있기나 하나 소리를 듣는 근대검술에 진지하게 임할 사람은 거의 없었겠죠.

    사실 근대검술을 버리기는 심적으론 어려웠죠. 대련에서 막 깨지고 그랬다면 미련없이 관뒀겠지만 2011년에 코디네이터에게 롱소드로 대판 깨지면서도 세이버만 들면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싸움이 가능했으니까요. 이러니 쉽게 버릴 수 없죠. 2012년 초에는 원거리 패리&리포스트의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시점 좋게 스캇츠 펜싱 마스터들의 저작들을 접하게 되어 원거리와 근거리, 동시에 베어 차단하고 와인딩하는 기법과 압력(Press)로 대표되는 느낌의 개념, 그리고 작년쯤에는 중부유럽계 교범을 접하게 되어 볼타를 비롯한 더 확장된 보법과 손목 와인딩 기법까지 확인했고 원리대로만 싸우면 통한다는 것을 다시 대련에서 확인을 했으니, 어찌 그걸 쉽게 버리겠습니까.

    하지만 결국 앞서 설명한 이유들로 인해 개인적으로 선택을 할 때가 왔다고 보았고, 결국 마지막 스파링에서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미련없이 접었습니다. 그리고는 기름칠해서 창고에 집어넣었죠. 그리고는 지금은 롱소드에서 봉착했던 모든 한계를 돌파하고 계속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잘 선택했다고 봅니다. ARMA 멤버들과의 동지애의 파트너쉽, 계속해서 발전-확장되어가는 개념과 실력들, 그리고 이전까지는 실감조차 못했던 르네상스 무술을 관통하는 원리 등등, 만일 세이버가 통한다는 이유로 버리지 못했더라면 결국 어정쩡한 시점에서 계속 정체되고 의욕을 나날이 잃어갔겠죠. 그리고 알아서 나오던지 애매한 입장에서 계속 붙어있던지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좀비나 다름없는 거죠. 기왕 하려면 잘 해야 합니다. ARMA팀에 관심은 있지만 자기가 추구하던 것에 대한 미련으로 조인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애매한 상태로 가입하는 것은 비추하고 아예 처음부터 확실히 마음을 정해야겠죠. 가입하고 나서도 자기가 잘하는 버릇이나 외부 무술을 가지고 어떻게 해보려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지금 근대검술에 대한 입장은 노라조의 Rockstar처럼 "후회는 없지만 미련은 있다" 정도지만 좀더 세월이 지나면 그런 미련도 사라지지 싶습니다.
  • 희야낭자 2013/11/27 22:39 # 답글

    서양도 봉술이 있단 애길들었지 이렇게 실제로 움직이는 영상으로보는 것은 첨이네요 좋은 영상 잘봤습니다.
  • 아빠늑대 2013/11/28 02:27 # 답글

    봉술... 이라고 하지만 창술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정말 하나로 통하는게 있나보네요.
  • 2013/11/29 19:4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29 22:24 #

    절삭력 타격력은 손잡이 길이와는 별 상관없고 칼날의 형태와 무게중심, 다이나믹 밸런스에 더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손잡이 길이는 컨트롤과 직결되는 문제일 뿐입니다.
  • ㅇㅇ 2013/11/29 20:04 # 삭제 답글

    커닝햄님. 그리고 칼집 없는 투핸더를 보관할 땐 어떻게 보관했나요?

    들고다니거나 할 때도요. 날이 있으니까 함부로 굴리긴 좀 그런데..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29 21:38 #

    투핸더는 어깨에 매고 들고 다녔습니다. 투핸더는 폴암이라는 점을 상기하시면 됩니다.
  • 우문이겠지만 2013/11/29 20:49 # 삭제 답글


    문외한의 궁금증입니다만..

    르네상스 검술과 근대검술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근대검술이 칼이 더 가볍고 들고 다니기 좋나요?

    그리고 르네상스 검술가하고 근대검술가가 맞붙으면 르네상스 검술가가 이길까요?

    (쓰면서도 부끄러운 질문같다는 생각이 철철 머리속을 흐르네요..ㅜㅜ)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29 22:22 #

    르네상스 검술과 근대검술의 차이는 많습니다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싸움의 원리 자체의 차이입니다.

    근대검술은 상대의 수를 보고 나서 그것을 막고 반격하는 패리&리포스트 방식이 검리의 중심입니다. 이를 위해 항상 상대의 거리 밖에서 스탠스를 잡고,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 빠른 전진으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간격까지 진출하기 위해 런지(Lunge)라는 보법이 중심이 되었죠.

    그에 비해 르네상스 검술은 먼저 공격하여 주도권을 잡고 주도권을 잡았으면 한두번 막히더라도 끝없이 공격하여 적을 격살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어를 하면 안되고, 함께 베어서 주도권을 빼앗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이 벨 때는 나와 적의 검이 크로싱되도록 해야 하죠. 바로 여기에서 가장 큰 차이가 갈립니다.

    르네상스 검술은 특성상 검끼리 바인딩되었을 때 와인딩 베기나 찌르기를 하는 것, 그리고 바인딩 상태에서 상대 칼이 가하는 힘이나 위치 등을 감으로 판단하고 상대의 의도를 읽어내는 필링이 매우 중요시됩니다. 그리고 근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의 측면을 잡는 보법이나 유술기에 해당하는 링겐/아브라자레 기법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에 비해 근대검술은 항상 상대와 거리를 두기 때문에 유술기가 비교적 활용될 여지가 적고 필링보다는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이 더 중요합니다. 상대의 몸의 기척이나 미세한 움직임, 칼이 움직이는 리듬 등을 보고 상대의 공격을 판단하고, 그걸 인식한 즉시 그에 맞는 방어 동작으로 이행한 다음, 다시 그 방어 동작에서 나올 수 있는 최적의 공격으로 반격합니다. 그리고 좌우 측면 보법도 덜 중요합니다. 항상 거리를 두기 때문에 굳이 측면으로 움직여봐야 이쪽은 몸만 돌리면 다시 원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봤을 땐 둘은 미묘한 상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검술이 대체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론과 개념이 훨씬 많고, 그 수준도 높습니다. 아마 르네상스 검객이 대부분 이기리라 봅니다.
  • aa 2013/11/30 04:23 # 삭제

    읽다 보니 궁금증이 좀 있습니다. 근대 검술하고 르네상스 검술이 왠지 입시타격하고 그래플링하고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그래플링이 입식타격을 잡는 여러가지 방법론이 있거든요. 예를들어 타격에 맞쳐 카운터 태클을 친다거나 같이 타격을 섞어서 클린치 상태로 유도한다거나 등등..르네상스 검객이 근대검객 상대로 이런 전략을 펼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게 있을까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30 22:33 #

    둘이 어느정도 상성이 좀 미묘하게 돌아갑니다. 가령 이렇죠. 르네상스 검객은 기본적으로 과감하게 상대를 베는 것을 전제로 삼습니다. 그런데 이때 뒤로 빠지면서 패리&리포스트를 하면 아주 이상적으로 근대검술의 원리대로 이기는 시나리오죠.

    그런데 올바른 르네상스 검객은 한번 패리되었다고 해서 굴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다른 비어있는 공간을 계속해서 베고 찌르며 싸움의 주도권을 뺏습니다. 이렇게 주도권을 뺏기면 근대검객은 패리만 계속하다가 결국 언젠가는 맞게 되어있습니다. 만약 근대검객이 굴하지 않고 상격을 각오하고 리포스트를 개시한다면, 르네상스 검객이 실력도 없고 무능하다면 상타를 내고 둘다 죽거나 다칠 것이고, 르네상스 검객이 올바르게 배웠다면 상대의 검과 크로싱 즉 교차시켜 바인딩한 다음 짧은 시간 내에 느낌을 통해 의도를 파악하고 와인딩 컷을 개시할 겁니다. 그러면 이쪽에 대한 검리적 대비가 별로 없는 근대검객이 대부분 당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다른 공간을 베면서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르네상스 검객에 대한 시도에서 가장 좋고, 또 기본적인 근대 검리는 뒤로 빠지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겁니다. 애초에 근대검객끼리의 대결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기 때문에 한번 런지해서 교전거리로 들어갔을 때 공격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바로 쉬프트 즉 제자리로 후퇴하여 가드를 잡고 상대를 견제하라고 가르칩니다. 교전 거리 안에서의 두번 이상의 교전은 좋지 못한 것으로 보죠. 여기서 칼을 쭉 내밀면 달려들던 르네상스 검객은 알아서 찔리게 됩니다. 스탑 스러스트라 불리는 기술이죠.

    이러한 종류의 검객에 대해서 다시 르네상스 검술에서는 커버링 모션(Coveta motus)으로 대응하도록 합니다. 이것은 상체 좌우, 하체 좌우로 설정된 4가지의 오프닝을 검으로 왔다갔다하며 커버하여 상대가 감히 어떤 공격을 내지 못하게 하고 또 상대의 어설픈 시도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것을 수행하며 빠르게 접근하되 상대의 행동을 철저히 주시하도록 하면 아마 근대검객은 능력이 없으면 당황하고 주도권을 뺏길 것이고, 숙련자라면 아마 칼이 이동하면서 생긴 미약하고 좁은 공간을 빠르게 파악하고 공격해들어올 텐데요. 아마 올바르게 싸우는 르네상스 검객이라면 빠르게 대응하고 바인딩시킨 다음 달려들어 감히 후퇴와 리포스트를 할 여지를 주지 않고 퍼멀이나 가드로 찍던가 하프 소딩으로 찌르던가 링겐/아브라자레로 심판을 내릴 겁니다.

    다시 근대검술의 중심이자 약점이 패리&리포스트인데 이 기법이 문제가 되는 것은 페인트에 취약하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칼을 대어 방어를 하는데, 이러면 다른 공간은 죄다 비게 됩니다. 이때 전환하여 빈 공간을 베는 것이 바로 속임수, 페인트 기법이죠. 르네상스 검술이 처음부터 진짜 한타를 요구하는 것은 이 페인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페인트-진짜 공격으로 이어지는 시간은 두타임이지만, 처음부터 진짜 공격이라면 한타임이라 상대가 페인트 후 진짜 공격을 위해 칼을 거두는 순간 이미 베이고 있는 상황으로 이어지죠. 그래서 르네상스 마스터들은 대부분 페인트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봅니다. 근대검객에서는 페인트가 중요한 기술이고 페인트를 쓰는 검객이 매우 많은데 처음부터 강한 공격을 개시한다면 페인트에 익숙한 근대검객이 실수를 깨닫기도 전에 죽을 겁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르네상스 검객으로써 근대검객을 상대할 때 명심할 요소는 이겁니다.
    절대원칙 : 근대검술은 원거리 전투가 주특기. 절대 상대의 주특기 영역에서 있지 못하게 하라.
    1.가능하면 처음부터 강한 공격을 할 것.
    2.절대 리포스트를 위해 칼을 떼는 것을 방관하지 말고 바인딩을 유지하도록 할 것.
    3.바인딩을 유지하고 상대가 후퇴하는 것을 용납하지 말고 후퇴하면 쫓아갈것.
    4.와인딩 컷과 링겐, 퍼멀어택으로 근거리에서 조지자.
    5.한번 적이 후퇴에 성공하여 간격을 벌리는데 성공했다면 절대 함부로 달려들지 말것.
    6.간격을 내주었다면 커버링 모션으로 공간을 커버하면서 빠르게 접근할것.
    7.바인딩만 유지하면 싸움의 주도권은 이쪽에.
    8.상대가 스캇츠 올드 스타일이라면 르네상스 검객에 더 가깝다. 르네상스 검술로 싸우면 OK.
    9.손목을 이용한 와인딩 컷에 익숙한 독일인 근대검객이라면 좀 더 주의하되, 더욱 풍부한 르네상스 와인딩 기법으로 제압하라.

    이정도가 될 겁니다.
  • aa 2013/12/01 00:25 # 삭제

    장문의 답변 감사합니다.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역시 검술에서도 충분히 합리적인 방법론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군요..
  • 2013/11/29 22:4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1/29 22:54 #

    타치와 나기나타는 블레이드 형상 자체가 상당히 차이나는데요... 디자인 자체도 다른데다 나기나타는 도검이 아니라 장병기이고 날 무게 이외에도 손잡이를 비롯한 다른 무게도 상당히 가중됩니다. 앞서 답변드렸듯이 절삭력은 칼날의 형태와 무게중심, 다이나믹 밸런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똑같이 1kg짜리 도검이라도 두껍고 폭이 좁은 물건과 얇고 폭이 넓은 물건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 2013/12/08 09: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손님 2013/12/14 20:32 # 삭제 답글

    겍, 봉술이 여기있었다니, 왜 이제까지 못 봤지...
  • m 2013/12/30 14:52 # 삭제 답글

    르네상스 검술과 근대검술 중 난전 다대일 백병전에 적합한 검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화병기가 주로쓰이는 현대전에서 냉병기를 사용한다면
    중세 무기술 중 현대전에 적합한 것은 어떤 형태일까요?
    현대전에서 르네상스 검술과 근대검술 중 어떤 것이 더 맞을까요?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2/30 16:48 #

    다대일은 기본적으로 추천 안합니다. 마스터들도 셋에서 넷의 적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고 하기도 했구요. 또 다대일을 잘하는 것도 사람들 센스에 좌우되는 문제라 근대검객이라고 둘이 나타나면 아무것도 못하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위치를 선점하는 문제라던가 볼타 스타빌레 등 후방으로 전환하는 보법 등을 봐서는 르네상스 검술이 여러면에선 더 낫죠.

    현대에서는 그 어떤 검술도 부적합하다 봅니다. 총기의 연사력도 문제지만 광학장비의 보급으로 조준 대응속도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총기도 짧아졌고 권총을 많이들 차고 있어서 돌격하는 것보다 조준-사격하는게 더 빠릅니다.

    2차대전 때에도 그랬지만 검을 든 상대와 조우할 확률이 아주 낮아 사실상 고도화된 검술 자체가 필요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장교준사관 및 하사관병 그 누구도 고도화된 무기술을 배운 사람이 매우 적어 사실상 대부분의 병사라면 전쟁 끝날 때까지 고수를 만날 확률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따라서 중세든 근대든 의미가 없었고 기세와 힘을 살려서 두려움 없이 강한 한방을 치는 것만 강조하는 교육법을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일본육군 토야마학교의 결론이 그랬고 중화민국군도 당시 검을 상대하는 법은 아예 안가르쳤습니다. 총검을 상대하는 법만 가르쳤구요.
  • m 2013/12/31 13:01 # 삭제 답글

    이것을 여쭤본 이유가 현대전에서 나이프(짧은칼)를 제외한 냉병기가 쓰이는 경우가 종종 확인하게 되는 경우(rmj토마호크, 쿠크리, 긴대거)가 있는데다,
    권총과 나이프의 20m 대면시 나이프가 먼저 닿게되는 동영상을 본 후에,
    롱소드가 모든 서양무기술의 베이스라는 부분을 일고,
    근대검술이 칼리아르니스에 영향을 줬다는 말씀을 읽고나니,

    난전에 가까운 근접전에서 냉병기(rmj토마호크 쿠크리등)에 운용또한
    르네상스검술이나 근대검술의 공방개념과 보법 전술에 답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쭤보았습니다^^;;;
  • 앤드류 체이스 커닝햄 2013/12/31 14:09 #

    아마 그걸 쓰는 경우는 전체 전투 비율에서 굉장히 적을겁니다. 택티쿨(TactiCOOOOL) 마케팅에서 주로 나오는 기법이 100번의 전투에서 한번 있을까말까라도 일단 있었다면 그걸 극대화해서 너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RMJ토마호크 운운하거나, 근래 열차 강도단 사건에서나 좀 쓰였을 쿠크리 같은 극히 일부 사례들을 극대화시켜서 시장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택티컬 나이프라는 장르도 마찬가지로 초 고가에 최고급 열처리로 도구로도 쓰고 전투용으로도 쓴다 운운하지만 정작 군인들은 대충 적당한거 사서 쓰다가 망가지면 버리고 새거 쓴다는 불편한 진실도 있지요. 멀티툴도 그렇구요.

    튜엘러 드릴 같은 사례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살의를 가지고 몰래 접근하는 경우에 방심하다가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당황하다가 당하는 게 바로 튜엘러 드릴에서 상정하는 것인데 이것이 과대포장되어 근거리에서는 권총이 단검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운운하는 것이 상식처럼 퍼졌지만 근본적으로 미리 뽑아놓고 달려드는 것을 아예 생각도 안하고 방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지 권총은 뭐 뽑고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세동작인데 나이프는 뽑고 찌르는 두동작이다 이런 그럴듯한 허구 이론이 개입할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사용자가 사주경계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근본이고 가장 빠르게 뽑아서 조준 없이 지향 연발사격을 하게 하는 것(가령 FBI크라우치 같은)과 같은 방법론을 교육시키는 것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동안 화기 사용이 전쟁상황에서의 장거리 교전에만 신경쓰고 있다 보니 생겨난 구멍일 뿐이죠.

    현대나 근대에서 특별한 냉병기 무술은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후려치고 베는 것 정도는 다 할 줄 압니다. 단 기세와 공격성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면 끌어내줘야 하는 정도의 트레이닝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 이유는 현대전에서는 특히나 백병전 기술을 의미있을 만큼 연마하는 장교준사관이나 하사관병 자체가 없으며 쓰일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절대다수는 안 가지고 다니죠.

    무술이 필요한 것은 상대와 공방을 벌려서 이기기 위해 수준 높은 기법이 필요할 상황 뿐인데, 아예 상대가 그런 것도 안 가지고 다니고 그걸로 싸우기보다는 총을 선택한다면 그런 기법을 배우더라도 거의 쓸 상황이 안올겁니다. 즉 르네상스 검술이나 근대검술의 원리를 배운다 한들 시간낭비이며 안 배워도 충분합니다.

    현대전에서 도끼나 쿠크리 들고 난전 벌일 상황이 올지도 의문이구요. 오히려 그런 기술은 경찰에서 더 필요합니다. 일본에서도 경찰이 더 검술 교육과 정립에 훨씬 신경을 썼죠. 치안 상황에서는 화기보다는 단순 나이프나 둔기류가 더 튀어나오기 마련이니까요. 단 경찰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사살보다는 제압이 우선되니까 어느정도 제약이 생기게 되죠. 이런 경우는 르네상스 검술이나 근대검술에서 찾기보다는 칼리 에스크리마에서 답을 찾는게 빠르다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르네상스 검술이나 근대검술에서도 지팡이나 경찰봉 등을 이용한 공방법을 개발하고 수록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현대 치안상황에서 나오는 장비들과는 스펙이 많이 다릅니다. 당시에는 비교적 더 긴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나이프류에 대해서도 크게 전문화되어있지 않은데 르네상스 검술 시대에는 긴 칼을 차고 다녔고 근대검술 시대에서도 지팡이나 스몰소드 등 더 긴 장비들을 휴대해서 그렇습니다. 오히려 칼리 에스크리마가 현대의 삼단봉이나 나이프류와 비슷한 스펙의 장비들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더 수준이 높습니다.

    근대검술이 칼리 에스크리마에 영향을 주었다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원주민들 전쟁 기술이 원래 있었고 거기에 근대검술의 커리큘럼이 끼어들은 것이지 무술 불모지에 근대검술이 임하여 모든 에스크리마의 뿌리가 된 것은 아닙니다. 유럽식의 커리큘럼은 분명 큰 영향을 끼쳤지만 현재 칼리 에스크리마를 보면 근대검술에서는 알려주지 못하는 세세한 공방에서도 답을 가지고 심화된 개념을 창조해냈습니다. 근대검술은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칼리 에스크리마를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 m 2014/01/04 16:00 # 삭제 답글

    답변 감사드립니다
    좀비종말을 대비하는 프레퍼족처럼
    현실에서 혹여 유용하게 쓰일만한곳이 아주 약간이라도 어딘가에 분명 있지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도 잠시
    딥다크 환타지는 역시 딥다크환타지로 끝나는군요 T-T
    왠지 서글프네요^^;;;
    그래도 술탄님 글을 자꾸 보게되고
    롱소드 검술과 그 연구가 끌리는것은 딥다크 환타지만의 헤어나올수 없는 매력인것일까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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