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인데, 이 돈을 어디다 투자해야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요?"
"좇병신쉐리, 당연히 사채를 놔야지!"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넘기고 간 2억엔은 굉장한 거금으로, 사실 예로부터 탈무드에도 나와 있듯이 돈은 불려야 제맛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방식이자 떼부자가 될 수 있는 방식 아니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10년... 10년에 걸친 노동을, 아끼고 추위에 떨면서 모아도 2억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생을, 젋음을 제물로 바쳐가면서 얻은 그 2억원도 오르는 물가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치가 추락한다. 요즘은 주식이요 옵션이요 하는 금융상품들이 많이 활성화되어있지만, 경기가 조금만 휘청이면 가치가 확 올라가지는 않고 확 내려가니까 투자자들이 정신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80년대 떼부자 형성의 비젼이었던 부동산은 최소한 좀비사태 이후의 수도권에서는 공개 자살이나 다름없었다. 인구 유입이 별로 없는 상황인데다 기존의 수많은 건물들이 방치되어 있어 공실률은 존나 개쩌는 상황. 이미 국제 투기자본들이 침투하여 한때의 알짜배기 구역들과 빌딩들을 매입했지만, 이들이 이익을 보려면 앞으로 50년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땅값 상승이나 시세차익으로 떼부자가 된다는 것은 지금은 망상에 다름아니었다.
전월세도 어렵다. 신시가지는 그냥 찌질하고, 구시가지는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들어와 그나마 현상 유지는 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이미 신규 수요는 가뭄에 콩나듯, 그리고 무엇보다 투자 금액 대비 회수율이 크지가 않다. 구시가지 와동의 다세대주택 지하 1층 지상 4층 14개 세대를 가정하면 4~5억 정도(이 시대는 좀비사태 이후로 치명적인 부동산 불경기에 빠진 시점이다. 현실세계에서는 최소 6억 이상)의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는데, 외국인들이라 관리도 좀 어렵지만 한달 월세를 총 합쳐도 300만원 전후에 불과하다. 2억엔을 대충 25억원으로 가정하면 다세대를 4~5개정도 매입할 수 있는데, 그래봐야 기계적으로 계산해서 많아봐야 1500만원 수입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모든 세대를 월세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이고, 전세를 낀다면 그 수입은 더욱 줄어든다. 그리고 전세보증금은 나갈때 깔끔하게 도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전세라는 것 자체가 은행이자가 높던 수십년전에 돈을 받아 은행에 예치해두면 이자만으로도 월세에 준하는 효과가 나왔기 때문에 성립이 되었던 것이지, IMF이후로 이자가 똥값이 된 대한민국에서는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집이 나가려면 도배를 새로 하고 보일러나 싱크대, 수도관이 고장나면 대부분 집 주인이 수리비를 부담한다. 이런 것까지 감안하면 현실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전습대 자금을 굴릴 방도가 마땅치 않아 사채라도 놓아볼까 했는데, 다들 아는 대로 한국에서는 개인 사채는 리스크가 아주아주 크다. 일단 빌리고 잠적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다가 경찰을 등에 업고 고소 반격으로 엿을 먹이는 지능범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내가 직접 사채를 놓기도 어렵고, 결국 이 부분의 전문가는 <풍부한 이자율의 스카페이스> 대치동 김씨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치동 김씨는 좀비사태에서 나와 함께 대활약한 아메리칸 배드 애스로, 원래 강남 대치동에서 사채사무실을 운영하며 먹고 살던 베테랑이다. 그러나 서울이 깡통이 되어버린 이후 먹고 살 방도가 없어 새로운 경제발전의 메카 전라남도로 내려가 거기서 사채사무실을 차린 것이다. 내가 데리고 있는 여중딩 김 아무개는 원래 그의 조카로 부모가 죽어 갈 곳이 없었는데, 원래 함께 전남으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김 아무개가 안산을 떠나기 싫다고 발악하는 바람에 나에게 떠넘기고 간 것이다.
아무튼, 그 대치동 김씨는 아무래도 경제가 활발한 전남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그쪽에 좋은 투자처가 있지 않나 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다짜고짜 사채부터 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대화를 지속해보자.
"사채라는 게 좀 리스크가 크지 않아요? 경찰을 뒤에 업는 놈도 있을 것이고..."
"병신아. 위험 없이 무슨 돈을 벌어?!"
"뭐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그래 거기가 그렇게 치안이 안좋단 말이지?"
"뭐 말씀드렸던 그대롭니다. 경찰도 개입을 안 해요."
"야 씨발 거기 완전 내세상이네. 야임마 넌 치트키 쓰고 시작하는거야."
"뭐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전단지라도 인쇄해서 뿌릴까요?"
"이 좇병신이?! 야 니가 무슨 구멍가게 사장이야?!"
대치동 김씨의 말로는 도망가기 쉬운 외국인들에게 개인 사채를 놓아 봐야 머리만 피곤하고 회수율만 떨어진다는 것으로, 일단 전주에게 빌리는 것도 아니고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는 거니까 소소한 푼돈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내가 원곡동은 안가봤지만 분명히 그쪽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을 것인데, 외국인들이 한국 은행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대출받을 만큼 합법적이면서도 커다란 회사를 운영할 규모는 안 될 것이므로 대부분 현금 자산으로 움직일 거라는 말과 함께 그런 투자의 기운을 감지해서 나이트클럽이나 모텔의 매매 내지는 투자에 개입하는 것이 더욱 좋을 거라는 조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부동산이나 관련 업계 쪽에 발품을 팔아서 뜬소문들을 수집하고 기회를 잡아 껀수가 보이는 대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 좋은 나이트클럽은 관리만 잘 하면 월 수익 1억은 거뜬하게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만일 20억을 깔아놓는다면 연이자 120%의 저렴한 이자로도 월 2500만원의 이자 수익이 생기니 그만큼 든든한 수익구조가 또 없다는 말과 함께다.
"아니다. 그냥 니가 전주 하고 내가 올라가서 사채를 까는 게 낫겠네."
"크 그러신다면야.. 그런데 그쪽에 깔아놓은 돈도 많은 거 아닙니까?"
"여기서 거기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여기는 직원도 쓰고 있으니까 번갈아 못갈 것도 없어. 그리고 여기도 지금 포화 상태에 수익률도 마땅치가 않아. 원래 연이자는 200%정도 받아줘야 하는데 31%가지고 하려니까 뭐 장사가 되야 말이지. 아무튼 당장 내일 내가 찾아가니 그런 줄 알아라."
다음날,
"삼촌 어서오라!"
"오우!"
반가움에 정신을 못차리는 김 아무개는 그러나 대치동 누님에게 더 달라붙는다. 대치동 누님은 좀비사태 때 활약한 나데시코 걸로써 한국인이지만 장기간의 일본 유학과 더불어 제정 나기나타를 배운 고수로 큰 무력을 가졌다. 대치동 김씨의 마누라이다. 김 아무개와 대치동 누님은 어지간한 자매 이상으로 사이가 좋았다. 그래서 대치동 누님이 자기의 나기나타를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지만 김 아무개가 세이버에 더 관심을 보였으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가끔 통화할 때마다 그걸 가지고 나에게 원망 비스무리하게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치동 누님이 온 이유는 별것이 아니고, 금권을 손에 쥔 김추자와 직접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는, 거기에 사채업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는 대치동 누님이어야만 능동적인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김추자는 네이티브 일본어를 구사하는 그것도 같은 여자를 보고 반가워한데다, 족족 가네야마 아키코라고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니 감동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협상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는데 그래도 김추자는 일처리는 딱부러지게 분위기 타서 핵심을 놓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과연 요시노부가 믿고 쓰는 경리일 만 하다.
그런데 오고가는 말은 대치동 김씨가 했던 당찬 포부의 대규모 투자&살인 이자율 계획과는 정 반대였다. 간단히 말해서 구시가지 내의 한국인 상점이나 기업체를 중심으로 사채를 놓되 연이자는 40%로 고정하고, 외국인 사채야말로 좋은 블루오션으로써 다만 도주의 위험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60%의 연이자율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수고객과 특정고객에 대해서는 보다 낮아지는 이자율을 차등 적용한다. 그리고 채권추심은 합법과 불법을 병행할 것이므로 회수율은 제2금융권 같은 합법적 금융기관보다는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이 대치동 누님이 설명한 사채업 투자설명의 요점이다.
김추자는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일단 2천만엔의 자금을 할당하고, 향후 수익률을 보아 줄일지 늘일지를 결정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해당 자금은 대치동 김씨가 운용하되 사채 빌리는 인원의 인적사항을 비롯 자금운용에 관해서는 김추자의 감독을 받는다는 형식이다. 김추자가 나중에 나에게 말하기를 가짜 채무자를 만들어 자금을 빼돌리거나 전남 방면의 자금운용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서란다.
협상이 대충 끝나고 베란다에서 문 닫고 담배만 뻑뻑 피워대는 대치동 김씨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대 포부를 운운하다가 정작 내용은 정 반대이니 자기도 쪽팔린 모양이다.
"........아니 외국인 개인에는 사채 안까신다메요?"
"............."
"빅 껀수를 노리라면서요?"
"...................."
"근데 개인 사채가 중요 상품으로 말이 오고가는데 이게..."
"좇까 병신아. 정주영이는 금수저 들고 시작했냐?"
"맞아. 이이 말대로야."
뒤를 보니 대치동 누님이 와 있었다. 베란다 문을 닫고는 우리들 옆에 서서 창밖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무술도 1년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금융업을 한달도 안돼서 대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거야? 하다 보면 깔리는 돈도 많아지고 수익도 알아서 늘어날테니 걱정하지마. 얘는 평소엔 느긋하면서 돈 관해선 왜 이리 성급한거야... 그리고 원금 사라지고 이자로만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원금에 이자가 붙으니까 이익이 되는거잖아. 아무튼 전문가가 말하면 그런 줄 알아."
"그나저나 형님이 말했던 엄청난 수익이란건 대체 어디 정보에서 나온 겁니까?"
"그건 이이 망상이야. 으유! 아무튼 한방에 집착은 있어가지구..."
대치동 김씨가 창밖 여기저기로 시선을 옯겨가며 곤란해하고 있더라.
이걸로 수익이 풍부했으면 좋겠지만, 첫달 이자 회수율은 50%도 채 안 되었다.
김추자의 표정은 다크했으며 머리 위에는 폭풍우와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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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 3부 신세기 괴신사집단 전습대 19화 여원홍
언젠가 씁니다.
"좇병신쉐리, 당연히 사채를 놔야지!"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넘기고 간 2억엔은 굉장한 거금으로, 사실 예로부터 탈무드에도 나와 있듯이 돈은 불려야 제맛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방식이자 떼부자가 될 수 있는 방식 아니겠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10년... 10년에 걸친 노동을, 아끼고 추위에 떨면서 모아도 2억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생을, 젋음을 제물로 바쳐가면서 얻은 그 2억원도 오르는 물가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치가 추락한다. 요즘은 주식이요 옵션이요 하는 금융상품들이 많이 활성화되어있지만, 경기가 조금만 휘청이면 가치가 확 올라가지는 않고 확 내려가니까 투자자들이 정신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80년대 떼부자 형성의 비젼이었던 부동산은 최소한 좀비사태 이후의 수도권에서는 공개 자살이나 다름없었다. 인구 유입이 별로 없는 상황인데다 기존의 수많은 건물들이 방치되어 있어 공실률은 존나 개쩌는 상황. 이미 국제 투기자본들이 침투하여 한때의 알짜배기 구역들과 빌딩들을 매입했지만, 이들이 이익을 보려면 앞으로 50년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땅값 상승이나 시세차익으로 떼부자가 된다는 것은 지금은 망상에 다름아니었다.
전월세도 어렵다. 신시가지는 그냥 찌질하고, 구시가지는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들어와 그나마 현상 유지는 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이미 신규 수요는 가뭄에 콩나듯, 그리고 무엇보다 투자 금액 대비 회수율이 크지가 않다. 구시가지 와동의 다세대주택 지하 1층 지상 4층 14개 세대를 가정하면 4~5억 정도(이 시대는 좀비사태 이후로 치명적인 부동산 불경기에 빠진 시점이다. 현실세계에서는 최소 6억 이상)의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는데, 외국인들이라 관리도 좀 어렵지만 한달 월세를 총 합쳐도 300만원 전후에 불과하다. 2억엔을 대충 25억원으로 가정하면 다세대를 4~5개정도 매입할 수 있는데, 그래봐야 기계적으로 계산해서 많아봐야 1500만원 수입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모든 세대를 월세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이고, 전세를 낀다면 그 수입은 더욱 줄어든다. 그리고 전세보증금은 나갈때 깔끔하게 도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전세라는 것 자체가 은행이자가 높던 수십년전에 돈을 받아 은행에 예치해두면 이자만으로도 월세에 준하는 효과가 나왔기 때문에 성립이 되었던 것이지, IMF이후로 이자가 똥값이 된 대한민국에서는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집이 나가려면 도배를 새로 하고 보일러나 싱크대, 수도관이 고장나면 대부분 집 주인이 수리비를 부담한다. 이런 것까지 감안하면 현실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전습대 자금을 굴릴 방도가 마땅치 않아 사채라도 놓아볼까 했는데, 다들 아는 대로 한국에서는 개인 사채는 리스크가 아주아주 크다. 일단 빌리고 잠적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다가 경찰을 등에 업고 고소 반격으로 엿을 먹이는 지능범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내가 직접 사채를 놓기도 어렵고, 결국 이 부분의 전문가는 <풍부한 이자율의 스카페이스> 대치동 김씨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치동 김씨는 좀비사태에서 나와 함께 대활약한 아메리칸 배드 애스로, 원래 강남 대치동에서 사채사무실을 운영하며 먹고 살던 베테랑이다. 그러나 서울이 깡통이 되어버린 이후 먹고 살 방도가 없어 새로운 경제발전의 메카 전라남도로 내려가 거기서 사채사무실을 차린 것이다. 내가 데리고 있는 여중딩 김 아무개는 원래 그의 조카로 부모가 죽어 갈 곳이 없었는데, 원래 함께 전남으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김 아무개가 안산을 떠나기 싫다고 발악하는 바람에 나에게 떠넘기고 간 것이다.
아무튼, 그 대치동 김씨는 아무래도 경제가 활발한 전남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그쪽에 좋은 투자처가 있지 않나 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다짜고짜 사채부터 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대화를 지속해보자.
"사채라는 게 좀 리스크가 크지 않아요? 경찰을 뒤에 업는 놈도 있을 것이고..."
"병신아. 위험 없이 무슨 돈을 벌어?!"
"뭐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그래 거기가 그렇게 치안이 안좋단 말이지?"
"뭐 말씀드렸던 그대롭니다. 경찰도 개입을 안 해요."
"야 씨발 거기 완전 내세상이네. 야임마 넌 치트키 쓰고 시작하는거야."
"뭐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전단지라도 인쇄해서 뿌릴까요?"
"이 좇병신이?! 야 니가 무슨 구멍가게 사장이야?!"
대치동 김씨의 말로는 도망가기 쉬운 외국인들에게 개인 사채를 놓아 봐야 머리만 피곤하고 회수율만 떨어진다는 것으로, 일단 전주에게 빌리는 것도 아니고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는 거니까 소소한 푼돈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내가 원곡동은 안가봤지만 분명히 그쪽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을 것인데, 외국인들이 한국 은행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대출받을 만큼 합법적이면서도 커다란 회사를 운영할 규모는 안 될 것이므로 대부분 현금 자산으로 움직일 거라는 말과 함께 그런 투자의 기운을 감지해서 나이트클럽이나 모텔의 매매 내지는 투자에 개입하는 것이 더욱 좋을 거라는 조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부동산이나 관련 업계 쪽에 발품을 팔아서 뜬소문들을 수집하고 기회를 잡아 껀수가 보이는 대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 좋은 나이트클럽은 관리만 잘 하면 월 수익 1억은 거뜬하게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만일 20억을 깔아놓는다면 연이자 120%의 저렴한 이자로도 월 2500만원의 이자 수익이 생기니 그만큼 든든한 수익구조가 또 없다는 말과 함께다.
"아니다. 그냥 니가 전주 하고 내가 올라가서 사채를 까는 게 낫겠네."
"크 그러신다면야.. 그런데 그쪽에 깔아놓은 돈도 많은 거 아닙니까?"
"여기서 거기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여기는 직원도 쓰고 있으니까 번갈아 못갈 것도 없어. 그리고 여기도 지금 포화 상태에 수익률도 마땅치가 않아. 원래 연이자는 200%정도 받아줘야 하는데 31%가지고 하려니까 뭐 장사가 되야 말이지. 아무튼 당장 내일 내가 찾아가니 그런 줄 알아라."
다음날,
"삼촌 어서오라!"
"오우!"
반가움에 정신을 못차리는 김 아무개는 그러나 대치동 누님에게 더 달라붙는다. 대치동 누님은 좀비사태 때 활약한 나데시코 걸로써 한국인이지만 장기간의 일본 유학과 더불어 제정 나기나타를 배운 고수로 큰 무력을 가졌다. 대치동 김씨의 마누라이다. 김 아무개와 대치동 누님은 어지간한 자매 이상으로 사이가 좋았다. 그래서 대치동 누님이 자기의 나기나타를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지만 김 아무개가 세이버에 더 관심을 보였으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가끔 통화할 때마다 그걸 가지고 나에게 원망 비스무리하게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치동 누님이 온 이유는 별것이 아니고, 금권을 손에 쥔 김추자와 직접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는, 거기에 사채업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는 대치동 누님이어야만 능동적인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김추자는 네이티브 일본어를 구사하는 그것도 같은 여자를 보고 반가워한데다, 족족 가네야마 아키코라고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니 감동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협상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는데 그래도 김추자는 일처리는 딱부러지게 분위기 타서 핵심을 놓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과연 요시노부가 믿고 쓰는 경리일 만 하다.
그런데 오고가는 말은 대치동 김씨가 했던 당찬 포부의 대규모 투자&살인 이자율 계획과는 정 반대였다. 간단히 말해서 구시가지 내의 한국인 상점이나 기업체를 중심으로 사채를 놓되 연이자는 40%로 고정하고, 외국인 사채야말로 좋은 블루오션으로써 다만 도주의 위험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60%의 연이자율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수고객과 특정고객에 대해서는 보다 낮아지는 이자율을 차등 적용한다. 그리고 채권추심은 합법과 불법을 병행할 것이므로 회수율은 제2금융권 같은 합법적 금융기관보다는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이 대치동 누님이 설명한 사채업 투자설명의 요점이다.
김추자는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서 일단 2천만엔의 자금을 할당하고, 향후 수익률을 보아 줄일지 늘일지를 결정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해당 자금은 대치동 김씨가 운용하되 사채 빌리는 인원의 인적사항을 비롯 자금운용에 관해서는 김추자의 감독을 받는다는 형식이다. 김추자가 나중에 나에게 말하기를 가짜 채무자를 만들어 자금을 빼돌리거나 전남 방면의 자금운용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서란다.
협상이 대충 끝나고 베란다에서 문 닫고 담배만 뻑뻑 피워대는 대치동 김씨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대 포부를 운운하다가 정작 내용은 정 반대이니 자기도 쪽팔린 모양이다.
"........아니 외국인 개인에는 사채 안까신다메요?"
"............."
"빅 껀수를 노리라면서요?"
"...................."
"근데 개인 사채가 중요 상품으로 말이 오고가는데 이게..."
"좇까 병신아. 정주영이는 금수저 들고 시작했냐?"
"맞아. 이이 말대로야."
뒤를 보니 대치동 누님이 와 있었다. 베란다 문을 닫고는 우리들 옆에 서서 창밖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무술도 1년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금융업을 한달도 안돼서 대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거야? 하다 보면 깔리는 돈도 많아지고 수익도 알아서 늘어날테니 걱정하지마. 얘는 평소엔 느긋하면서 돈 관해선 왜 이리 성급한거야... 그리고 원금 사라지고 이자로만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원금에 이자가 붙으니까 이익이 되는거잖아. 아무튼 전문가가 말하면 그런 줄 알아."
"그나저나 형님이 말했던 엄청난 수익이란건 대체 어디 정보에서 나온 겁니까?"
"그건 이이 망상이야. 으유! 아무튼 한방에 집착은 있어가지구..."
대치동 김씨가 창밖 여기저기로 시선을 옯겨가며 곤란해하고 있더라.
이걸로 수익이 풍부했으면 좋겠지만, 첫달 이자 회수율은 50%도 채 안 되었다.
김추자의 표정은 다크했으며 머리 위에는 폭풍우와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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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판타지 3부 신세기 괴신사집단 전습대 19화 여원홍
언젠가 씁니다.




덧글
대치동 김씨 포스가 많이 하락...ㅜㅜ
작가님, 이러다 전습대에 공권력의 철퇴가 내려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