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메일 작업


내놓았지만 머신웰디드 쇼크 때문인지 역시 팔리지 않은 2mm급 체인메일의 개조를 진행중입니다. 개조라고는 해도 특별한 것 없이 그냥 너무 무거운 중량을 빼기 위해 한 10층 정도를 빼내는 작업중입니다. 빼놓은 건 적절하게 쓰고, 테두리에는 남은 금도금 링을 두를 예정입니다. 떼어낸 놈은 1.2kg이고 2개 떼어내게 되니 대략 2.4kg가 빠지게 되겠군요. 그래봐야 17kg입니다. 여전히 무거운 편이죠. 나머지 부분은 러시아 투구의 어밴테일로 쓰던지 아니면 앞서 말한 대로 검투사 팔보호대를 만들되 잘 만들어서 더 좋은 가격을 받아볼 심산입니다. 할지 안 할지도 모르겠고 쓰다보면 어딘가 쓰이겠죠.

회사에선 일하고 집에 오면 별로 할 게 없습니다. 컴퓨터를 한다고 해도 늘상 도는 사이트들을 한번 죽 둘러보는 데에는 길어야 40분도 채 안걸립니다. 보통은 20분이면 다 돕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하느냐 하면 원체 게임불감증이라 NFS시리즈나 콜옵 정도가 아니면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술담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룸싸롱을 들락거리는 것도 아닌 지라, 집에서의 시간은 무료한 편입니다. 이사한 이후로 집은 좋아졌지만 과거처럼 내키는 대로 밤중에 나가서 창이나 칼을 휘두르고 들어오는 것도 어려운 지역이 돼놨습니다. 

뭐든 해야지요. 지나가는 시간이 왜 아까운지 나날이 갈수록 절감하게 됩니다. 그럴 때 무료함을 잊고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게 몇가지 있다면 그중 하나가 갑옷 제조입니다.  흔히들 저나 다른 갑옷 제작자분들을 보시며 정열이 대단하다고들 하십니다만 저의 경우 특별히 대단한 정열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성격도 느긋하고 심드렁한 편이죠. 언젠가 제가 체인메일 제조를 <강철의 뜨개질>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뜨개질입니다. 재료와 도구, 용도만 좀 다를 뿐이죠. 뜨개질이 불타는 정열과 젋음의 혈기로 하는 것이 아니듯 체인메일 제조도 그렇습니다. 스스로를 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지금 이 시간을 유유자적하며 링을 꿰어나가며 완성품을 그려 보기도 하고 점차 형태를 갖춰가는 메일의 모습에 창조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완성이 되어가기 시작하면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집착을 보일 때도 있고 그럴 때는 곧잘 밤을 새고서는 밝아오는 여명을 보며 그냥 잘걸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하죠. 

 딱히 그다지 할 만한 게 없는 상황 탓도 있지만 체인메일 제조는 유유자적하는 매력이 있기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내 손으로 만들어서 소매가 2배이상의 가격이 드는 해외수입을 대체해보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만드는 즐거움 그 자체를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덕택에 어디서 듣도보도못한 작업을 들고오는 행보관마냥 개량을 한답시고 이리 꿰고 저리 빼고 하는 것도 자주 생기는 일입니다. 누군가 정열도 열정도 없다 하면 대체 무엇 때문에 저 끝도 없어 보이는 생노가다를 하느냐 한다면 웨스트 버지니아의 농가의 다락방에서 흔들의자에 몸을 싣고 지는 석양을 받으며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의 유유자적함을 사랑하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by Mr술탄-샤™ | 2009/07/04 02:26 | 취미생활백서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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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갑옷을 그리는 젊은이 at 2009/07/04 02:46
이런 취미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은 워낙에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취미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여요. 프라모델 만들면 "니가 애새끼니?" ...-_-... 뭐 참... 취미를 갖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참 흥미거리가 되는 일인데 말이죠. 일상에 지친 마음과 몸이 쉴 수 있는 행동이고...ㅎㅎ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04 12:35
그러게나 말입니다.
Commented by Nara at 2009/07/04 02:49
웨스트 버지니아 할머니의 뜨게질... ㅋㅋㅋ.. 이건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 추는 여인에 비견할 만한 비유로군요.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04 12:33
양자강의 모심는 황노인도 있습죠
Commented by 드로우레인져 at 2009/07/04 02:51
결국 팔지 않기로 하신건가요.잘 생각하셨습니다.저도 저거 만들고 있어서 아는데 보통 노고가 아니죠.^^ 그대로 소장하셨다가 집안 대대로 물려주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혹시 아나요 500년 쯤 후에 저 체인메일이 박물관에 가있을지..^^
저는 요즘에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4 PC판에 푹 빠졌습니다.원래 게임엔 잘 빠지진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만큼은 참 재밌네요.^^ 술탄님도 모쪼록 즐거운 취미생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04 12:34
ㅎㅎ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아르파라존 at 2009/07/04 09:43
그야말로 유유자적이군요. 다음에는 대장장이 일을 배워 판금갑옷을.....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04 12:34
음 그래야 되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excelion at 2009/07/04 13:50
모 사이트에서 본 술탄님에 대한 평가가 생각나는군요.
"술탄님은 바이러스가 돌아서 세상 사람들이 좀비화해도 끝까지 살아남을 사람같음."
풀 하네스 플레이트 아머로 무장하고 콜드스틸제 무기로 통한의 어택을 날리며 좀비들을 분쇄시키는 술탄님의 모습이 상상되네요.
'ㅅ')b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04 14:52
팬픽의 좀비 시리즈도 봐주시라능^^
Commented by 터미베어 at 2009/07/04 17:56
뭐랄까...공공장소로 철판좀 다듬을수있는곳이 있으면 판금갑옷에 도전도 할수있을텐데..
아무튼..토탈워시리즈도 별로신가요?
Commented by 檀下 at 2009/07/04 18:07
이것이야말로 남자의 뜨개질! 마누라도 며느리도 모르는 쇠냄새의 향연...

Commented by 졸라맨K at 2009/07/05 02:03
저 같은 경우는 갑옷 만들기는 군생활 하면서 술탄님 블로그 보고 전역후 따라하게된 취미입니다.
처음 선택할때 쇄자갑(체인메일)은 다른분들이 많이 하는 것 같아 가죽찰갑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가죽만 다루긴 하지만 돈과 시간이 된다면 소재를 다양화 해서 철갑이나 지갑(종이갑옷)쪽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다음에 두정갑을 만들고 싶지만... 언제나 문제는 돈입니다. 올해내에 시작할 수 있으려나..ㅜㅜ
Commented by 산들바람 at 2009/07/09 19:47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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